▒ Business Knowledge is Power

우리나라 포털들은 대전쟁을 치루고 있는 중이다. 1990년대 후반에 포털이란 개념이 처음 생길 무렵만 해도 야후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지만 그 이후 우리나라 토종 포털인 다음이 카페로 인기를 얻어 오랫동안 1위를 유지했다. 그러다가 네이버가 검색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다음과 1위를 두고 각축전을 벌였다. 그런데 그룹형 미디어가 아닌 퍼스널 미디어인 미니홈피로 강한 싸이월드를 인수한 네이트가 갑자기 치고 올라와 야후를 제쳤다. 그 결과 우리나라 포털 시장은 다음, 네이버, 네이트닷컴, 야후 등 빅4가 심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네이트닷컴이 이러한 위상을 차지하게 된 데에는 싸이월드의 종횡무진 활약이 크게 기여를 했다.

싸이월드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인수를 결정할 무렵인 2003년 전반기에 서비스 모델로는 그런대로 잘 돌아갔지만 비즈니스 모델로서는 사실 문제가 많았었다. 싸이월드는 직원들에게 월급을 제대로 주지도 못하여 직원들이 다른 직장으로 옮기고 있었다. 그당시 2003년 2월에 회원 수는 200만 명 정도으로 그 이후 회원 수는 꾸준히 늘어났다. 하지만 수익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서비스 개선을 위해 서버 증설을 위한 투자를 전혀 할 수 없었다. 따라서 싸이월드가 회사를 계속 운영하기 위해서는 다른 회사와의 합병이 불가피했고, 다음, 네이버와도 접촉을 했지만 이해관계가 가장 잘 맞는 SK측과 결국 합병을 하게 되었다.

싸이월드를 인수하기 전에 SK텔레콤은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닷컴 사업의 지속 여부에 대해 논쟁이 많았다. 네이트닷컴에 투자는 많이 했지만 기대만큼 수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향후 3년간을 더 지켜보자면서 SK커뮤니케이션즈의 증자에 참여했고 그리고 나서 2003년 7월 싸이월드를 인수하였다. 하마터면 싸이월드는 SK와 관계가 없을 뻔 했다.

싸이월드를 인수한 이유는 당연히 열정적인 회원 수가 많았고 또 더욱 늘어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포탈로서 네이트닷컴의 위상이 올라갈 수 있었다. 또 네이트온 서비스와 연계하여 SK텔레콤의 휴대폰 가입자를 늘리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을 내렸다.

SK커뮤니케이션은 싸이월드를 인수한 후에 가장 역점을 두었던 것은 서비스의 안정화였다. 그동안 자금 부족으로 서버가 매우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부가적인 기능을 신규로 추가하는 것은 나중으로 미루었다. 그리고 라이코스를 인수했을 때의 잘못을 범하지 않기 위해 싸이월드를 네이트닷컴에 완전히 들어오지 않도록 했다. 기존 싸이월드 회원의 아이덴티티를 그래도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되었다.

서비스가 안정되자 싸이월드는 수익성에 있어서 SK커뮤니케이션즈에 곧바로 보답을 해주었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싸이월드를 인수한 2003년에는 네티즌들이 홈피 인테리어 등을 가꾸기 위해 구입하는 도토리 판매 매출액이 80억원을 기록했을 정도로 도토리의 기여도는 매우 크다. 네티즌들은 휴대폰 결제나 그 동안 자신들이 적립해왔던 포인트를 이용하여 결제를 한다. 도토리 매출의 15%는 OK캐쉬백 포인트에서 발생하여 OK캐쉬백을 운영하는 SK㈜에게도 도움을 주었다.

개인 네티즌들이 구입하는 도토리 외에도 90개 기업들이 싸이월드에 브랜드 홈피를 개설함에 따라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입 또한 SK커뮤니케이션에 크게 기여를 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브랜드 홈피를 개설하는 기업들이 좋은 마케팅 효과를 맛보도록 하기 위해 다른 기업들의 잇따른 신청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홈피의 추가 개설을 불허하고 있다. 이런 두가지 효과에 힘입어 2004년 SK커뮤니케이션즈의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었다.

SK커뮤니케이션즈 조직 구조를 보면 네이트닷컴, 네이트온, 싸이월드, 커머스본부, 땅콩본부 등 5개 본부가 있다. 그리고 네이트닷컴과 커머스 본부의 컨텐츠 사업과 전자상거래 사업을 계속 추진하면서 싸이월드, 네이트온, 검색서비스, 게임포털을 4개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네이트닷컴의 큰 장점중의 하나는 유무선연동 서비스에 있다. PC, PDA, 휴대폰간의 문자 메시지 연결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네이트온의 메신저 서비스다. 현재 월간 이용자 880만명으로 MSN 메신저에 이어 업계 2위다. 더구나 011 휴대폰 가입자에게는 월 100건 무료이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매출이나 수익성 차원에서 싸이월드에 대한 재정 의존도가 매우 높다. 하지만 회사 전체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다른 사업분야에서도 이익 창출이 골고루 발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그 동안 많이 투자를 하였던 네이트닷컴의 컨텐츠나 커머스, 특히 검색 기능을 통한 지식 컨텐츠 판매는 네이버에서 보듯이 매우 중요하다. 검색이나 게임 기능도 아직 약하다. 또 네이트온보다 한수 위인 MSN 메신저를 가지고 있는 MSN은 블로그를 이미 개설했고 또 지식거래소를 추진하고 있어 2005년에 네이트닷컴의 매우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싸이월드를 인수하여 한숨 돌린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제 다시 본격적인 포탈 전쟁에 돌입하고 있다. 2005년 우리나라 포탈의 전운이 또한번 감돌고 있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겸 이마스(www.emars.co.kr) 운영자

* 이글은 LG CNS 2005년 1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