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Knowledge is Power

[미래의 소비자들](원제 The Tomorrow People) 책이 최근 에코비즈 출판사에서 발간되었다.
저자는 마틴 레이먼드, 역자는 박정숙님이다.
리드앤리더의 김민주 대표가 이 책의 감수를 맡았는데 여기 감수의 글을 올린다.
향후 트렌드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은 yes24에서 경제경영 분야 'Yes24의 선택' 책으로 선정되었다.

* * *

감수의 글 : 우리를 감싸고 있는 미세 먼지를 주목하라

우리는 사실 먼지 속에 살고 있다. 평소에 우리가 먼지를 의식하지 못할 뿐이다. 어두운 공간에서 가느다란 불빛을 비추면 먼지가 얼마나 많은 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또 황사가 적을 때에는 우리 몸이 감지하지 못하지만 어떤 수준 이상으로 황사가 많으면 우리 목이 칼칼해지고 맨 눈에도 먼지가 보이게 된다. 또 우리 몸이 건강할 때에는 먼지를 의식하지 못하지만 몸이 쇠약해져 알러지가 심해지면 조그만 먼지에도 우리 몸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또 먼지가 적을 때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먼지들이 많아져 뭉치면 방 바닥에 먼지가 굴러다니기도 한다.

우리의 미래도 그렇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도 미래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우리가 관심이 부족해 다만 의식하지 못할 뿐이다. 관찰력이 강한 사람들에게는 우리 주위에 산재하고 있는 미래가 눈에 속속들이 보인다. 이들은 일시적인 패드와 좀더 길게 가는 트렌드를 다른 사람보다 빨리 읽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상품이나 현상들은 더욱 확산되어 미래는 현실로 완전히 정착하게 된다. 결국 미래는 우리의 선택에 의해 앞당겨진다.

미래를 관찰하고 연구하는 일은 항상 흥분된다. 평소에 기술과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주시하는 나의 경우 더욱 그렇다. 요즘은 기술이 정말로 빨리 그리고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IT(정보기술), BT(생물기술), NT(나노기술), ET(환경기술, 혹은 에너지 기술), RT(로보트 기술), CT(문화기술), TT(관광기술)에서 보듯이 T(기술)가 정말 많다. IT에 이어 제일 유망하다는 BT의 경우에도 Red BT(의학 관련 BT), White BT(화학 관련 BT), Green BT(농학 관련 BT)처럼 구별이 세분화되고 있다.

기술 용어만 다양한 것은 아니다. 우리의 미래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인지를 보여주는 이 책을 보면 정말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용어들이 튀어나온다. 발행 부수가 극히 적은 잡지를 마이크로진이라고 한다든지, 자기가 부자라는 사실을 타인의 눈에 띄지 않게 하려는 사람들을 스텔스 웰스(Stealth Wealth)라고 부른다. 또 뉴욕과 런던을 합쳐 나이런(NyLon)이라고 명명하고, 호텔의 방들을 빌려 호텔 복도에서 벌이는 파티를 복도 파티라고도 부른다. 나이는 들었지만 젊게 사는 사람들을 레인보 유스(Rainbow Youth)라고 하기도 한다.

사실 이 책은 약간 어렵다. 새로운 용어가 계속 튀어나오고 우리에게 익숙치 않은 사례들이 곳곳에 슬며시 숨어있기 때문이다. 독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트러스트 마크(Trust Mark), 해독 월요일(Detox Monday), 문화기술지(Ethnography), 통섭(Consilience), 플렉세큐티브(Flexecutive), 래디즘(Laddism), 론 네스터(Lone Nester), 그릿 걸(Grit Girl), 밈(Meme) 같은 생소한 어휘들이 우리를 공격한다. 하지만 이러한 단어들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기 때문에 미리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자료(Data)는 모여 정보(Information)가 되고, 이것은 다시 지식(knowledge), 그리고 마침내 통찰력(Insight)으로 발전한다. 이 책을 보면 앞으로 어떤 미래가 올 것인가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게 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이지만, 소비자는 바퀴벌레란다. 왜 그럴까? 우리가 바퀴벌레를 죽이려고 약을 자꾸 뿌리면 바퀴벌레는 약에 내성이 생겨 바퀴벌레는 죽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강력한 바퀴벌레 약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기업이나 광고대행사가 광고나 마케팅을 계속 해대면 소비자는 그런 광고에 내성이 생겨 신체내에 면역체가 생긴다. 그래서 웬만한 광고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런 사실을 우리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소비자 = 바퀴벌레’라는 등식이 우리를 전율케 한다.

일찍이 독일의 생물학자인 E. H. 헤켈은 ‘개체 발생은 계통 발생을 되풀이 한다’라고 했다. 하나의 개체가 나타나려면 그 개체의 과거를 짧은 시간에 일단 되풀이를 한다는 것이다. 태아 상태에서 인간이 태어나려면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의 과정을 한번씩 거친다. 미래가 나타나려면 그 전에 과거를 한번씩 거치게 된다. 현재의 내가 결국 우리의 미래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래는 바로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겸 이마스(www.emars.co.kr)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