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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는 정말로 많은 서점이 있다. 프랜차이즈화된 오프라인 서점으로는 반즈앤노블을 비롯하여 월든북스, 크라운북스가 있고, 중고서점으로는 파월, 온라인 서점으로는 아마존닷컴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해외에 특히 미국에서 살거나 출장을 자주 가보지 않은 사람들은 오프라인 서점으로 반즈앤노블은 많이 알지만 보더스(Borders) 서점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보더스는 미국인에게 고객지향적인 서비스와 높은 인지도로 매우 인기 있는 서점이다.

보더스 서점의 고객 서비스 특징

보더스 서점에는 많은 특징이 있지만 고객서비스 상의 중요한 몇가지 특성이 있다.

최근 미국 대형서점의 일반적인 추세이기도 하지만 보더스에는 자체 카페가 있다. 책을 사지 않고서도 서가와 바로 인접해있는 카페에서 책을 마음대로 들고가서 볼 수 있는 것이다. 서점내 카페 설치는 1980년대 보스턴의 하바드 스퀘어 내 서점에서 시작되었는데, 1990년대에 와서 다른 서점으로 확산되어 반즈앤노블 서점의 경우에는 아예 스타벅스 커피샵이 입점해 서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서점에도 서점안에 카페가 입점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책값을 지붏한 책만 가지고 가서 읽을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두번째 특징은, 보더스의 모든 서점이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도심에 위치한 서점의 경우 밤 늦게까지 영업을 한다.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유니온 스퀘어(Union Square)에 있는 보더스 서점의 경우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자정 12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후 11시, 일요일에만 약간 빨리 오후 9시에 문을 닫는다. 이 근처에는 포시즌(Four Seasons), 매리어트(Marriott), 웨스틴(Westin), 드레이크(Sir Francis Drake), 힐튼(Hilton), 니코(Nikko), 르네상스(Renaissance) 등 대형 호텔들이 많이 있어 호텔 투숙객들이 낮에 일을 보고, 저녁에 이 서점에 들러 밤늦게까지 책을 볼 수 있다.

세번째 특징은 서점에서 책을 사고서 바로 그 매장에서 원하는 사람에서 배송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책을 많이 사거나 특히 여행중이어서 짐이 무거워 부담스러울 때 매우 편리한 서비스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보내려고 할 경우에도 매우 편리하다.

네번째는 선물카드(Gift Card)를 제공한다. 이 선물 카드는 25달러 짜리와 50달러, 100달러 짜리 등 세종류가 있다. 그리고 이 선물 카드에는 다양한 디자인이 있는데, 수퍼맨, 원더우먼, 클리포드, 반지의 제왕처럼 누구나 좋아하는 캐릭터를 사용함으로써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선물카드를 부드럽게 하고 있다. 그리고, 보더스는 법인 카드 제도도 운영하고 있는데, 법인 고객이 될 경우 최대 25%까지 할인 혜택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보더스는 1년전인 지난해 8월까지 온라인 서점을 별도로 운영했으나, 현재는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를 하여 borders.com을 누르면 amazon.com으로 자동적으로 연결된다. 보더스 서점은 그동안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약한 단점이 있었지만 아마존닷컴과의 제휴로 인해 막강한 지능형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게되었다. 온라인 서점의 강자와 오프라인 서점의 2인자인 보더스의 이러한 제휴는 오프라인 1인자인 반즈앤노블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보더스 그룹은 포춘 500대 기업

보더스 서점은 월든북스와 같은 기업 그룹에 속해있다. 보더스와 월든북스가 같은 회사에 속하게 된 이유는 1994년 두 회사의 모기업인 K-mart(할인점 분야에서 월마트와 경쟁하다가 올초 파산을 신청했음)가 두 서점을 합병하여 Borders Group, Inc.이란 회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포춘 500대 기업의 하나인 보더스 그룹은 서적, 음악, 영화 등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컨텐트의 주도기업으로 미시간 앤아버(Ann Arbor)에 본사를 두고 있다. 보더스는 미국에서는 370개, 외국에는 22개 서점을 운영하고 있고, 월든북스(WaldenBooks) 또한 서점을 800개나 보유하고 있다. 보더스 그룹은 이외에도 영국에 36개의 Books etc. 서점을 보유하고 있어, 2001년 보더스 그룹의 총매출은 34억 달러에 이른다.

젝디시 세스(Jagdish N. Sheth) 와 라젠드라 시소디어(Rajendra S. Sjsodia)가 2002년에 저술한 [빅3법칙](The Rule of Three)에 의하면 서점분야 Big3로 반즈앤노블, 보더스, 북에이밀리언 3개 서점을 선정했는데 이처럼 보더스는 업계 2위에 랭크되어 있다.

또하나의 경쟁자, 파월 서점

이렇게 잘 나가는 보더스이지만, 최근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미국 오리건주 포트랜드에는 파월이라는 서점이 있다. 이 서점의 면적은 4만 3천평방미터에 이르고 50만권의 서적이 122개 주제로 분류되어있고, 1천개의 정기간행물이 비치되어있다. 그리고 포트랜드 주위 지역에 6개 위성 점포가 있어 각 점포는 특성화가 되어 여행, 요리, 컴퓨터와 같이 전문테마 분야 책들만 별도로 비치하고 있다.

중고책 서점으로 시작했던 이 서점의 또하나의 특징은 신간책도 동시에 판매한다는 점이다. 양장본(hardbound)에서 페이퍼백(paperback)도 동시 판매한다. 따라서 소비자는 특정 책을 사고자 할 때에도 가격별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2달러 중고책에서, 페이퍼 신간, 하드바운드 신간, 저자서명이 들어간 고가의 책중에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파월은 물론 아마존닷컴도 중고책 판매에 참여함으로써 보더스 같은 신간 서점들이 어떻게 대응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우리나라 나라는 아직 시기상조이지만 대형서점에서도 중고책을 판매하고 소비자가 다시 되팔 수 있다면 우리나라 출판유통업에 대단한 파문이 불 것이다.

마지막으로, 올 문을 닫은 종로서적이 보더스 처럼 서점내 커피숍에서 책을 마음대로 볼 수 있게 한다든지 자정까지 영업을 하는 서비스를 파격적으로 실시했었다면 종로서적이 극적 회생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뒤늦은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