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Knowledge is Power

“어떤 사람의 수입을 알려면 그 사람의 친구 열명의 수입을 합하여 평균을 내면 된다”는 말이 있다. 또 “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면 사는 대로 생각하고 만다”는 말도 있다. “지식에 투자하면 가장 많은 이자를 벌게 될 것이다”라는 말도 있다.

이처럼 이 세상에는 좋은 말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이런 글들은 모두 책에 들어있다. 아직 책에 들어있지 않는 글이라 하더라도 좋은 글은 곧 책에 담기기 마련이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면 그 사람이 어떤 책을 읽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그럼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독서 습관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자문해 본다.

다양한 책을 다양한 공간에서 고른다

나는 한마디로 매우 다양한 책을 읽는다. 물론 직업상 마케팅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마케팅과 경영에 대한 책을 많이 읽는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책은 신간이 나오는 대로 주로 주중에만 읽는다. 주말에는 마케팅이나 경영과 관련 없는 책을 읽는다. 예를 들면, 역사, 과학, 수학, 여행, 심리, 문화 관련 책들을 읽는다. 마케팅에는 대중문화, 심리, 사회 같은 다른 분야와의 접목이 많이 필요하고 트렌디한 것을 계속 추적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인터넷 서점을 통해 책을 사기도 하지만 오프라인 책방에서도 산다. 그런데 오프라인 서점도 한군데만 가지 않는다. 일부러 여러 서점에 간다. 예를 들면 교보문고,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리브로 서점에 간다. 왜 여기저기를 다니는 것일까. 서점마다 책을 배치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서점에만 가면 그 서점이 중요시 하는 책들만 눈에 띄게 된다. 하지만 여러 서점에 다니면 다양한 책들이 눈에 띄게 된다. 나는 집 부근의 중소형 서점에도 틈틈이 들른다. 아이디어라는 것은 전혀 의식하지 않은 곳에서 튀어 나온다. 이런 저런 책을 뒤지면서 마케팅 아이디어는 속속 그 모습을 드러낸다.

나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모임을 통해 책을 추천 받는다. 비즈니스 책 저자 모임인 BBC 클럽, 등산 모임, 미술 모임, 강연자 모임인 글리니케 포럼, 이마스(emars) 사례분석가 모임 등 다양한 모임에 나간다. 이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신들이 읽었던 책중에 탁월한 책들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책읽기를 즐겨하는 분들이기 많기 때문에 이들이 추천한 책은 중상급 이상의 책들이다. 따라서 이들이 추천한 책은 실패할 수가 없다.

지식과 디자인이 풍부한 [톰 피터스의 미래를 경영하라]

내가 좋아하는 책은 이렇다. 우선 [톰 피터스의 미래를 경영하라]이다. 이 책은 비즈니스 구루인 톰 피터스가 그동안 쌓아놓은 자신의 성과, 사례, 여러 사람들과의 인터뷰 내용들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어서 좋다.
그런데 이 책의 특징은 디자인 적으로 매우 특이하다는 것이다. 마치 화보첩 같다. 책에 글씨만 빼곡히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림 특히 톰 피터스 얼굴 그림도 이페이지 저페이지에 자주 눈에 띈다.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라는 것을 보여주듯 커다란 느낌표도 많이 있다. 또 하트 표시도 있고 거미 표시도 있다. 과거(WAS)와 현재(IS)를 비교하기 위한 비교표도 많다.

왜 이런 형태의 디자인으로 책을 썼을까. 톰 피터스는 디자인 책을 사느라 자신의 돈을 많이 쓴다고 실토했다. 왜냐하면 그림이 많이 있는 또 디자인 감각이 출중한 책을 보면 아이디어가 솟구치기 때문이었다.
이 책에는 매우 많은 메시지가 실려있다. 하지만 그렇게 정신 없지는 않다. 또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읽을 필요도 없다. 거실내 탁자에 올려놓고 심심할 때 아무 페이지나 들쳐보고서 메시지 하나만 얻어도 충분한 책이다. 디자인이 좋으니 거실 장식용으로도 그만이다.

전 세계의 호사 산업을 심도있고 흥미롭게 풀어 쓴 [럭셔리 신드롬]

내가 좋아하는 두번째 책은 [럭셔리 신드롬]이다. 나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책을 좋아한다. 그러니까 책 저자가 실제 경험하고 여러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검증된 이야기를 담은 책을 좋아한다. 물론 그렇다고 완전히 검증된 무슨 이론 서적을 원하는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한 방면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저자가 여행이나 인터뷰를 통해 새로이 습득한 지식을 재미있게 전달하는 책을 좋아한다.

이런 점에서 [럭셔리 신드롬] 책은 이런 기준에 매우 잘 부합하는 책이다. 광고학 교수이자 영문학자인 제임스 B. 트위챌이 럭셔리 산업 즉 호사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LA 비벌리 힐즈의 로데오 드라이브와 플로리다 팜 비치의 워쓰 애비뉴, 라스베가스 스트립을 비롯하여 전 세계의 명품 거리를 딸과 함께 돌아다니며 쓴 책이다. 저자의 심도 있는 분석과 수려한 문체 덕분에 이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움을 느낀다. 나는 이 책을 거실에 놓고서 아무 페이지나 틈틈이 들추어 보며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우리 삶은 네트워크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링크]

내가 좋아하는 세번째 책은 [링크]이다. 세상은 자꾸 전문화가 되어가지만 이에 비례하여 사람과 지식간의 네트워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또 다른 모든 것이 잘 운영되더라도 네트워크 상에 어떤 부분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시스템 전체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최소량의 법칙처럼 아킬레스 건 때문에 시스템이 붕괴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특정 사람을 알려면 몇 사람을 거치면 되는 건지에 대해 연구하는 분야가 소셜 네트워크 이론이다. 미국에서는 5.5명, 한국에서는 3.6명을 거치면 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있다.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싸이월드같은 미니홈피를 통해서는 더욱 쉽고 빨리 접속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허브와 커넥터 같은 네트워크를 통해 링크(link)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A.L. 바라바시의 [링크]라는 책은 이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을 했다. 우리가 ‘좁은 세상(small world)’에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이외에도 대중이 전문가보다 똑똑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중의 지혜], 생태와 경제의 지속가능한 조화를 간절히 소망하는 레스터 브라운의 [에코 이코노미]도 적극 추천한다.

오스카 와일드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도덕적인 책, 비도덕적인 책이란 없다. 책은 잘 쓰여졌는가, 나쁘게 쓰여졌는가, 그뿐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내가 여기에서 추천하는 책은 잘 쓰여진 책이다.

* 이글은 한국리더십센터의 회원에게 보내는 사보의 코너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