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Knowledge is Power

사례분석가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마스의 김민주 대표입니다.

이상하게도 이번 가을에는 지방에 가는 일이 빈번해졌습니다. 제주와 평창, 그리고 문경의 하늘재, 그리고 전주에 한번씩 다녀왔고, 이번 주말에 신안군의 증도, 율도에 갈 예정이고, 또 경남의 하동군과 창원시에도 갈 예정입니다.

물론 친한 사람과 어울려서 가기도 했고, 회사 프로젝트 때문에 가기도 했고, 강의 때문에 가기도 합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서울에서 벗어나 다른 곳에 간다는 것 자체가 기분전환에 도움이 됩니다. 또 돌아다니다 보면 디카로 사진 찍을 일도 많아지지요. 이 때 찍은 사진들은 내가 강의 할 때에 사용되고 또 책을 만들 때 귀중한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여행과 사진에 관심이 많은 분들과 다니다 보면 아주 가지고 싶은 컬트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는 분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라이카(Leica), 시그마(Sigma), 루믹스(Lumix) 등 많지요. 최근에 본 시그마 카메라 경우는 사용하기는 좀 불편해도 화질과 용량에 있어서는 끝내주더군요. 케이스도 심플하면서도 아주 예뻐요.

지난 주에는 [컬처 코드(culture code)] 책의 저자인 프랑스의 문화인류학자인 클로테르 라파이유(Clotaire Rapaille) 강의를 들었습니다. 작년에 제가 컬처코드 책을 바탕으로 e러닝 교재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그 덕분에 해당 출판사의 배려로 비싼 강의를 들을 수 있었지요. 라파이유는 현재 68세인데 활력이 넘치고 아주 멋장이더군요.

책을 보신 분들은 기억나시겠지만, 클로테르 라파이유는 사람의 머리에는 나름대로의 각인(imprint)이 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각인이 나라마다 각각 다른 경우가 많은데요.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용감하게 쏘다니는 지프(Jeep)를 보면 미국인들은 대평원에서 뛰노는 야생마를 연상합니다. 반면에 프랑스인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자신들을 구하러 온 미국인들이 탔던 지프차를 생각해 지프차를 해방자(liberator)로 인식합니다. 따라서 지프차를 광고할 때 그나라 국민들의 각인에 맞추어 나라마다 광고의 컨셉을 달리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상당히 설득력 있지 않습니까?

라파이유는 각인을 중시해서인지 태아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의 9개월을 상당히 강조하더군요. 엄마의 뱃속은 태아에게 어떤 공간일까요? 호텔이라 치면, 우선 room service가 아주 훌륭합니다. 자신이 움직이지 않아도 엄마가 먹을 것을 잘 가져다주기 떄문이죠. 또 에어컨디션 상태가 완벽합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으니까요. 또 교통비가 공짜입니다. 엄마와 같이 이동하니까요. 또 적절한 소음도 들려서 심심하지 않습니다. 엄마의 심장 박동소리, 그리고 음식물과 물, 소화액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니까요. 9개월 후에는 자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엄마 뱃속에서 나오게 되는데 그 때부터 세상은 녹록치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살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여러분도 씩씩하게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보세요.

그런데, 라파이유는 멕시코 문화를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더군요. 멕시코 사람들의 머리에는 죽음이 관통되어 있고, 영웅은 죽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막강한 미국이 바로 옆에 있어서 그럴까요? 멕시코인들은 상당히 패배주의적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멕시코 문화는 앞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습니다. 반면에 남미의 콜롬비아 국가의 문화에 대해서는 상당히 칭찬하더군요.

라파이유는 우리나라는 5천 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고 자랑할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지적하더군요. 자국 문화에 자긍심을 가져야 그 나라 문화를 더욱 발전한다는 것이죠. 라파이유는 다른 곳에 가서 우리나라의 전통 컨셉인 ‘아리랑’에 대해 강의를 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리랑 책을 한번 읽어보려고 합니다.

최근에 문화관광체육부가 2009년 우수 교양도서를 발표헀는데, 작년 가을에 제가 썼던 책이 그 중의 한 권으로 선정되었더군요. 교보문고에서 출간되었는데 [호모 콘수무스, 세상을 소비하는 인간]이 책 제목입니다. 저는 책이 발간되고 나서는 제 책을 잘 보지 않습니다. 그 책을 쓰느라 매달려 좀 질리기도 했고, 또 다른 책을 써야 하니 그전 책을 자연스럽게 보지 않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강의 의뢰를 받았거나 아니면 이번처럼 어떤 일이 생기면 그 책을 다시 한번 들춰보게 됩니다. 그러면 예전 글 쓰던 때 생각이 소록소록 나더군요. 당시 내가 그 이슈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 생각도 다시 나고, 고민했던 이슈도 생각납니다.

‘잊어버리기 위해 쓴다’라는 말이 있지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메모나 글, 책으로 적어두지 않으면 머리에 항상 대기 상태에서 기억해두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들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게 됩니다. 제가 책을 계속 쓰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한 이슈를 중심으로 정말로 많은 자료를 보고, 사람들과 말하면서 내 자신이 소화하여 책을 써보는 것이죠. 그리고 책이 일단 나오면 잊어버립니다. 잊어버려도 되니까요. 나중에 그 내용이 필요하면 그 책을 보면 됩니다.

여러분도 잊어버리기 위해 쓰세요. 그것이 메모든, 일기든, 블로그든, 트위터든, 사례든, 책이든 간에

한 달 후에 뵙겠습니다.

김민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