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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리드앤리더 컨설팅의 김민주 대표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커피를 비즈니스 관점에서 분석하여 최근에 [커피경제학]이라는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커피를 마시기 시작해서 아직까지 커피를 열심히 마시고 있는 커피애호가이기도 합니다. 저는 세상의 물건이나 현상을 비즈니스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커피가 제 사정권에 들어오게 된거지요.

커피는 물 다음으로 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음료입니다. 또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석유 다음으로 많이 거래되는 품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커피의 가격을 보면 어디에서 어떤 커피를 마시느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매우 많이 납니다. 예를 들면 자판기에서 꺼내 마시는 커피는 200원, 300원 하는데, 호텔에서 커피를 마시면 1만5천원이나 됩니다. 또 커피루왁이라는 커피는 희소성이 매우 높아 5만원이나 되구요. 이처럼 커피 가격은 싼 것부터 비싼 것까지 250배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최근에 개봉된 영화 중에 [버킷 리스트]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잭 니콜슨이 매우 좋아하는 커피로 코피루왁이 등장합니다. 몇 년 전에 개봉되었던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도 이 커피가 등장합니다. 이 커피가 왜 이렇게 유명할까요? 코피루왁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서 야생으로 사는 사향고향이들이 커피 열매를 먹고 배변으로 나온 생두를 받아 만든 커피입니다. 커피 생두가 사향고향이 몸 속을 지나면서 소화액이 첨가되어 독특한 향이 첨가되는 거지요. 이 커피는 희소성이 매우 높아 가격이 매우 높습니다. 코피루왁의 커피가 이렇게 비싸니 짝퉁 코피루왁도 생겼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야생 사향고양이 대신 우리 속에 갖혀있는 원숭이이게 커피 생두를 준 다음 배변으로 나온 것을 가지고 커피를 만든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 세계 국가 중에서 어떤 나라에서 커피를 가장 많이 생산할까요. 1위는 브라질입니다. 브라질이 1위라는 것에 대해서는 많이 수긍하실 텐데요. 그러면 2위 생산국은 어디일까요. 베트남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에디오피아입니다. 베트남은 예전에 커피를 많이 생산하지 않았는데, 로부스타 종의 커피를 많이 생산하면서 커피 대국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일인당 커피를 가장 많이 마시는 국가는 어디일까요? 북유럽의 핀란드입니다. 그리고 2위는 노르웨이입니다. 위도가 높아서 추운 기후라 몸을 덥히기 위해 커피를 많이 마시는 거지요. 핀란드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기로도 유명한데요. 커피와 책은 궁합이 잘 맞는 관계인 것 같습니다. 미국 북서부에 시애틀 도시가 있는데 이 도시에는 스타벅스 본사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시애틀에는 유명한 커피 회사가 많고 카페 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시애틀은 위도상으로 미국에서 가장 북쪽에 있고 비도 부슬부슬 많이 오는 온대 우림 지역이라서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된 겁니다. 이처럼 커피 소비와 기후와는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작년에 저는 시애틀에 가서 스타벅스가 처음으로 개장한 1호점 커피숍에 갔었습니다. 1호점이라 그런지 관광객들이 매우 많았는데 매장내에는 의자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모두 테이크 아웃으로 커피를 가지고 나가서 마셨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1호점이 진짜 1호점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원래 1호점은 근처 다른 곳에 있었는데 그 커피숍이 들어가 있는 건물이 없어지면서 지금의 1호점 자리로 이전한 겁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스타벅스는 2호점, 3호점을 다른 곳에 냈습니다. 그래서 지금 1호점은 실제로 4호점입니다.

이 세계에서 커피를 가장 많이 만드는 회사는 어디일까요. 스위스의 식품회사인 네슬레인데요. 이 회사가 커피를 만들게 된 배경이 흥미롭습니다. 1930년대에 전 세계가 불황에 빠졌는데 커피 생두를 많이 만드는 브라질이 네슬레에게 커피 재고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네슬레의 막스 모건탈러 연구팀은 물만 부어 마실 수 있는 인스턴트 커피를 개발했는데, 이 커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네슬레가 세계 최고 커피 회사가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커피를 제일 많이 만드는 회사는 맥스웰하우스와 맥심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크래프트 제너럴 푸드이고, 그 다음으로는 폴저스라는 커피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프록터앤갬블입니다.

