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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가 여러분 안녕하세요.

리드앤리더 그리고 이마스(emars.co.kr)의 김민주입니다.

며칠 전에 서울퓨처스스쿨이라는 트렌드전문가들의 모임이 만들어졌는데, 이 때 막걸리에 대한 토론이 있었습니다. 지금 일고 있는 막걸리 붐이 과연 오래 갈 트렌드(trend)이냐, 아니면 잠시 후에 사라질 패드(fad)냐에 대한 토론이었죠.

저는 패드팀으로 참여했는데, 이 토론 준비를 하느라 막걸리 붐의 지속가능성을 비판적인 관점에서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떤 현상이든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있게 마련인데, 저는 일부러 부정적 측면만을 보려고 한 것이죠. 막걸리를 평소에 즐겨 마시는 사람으로서 막걸리 붐을 평소에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반대로 생각한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막걸리 붐을 부정적으로 보다 보니 정말 막걸리 붐이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겁니다. 몰입해서 그럤을까요? 막걸리 붐이 단기에 그칠 수도 있다는 근거를 좀 대볼까요?

경제학적 관점으로 보면 막걸리는 열등재입니다. 소비자의 소득이 늘어날 때 수요가 늘어나면 정상재(normal goods)이고, 수요가 오히려 줄어들면 열등재(inferior goods)라고 하는데 막걸리가 바로 열등재가 아니냐는 것이죠. 최근 1년 반 동안 경제불황으로 개인소득이 크게 떨어졌는데 이 때 막걸리 붐이 일어난 것이죠. 그러면 내년부터 경기가 호전되면서 소득이 늘어나면 막걸리 수요가 다시 줄어들 수도 있지 않겠어요?

아시다싶이, 우리나라 막걸리 붐은 일본 관광객에 의해 촉발되었지요. 막걸리 매니아라고 해도 좋고 막걸리 오타쿠라도 해도 좋은 일본 관광객이 원화가치 상승으로 앞으로 우리나라에 많이 오지 않는다면 막걸리 붐이 계속될 수 있을 지도 의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만의 수요로 막걸리 붐이 계속 될까요?

의류나 IT 제품에만 패션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음식료도 이제 엄연히 패션 시대에 돌입했습니다. 소비자의 취향이 워낙 변덕스러워 소비자들이 한 때 한 음료를 많이 마시더라도 좀 지나면 식상해 다른 음료로 관심을 돌리곤 합니다. 와인 붐이 그렇게 일다가도 이제 막거리에 몰입하고 있지 않습니까. 막걸리도 이내 비슷한 하강 운명에 직면할 수 있지요.

최근 싼 막걸리가 아니라 비싼 막걸리가 일부 나오고 있는데 물론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일부주점이나 호텔에서의 고가 막걸리 현상이 과연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요? 수입쌀이 아니라 우리나라 토종 쌀로 만들어야 비싼 막걸리가 되는데 현재의 쌀 과잉생산이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요? 외국의 통상 압력에 의해 쌀 보조금이 줄어들어 쌀 생산 농가가 줄어들지는 않을까요? 또 비싼 막걸리에 대한 수요가 과연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요?

막걸리는 그동안 사람들 머리에 가격이 싼 서민주로 강하게 인식되어 왔습니다. 막걸리의 품질을 높여서 가격을 높이려고 하지만 사람들의 인식을 그리 쉽게 바꿀 수 있을까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와인 가격이 비쌌는데 막걸리의 파상 공격을 받고 와인업체들이 가격을 확 낮추어 버린다면 막걸리 수요가 오래 지속될까요?

막걸리 붐에 편승하여 대기업들이 막걸리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막걸리 업체들이 코너에 몰려 도산 위기에 처해 있기도 합니다. 또 막걸리 붐을 타고 일본 주류업체들이 막걸리를 많이 만들고 있는데 그러면 외국에서 우리나라 막걸리 수요는 생각보다 크게 늘어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많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측면의 질문들을 저는 계속 만들어 보았습니다. 토론 때에 이런 질문들을 상대팀에 던졌지요.

물론, 저는 막걸리 붐이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낮에도 산에 다녀와서 점심 때 식사를 하며 서울장수막걸리를 마셨지요. 현재의 막걸리 붐이 무작정 지속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비판적인 관점에서 막걸리 붐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 문제점들을 개선해야 막걸리 붐이 정말 오래 갈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Long Live the 막걸리!!

한 달 후에 뵙겠습니다.

김민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