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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발간된 책 [퓨처 파일]을 읽고 김민주 대표가 쓴 서평입니다. 이 글은 교보문고의 북모닝CEO에 게재되었습니다.

제목 : 퓨처 파일

부제 : 트렌드를 읽는 자가 미래를 선점한다!

저자 : 리처드 왓슨

역자 : 김원호

출판사 : 청림출판

출간연도 : 2009년

불교에 이런 금언이 있다. “당신의 과거가 궁금하다면 지금의 처지를 살펴보라. 당신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지금의 행동을 살펴보라.” 이 말은 “미래는 이미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에 존재한다. 다만 널리 확산되지 않았을 뿐이다”라는 윌리엄 깁슨의 말과 일맥상통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관찰력이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미래 예측이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관찰력이 좋은 미래학자이자 컨설턴트인 리처드 왓슨(Richard Watson)이 쓴 책, [퓨처 파일(Future Files)]의 부제는 ‘향후 50년의 역사’이다. 이 책을 통해 미래에 전개될 일들을 인구, 기술, 성장, 세계화, 종교 관점에서 한번 엿보기로 하자.

우선, 인구 측면을 보자. 인구 수는 2050년경까지는 계속 늘어나겠지만 평균 수명이 늘어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교외보다는 도심에서 소형 주택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도심에서 살다가 교외로 빠져 나가려는 사람들이 그동안 많았다면 앞으로는 도심으로 역류 현상이 생긴다는 것이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도심 재생 개발 프로젝트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트렌드와 다르지 않다. 앞으로는 큰 평수의 아파트보다는 도심을 재개발하여 적은 평수의 아파트를 많이 만드는 것이 좋다는 메시지에 지자체나 건설업자들이 유념해야 할 것이다.

둘째,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첨단기술은 앞으로로 놀라운 속도로 더욱 발전할 것이다. 에너지 기술, 환경 기술, 바이오 기술, 나노 기술, 뉴로 기술, 로봇 기술, 보안 기술 등 각각의 기술은 가공할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바이오 기술 분야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과학자, 기술자들은 바이오 기술의 다른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바이오, 나노, 뉴로 등 여러 기술들은 서로 영향을 주어 기술 전체의 수준이 급속도로 올라가고 있어 기술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예측하기가 정말 어려워지고 있다.

셋째, 기업과 소비자들은 앞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더욱 추구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기업들의 윤리경영, 사회적 책임, 환경경영, 지배구조, 경영철학에 더욱 많은 관심을 표명하게 된다. 즉 나쁜 기업의 제품은 사지 않고, 착한 기업의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비즈니스에서 창의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래서 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의 신입 직원 중 60% 이상이 경영학 석사 학위 소지자였는데 이제는 그 수치가 40% 정도로 떨어졌고, 그 감소 부분은 예술 분야 전공자에 의해 채워지고 있다. 컨설팅 기업은 좌뇌형 기업이라는 선입견을 깨는 대목이다. 그만큼 일반 기업들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가 지적했듯이 창의적 계급(creative class)이 본격 출현하고 있다.

넷째, 세계화 추세 속에 지역화 추세도 반작용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엄습해 오면서 세계화가 도전을 받고 있다. 사람, 돈, 상품, 정보의 교류가 지나치게 활발해지면서 전세계적인 금융위기, 멜라민 파동,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부작용이 한꺼번에 터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화는 앞으로 피치 못할 추세로 정착될 전망이다. 더구나 RFID, GPS, 스마트 더스트 같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개인 정보는 순식간에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므로 정보 보안 이슈가 크게 부상할 전망이다.

다섯째, 과학기술이 크게 발전함에 따라 종교의 파워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사람은 신체, 이성, 감성 그리고 정신(spirit)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과학 발전, 경제 발전과 더불어 엄청난 변화와 불확실성이 커지게 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불안을 회피하기 위해 종교를 더욱 찾게 된다. 개인적인 명상은 물론이고 집단적인 종교를 원하게 될 것이고, 자칫하면 종교적 극단주의 현상으로 인해 대량 살상, 사회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

이외에도 우리가 주목할 만한 트렌드는 많다. 앞으로는 경제의 중심이 국가가 아니라 대도시 중심의 도시국가가 된다. 일례로 2020년이 되면 도쿄나 뉴욕 같은 대도시의 GDP 규모는 G7 국가인 캐나다의 GDP와 비슷해질 전망이다. 그리고 세계화로 인해 국가 개념이 약해지면서 갈등의 주체는 한 국가 안의 소규모 집단들이 된다. 미국, 중국에서 이러한 신부족주의는 얼마든지 활개를 칠 수 있다.

30년 전에 제약회사 머크 회장의 소망은 건강한 사람이 약을 먹는 시대가 오는것이었다. 이제는 정말 그런 시대가 도래했다. 리탈린이라는 약은 어린이의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성적을 높이기 위해, 회사원들은 업무상 심리적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약을 복용한다. 인간의 성능 강화를 위해 다른 용도로 약을 먹는 경우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고 제약 회사가 수요를 늘리기 위해 이를 부추기도 한다.

2008년 전 세계적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까지 일인당 국민소득은 계속 늘어나 유복해졌을지는 모르지만 낮은 금리가 유지되면서 돈의 가치는 별로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축을 줄이고 소비를 늘렸고, 돈이 될 만한 투자처로 거금이 몰려들어 버블이 아주 빠른 속도로 생기곤 했다. 1990년 후반 이후만 보더라도 IT 버블, 2000년대 들어 부동산 버블, 원자재 버블이 연달아 발생했었고, 현재 신재생대체에너지를 중심으로 그린(Green) 버블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이제 인간 게놈 정보가 모두 밝혀진 상황에서 그린 버블 다음으로 게놈 버블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 이처럼 유동성이 넘치면 버블은 아주 상습적인 현상이 되어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어 버릴 것이다.

미래는 먼지처럼 이미 우리 주위에 흩어져 있다. 어떤 미래 모습에 우리가 주목하고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