그러면 카페 이야기를 해볼까요? 제가 2년 전에 이탈리아 밀라노의 어떤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그곳에서는 똑 같은 커피를 마시는데 커피 가격에 세 종류가 있었습니다. 커피를 주문해서 밖으로 가지고 가면 제일 싸고, 카페 매장 내부에서 마시면 그 다음으로 비싸고, 길거리 옆의 카페 매장에서 마시면 제일 비쌌습니다. 흥미롭지요? 미국의 어떤 카페에서는 특정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면 더 비쌉니다. 그 테이블은 예전에 유명한 문필가가 자주 와서 마신 테이블이라 커피 가격이 비싼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시도는 없지만 카페의 역사가 길어지면 이런 경우도 생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오래된 커피숍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최초의 커피는 이디오피아에서 발견되어 중동, 터키를 거쳐 유럽으로 전파되었는데 17세기 18세기, 19세기 들어 카페들이 매우 많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유럽 국왕들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카페를 싫어했습니다. 사람들이 카페에 모여 정부를 비난하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일부 나라에서는 카페 폐쇄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18세기 후반 스웨덴의 구스타프 3세 국왕은 정부를 비난하는 카페가 싫기도 했고, 사람들이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서 커피 수입이 많아 무역적자폭이 커져 국가경제 운영하기가 힘들어져 꾀를 하나 냈습니다. 커피가 몸에 나쁘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한 것입니다. 감옥의 죄수 2명을 선발해 한 죄수에게는 하루에 커피 두잔 씩을 주고 다른 죄수에는 차를 두잔 씩 주고 건강상태가 어떤지를 의사에게 조사하도록 했습니다. 커피를 마신 죄수, 차를 마신 죄수, 의사 그리고 국왕 중에 어떤 사람이 제일 먼저 죽고, 제일 나중에 죽었을까요.

제일 먼저 죽은 사람은 의사가 병으로 가장 먼저 죽었고, 그 다음으로 국왕이 가면무도회에서 암살을 당해 죽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차를 마신 죄수가 83세에 죽었고, 커피를 마신 죄수는 더 오래 살았습니다. 따라서 커피에 몸에 유해하다는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아직도 커피가 몸에 좋다 나쁘다 말이 많은데요.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는 만큼 적절하게 마시면 되겠습니다. 프랑스 문필가였던 발자크는 소설을 많이 쓰기 위해 커피를 하루에 50잔씩 마시기도 했고, 독일의 작곡가 브라암스는 커피를 마시려고 하는 딸에게 커피 마시지 말라고 권유하는 아버지를 등장시켜 커피칸타타라는 성악곡을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브라암스는 자신이 즐겨가던 카페에서 이 곡을 초연하기도 했습니다. 화가 고흐도 [커피 마시는 노신사]라는 데생 그림을 그렸는데 올 초에 서울에서 열렸던 고흐전에서 이 그림이 전시되기도 했습니다.

커피숍에서는 커피 찌꺼기가 얼마나 나올까요. 전체 배출 쓰레기 중 커피찌꺼기가 17%를 차지하고, 무게로 보면 전체 쓰레기 무게의 40%나 차지합니다. 그래서 어떤 커피숍에서는 쓰레기 양을 줄이기도 하고, 커피 쓰레기를 원하는 고객에게 주기 위해 커피 찌꺼기를 배양토로 만들어 매장에서 나눠주기도 합니다. 집에서 화초를 키우는 사람들은 집에서 이 배양토를 천연 비료로 사용하는 것이죠.

이외에도 커피찌꺼기의 용도는 매우 다양한데요. 커피는 아로마(aroma)를 발산하기 때문에 커피 찌꺼기도 방향제로 아주 좋습니다. 또 커피에는 미세한 기공이 많아 냄새와 습기를 강하고 빠르게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서 탈취제로도 좋습니다. 커피는 향내가 좋아 입욕제로 사용할 수도 있고, 기름을 흡착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원유 유출 사고 때 커피 찌꺼기로 만든 활성탄이 활용되기도 합니다.

커피는 사람들이 매우 좋아하는 기호품입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하루에 마시는 커피가 25억 잔이나 된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오늘 마시는 커피도 이 25억 잔 중의 하나가 되겠지요. 김민주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민주 리드앤리더(emars.co.kr)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