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Knowledge is Power

트렌드는 그야말로 밀물과 썰물처럼 생겼다 없어진다. 살아있는 생물체처럼 커지기도 하고 적어지기도 하고, 갑자기 생기기도 하고 홀연히 사라지기도 한다. 일단 트렌드가 생기면 우리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현재 주목받고 있는 트렌드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런 트렌드들을 잘 선정하여 친절한 설명까지 해주는 책이 나왔다. 바로 [2008 트렌드 키워드](김민주 저, 미래의창 출간)라는 책이다.

이 책은 자그마치 트렌드 키워드를 242개나 뽑았다. 그리고 이 키워드를 경제, 사회, 문화, 사람, 과학이라는 5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단어의 1/4 정도는 자세히 설명했고, 3/4 정도는 비교적 간단하게 설명했다. 아무래도 길게 설명한 것이 필자 관점에서 더 강조하고 싶은 트렌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트렌드 키워드 242개는 트렌드치고는 너무 많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요즘에는 정말 큰 메가트렌드 외에 중소 규모의 트렌드도 많다. 분야가 세분화되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화해지면서 니치 시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또 너무 알려진 트렌드는 기업 관점에서 보면 이미 의미없는 경우가 많다. 새로 뜨고 있는 트렌드를 잡아야 사업상 선점하여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많은 트렌드 키워드들이 등장한다. 우선 경제 분야를 보면, G7, 브릭스, 이머징 마켓 외에 넥스트 11이 나온다. 한국, 멕시코, 터키, 인도네시아, 이란, 파키스탄, 필리핀, 나이지리아, 이집트, 방글라데시, 베트남이 이에 해당된다. 개인주의 경제를 의미하는 에고노믹스, 우리나라에서 특히 부족한 경제주체간의 신뢰를 의미하는 사회적 자본도 소개된다.

사회 분야에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제작한 환경 영화 11번째 시간, 해피드럭이라고도 불리우는 라이프스타일 드럭, 허브 공항을 중심으로 개발되는 에어로트로폴리스(Aerotropolis), 한국식 경영방식이 세계로 진출하여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는 코벌라이제이션(Kobalization), 그리고 긍정심리학, 행동경제학, 행복경제학이 소개된다.

문화 분야에서는 동성애자를 의미하는 GLBT, 쇼핑의 진화 형태인 몰링(malling),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미디어에 자주 등장한 사람들의 패션을 따라서 하는 패션인 블레림 룩(blame look), 세게에서 가장 비싸다는 코피루왁(kopi Luwak)을 비롯하여 통섭, 칙릿, 유니버설 디자인, 아우라, 셀픽션, 생수카페가 소개된다.

[2008 트렌드 키워드] 책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무비컬’이 2008년에 뜰 전망이다. 무비컬이란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을 말한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댄서의 순정, 싱글즈는 이미 무대에 올려졌고, 2008년 들어 라디오스타, 미녀는 괴로워, 용의주도 미스신이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다. 영화를 쉽게 각색했다고 하여 독창성이 부족하다고 비난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자본의 논리상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시도라고 본다. 하지만 관객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져 있기 때문에 실패를 맛보는 일도 많을 것이다. 좌우간 2008년은 무비컬이 큰 키워드로 등장할 전망이다.

연초가 되면 항상 트렌드 책들이 많이 나온다. 2008년도 예외가 아니다. 75개의 트렌드를 제시한 [마이크로트렌드], 40개의 트렌드를 제시한 [핫 트렌드]가 나왔다. 그리고, 영국 더이코노미스지가 발간한 [세계대전망], 한국경제신문사, 삼성경제연구소 등 미디어와 연구소가 펴내는 2008년 대전망 책들도 나왔다. 이 외에 [퓨처 코드], [퓨처와이즈], [극단적 미래예측], [다가오는 미래] 같은 미래예측서도 나왔다. 모두 좋은 책들이다.

1990년대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루카스 교수가 경제전망은 틀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수학적으로 증명한 적이 있다. 경제예측기관이 몇 년 후의 경제규모가 어떻게 될 것이라고 예측 하면 소비자가 기업들이 그 전망에 근거하여 소비 하고 투자 하기 때문에 실제로 그 연도에 도달하면 실적치와 전망치간의 괴리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트렌드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이런 트렌드가 온다고 누가 예언자처럼 전망을 하면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되도록 실제로 노력하겠지만 또 다른 사람은 미리 알고 다른 시도를 하게 되므로 트렌드의 물꼬가 다른 방향으로 터지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 하지 않는가. 트렌드 책에 나오는 것을 참고하는 것은 좋지만 이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러분이 적극적으로 미래를 직접 만들어보기를 바란다.

글: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