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Knowledge is Power

[미래를 경영하라]

톰 피터스 지음/ 정성묵 번역 /21세기북스 /2005년 1월

[초우량 기업의 조건 In Search of Excellence, 1982], [초우량을 향한 열정 A Passion for Excellence, 1985], [경영혁명 Thriving on Chaos, 1987], [해방경영 Liberation Management 1992], [경영파괴 The Tom Peters Seminar, 1993], [경영창조 The Pursuit of Wow! 1994], [자기혁신i디어, The Circle of Innovation, 1997], [Wow 프로젝트1 내 이름은 브랜드다 The Brand You50, 1999], [Wow 프로젝트2 나의 일은 프로젝트다, The Project 50, 1999], [Wow 프로젝트3 우리는 프로페셔널 팀이다 The Professional Service Firm50, 1999]. 이런 책들을 쓴 저자는 누구일까? 톰 피터스이다.

톰 피터스가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사실 구구절절 말할 필요가 없다. 톰 피터스가 쓴 책을 한권도 읽지 않았어도 톰 피터스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컨설턴트이고 베스트셀러 책들의 저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타계한 톱 비즈니스 구루인 피터 드러커와 비슷한 반열에 있는 거장이다.

그런데 톰 피터스가 그동안 써왔던 책과는 상당히 다른 형태로 나온 책이 바로 [미래를 경영하라]이다. 이번 책은 마치 화보 같다. 책에 글씨만 빼곡이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림 특히 톰 피터스 얼굴 그림도 이페이지 저페이지에 자주 눈에 띈다.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라는 것을 보여주듯 커다란 느낌표도 많이 있다. 또 하트 표시도 있고 거미 표시도 있다. 과거(WAS)와 현재(IS)를 비교하기 위한 비교표도 많다.

왜 이런 형태의 디자인으로 책을 썼을까. 이 책 어딘가에 보면 (독자 여러분께서 직접 한번 찾아보기 바란다) 톰 피터스는 디자인 책을 사느라 자신의 돈을 많이 쏟아붓는다고 했다. 왜냐면 그림이 많이 있는 또 디자인 감각이 출중한 책을 보면 아이디어가 솟구치기 때문이었다.

이 책의 원서를 출간한 출판사는 DK(The Dorling Kindersley Ltd.)인데, 디자인이 뛰어난 책을 많이 출간한 출판사이다. 톰 피터스가 이 출판사에서 책을 낸 이유는 순전히 톰 피터스의 부인 때문이었다. 화가이자 디자이너인 부인이 이 출판사에서 책을 내보라고 추천했던 것이다.

이 책은 디자인이 뛰어난 책이다. 그리고 톰 피터스가 그동안 여러 책에서 자신이 말했던 것들, 그리고 자신이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 많은 사례, 요약, 강조점들이 여기저기에 드러나 있다. 아마도 이렇게 많은 메시지를 디자인 감각 없이 글로만 전달했다면 독자들은 지식의 늪에 빠져 정신을 차릴 수 없는 혼란스러운 책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매우 많은 메시지가 실려있다. 하지만 그렇게 정신 없지는 않다. 또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읽을 필요도 없다. 거실내 탁자에 올려놓고 심심할 때 아무 페이지나 들쳐보고서 메시지 하나만 얻어도 충분한 커피 테이블 북이다. 디자인이 좋으니 거실 장식용으로도 그만이다.

구매의 상당부분을 여성이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구매액의 80%를 여성이 결정한다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남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잔디 깎는 기계마저도 여성이 80%나 구입한다는 통계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구매결정자로서의 여성의 파워를 단적으로 알 수 있지 않은가. 이 책은 이런 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강력하다.

이 외에도 이 책에서는 디자인, 여성, 경험, 드림케팅, 베이비붐 세대, 스토리텔링, 유비쿼터스 등 많은 이슈를 톰 피터스 특유의 문체로 언급하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 책 원서의 제목인 Re-imagine 처럼 여러분의 상상력은 마음대로 춤을 출 것이다.

2002년 블룸스베리 출판사는 선탑미디어에 조사를 의뢰하여 전세계 비즈니스맨 3천 명에게 동서고금 이제까지 나온 책중에 비즈니스에 가장 영향을 미친 책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여기에서 1위를 차지한 책이 바로 톰 피터스가 로버트 워터맨과 함께 쓴 [초우량 기업의 조건]이라는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이 이렇게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이 책이 정식 발간되기 전에 책 내용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는 가책자를 만들어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뿌린 결과였다. 그 책을 미리 읽어본 독자들이 그 책이 좋다고 판단하여 좋은 입소문을 널리 내주었던 것이다.

[미래를 경영하라] 이 책이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이 판매되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면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 책의 멋진 편집 디자인이 분명 크게 한몫을 했을 것이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겸 이마스(emars.co.kr) 운영자

* 이 글은 2005년 12월 주간지 [한경비즈니스]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