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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하면 생각나는 것들

호주 국가 하면 어떤 것이 머리에 떠오르는가? 캥거루, 코알라, 원주민인 애버리지니(Aborigine), 멋진 항구 시드니, 조개 같이 생긴 오페라하우스, 호주산 쇠고기가 우선 생각날 것이다. 요즘 와인을 좋아하는 분들은 옐로우테일 와인 이 생각날 수도 있다. 그리고 호주 출신 사람으로, 미디어의 제왕 루퍼트 머독, 그리고 영화배우 니콜 키드먼, 러셀 크로우가 생각난다면 호주에 대해 상당히 많이 아시는 분이다. 그리고 나서는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도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가 생각나지 않을까.

아웃백(Outback)은 도시에서 볼 때 대륙 내부의 외딴 오지(奧地)를 의미한다. 그런데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를 호주 회사라고 잘못 알고 있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회사는 미국 회사다. 1980년대 중반에 노동자 출신이었던 폴 호건(Paul Hogan)이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뉴욕에 와서 어수룩하게 행동했던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 [크로코다일 던디(Crocodile Dundee)]가 미국에서 큰 흥행을 올리면서 호주 붐이 크게 일자 미국인이 호주풍의 패밀리 레스토랑을 만든 것이다.

호주인들의 기질

호주인 중 90%는 대도시에 살고 있고 10% 정도만 오지라고 부르는 자연 그대로의 아웃백(Outback)에 살고 있다. 하지만 호주인 피에는 오지, 전원 생활을 동경한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을 과거에 그랬듯 개척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오지에서 오래 살았던 역사적 경험 때문에 유럽인, 미국인에 비하면 세련함이 부족해 투박한 편이다. 따라서 외모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또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잘난 척 하는 것을 상당히 싫어한다는 점이다.

호주는 원래 1780년대 영국의 식민지로 시작하여 영국에서 온 죄수들이 개척한 나라이기 때문에 영국과 유럽에 대해 문화적 열등감을 아직도 지니고 있다. 그러면서도 백인종만의 나라를 만들자는 백호주의를 1970년대까지 견지해왔다. 그후 전 세계로부터의 많은 반발과 이민 부족으로 인해 백호주의를 포기하면서 다문화주의를 채택함에 따라 아시아에서 입지를 넓히기를 원했고, 그래서 아시아인들이 호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21세기 중반에는 아시안의 비중이 2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호주인들은 다른 나라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순진하다. 그래서 사업을 할 때 말을 지나치게 꼬지 않고 생각하는대로 말하는 경향이 있다. 1980년대 후반에 BHP가 중국 투자를 하려고 했을 때 중국인들의 말하는 것과 속마음이 너무 달라 화를 내면서 협상을 아예 결렬시킨 적이 있다.

호주에는 오지가 많지만 남동부 지역이 제일 많이 발달되어 있다. 호주에는 수도가 세 군데 있다고 한다. 행정수도는 철저한 계획도시 캔버라에 있지만 정치경제수도는 호주 제1의 도시 시드니에 있고 문화교육수도는 호주 제2의 도시인 멜버른에 있기 때문이다. 호주의 주요 기업의 본사는 여기 도시들에 주로 위치하고 있다.

호주에서 가장 큰 기업, BHP빌리톤

2006년 7월에 포춘지는 2005년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여 500대 글로벌 기업을 발표했다. 이 중에 호주 기업은 8개가 선정되었다. 금융업종에 National Australia Bank, 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 Australia & New Zealand Banking, Westpac Banking 등 4개 기업, 유통업종에 Coles Myer, Woolworths 등 2개 기업, 통신업종에 Telstra, 광산업종에 BHP Billiton이 선정되었다. 그런데 이 8개 기업 중에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광산 기업인 BHP이었다. 2005년 매출이 296억 달러로 모든 업종을 통틀어 글로벌 랭킹으로는 195위이지만 광업 업종에서만은 자랑스러운 세계 1위이다.

호주가 거대한 자원 기업을 갖는다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미국과 거의 비슷한 국토 규모이고 미개발지가 많기 때문이다. BHP빌리톤 기업은 1885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에 위치한 브로큰 힐(Broken Hill) 지역에서 은, 납, 아연광을 채굴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 이름 BHP는 Broken Hill Proprietary의 약자이다. 이 회사는 1897년에 질이 우수한 철광석을 발견하면서 급성장을 하였고 1965년에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개발하고 채굴함으로써 종합원자재업체로 자리를 확실히 잡았다.

1990년대에 한 때 맞은 위기를 극복하고 2001년에 세계 최대 크롬, 망간 업체인 영국의 빌리톤(Billiton)을 인수하였는데 그때 BHP빌리톤으로 회사 이름이 바뀌었다.

호주 경제 전체에서 자원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매출 기준으로 보면 자원기업은 15%, 순이익은 25%를 차지하고 있고, 호주 500대 기업 중에서 77개 기업이 바로 자원 기업이다. 전세계적인 자원 가격 상승 추세를 감안할 때 호주의 자원 기업 전망은 상당히 밝다.

미국은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독립하여 민주주의를 확립하고 서부로 영토를 늘리면서 성공적인 이민정책에 힘입어 세계 강국으로 받돋움했다. 호주는 아직 미국 수준은 아니지만 여러 면에서 볼 때 향후 미국 같은 강국으로 갈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특히 환경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북반구가 위기에 처하게 되면 호주는 그들에게 도피처가 되어 갑자기 강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기업 500대 안에 호주 기업은 8개에 불과하지만 강세를 보이고 있는 광산, 금융, 유통, 통신에서 더욱 많은 기업들이 생겨나고, 신 업종에서 성장 기업들이 속출한다면 호주 경제의 파워는 큰 폭으로 약진하게 될 것이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겸 사례분석 사이트 이마스(emars.co.kr)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