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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남성들만 보는 잡지가 많이 있다. 남성 잡지에는 점잖은 것부터 시작해 다양한 스펙트럼의 잡지들이 있다. 심각한 비즈니스 잡지부터 패션 감각이 넘쳐흐르는 Esquire, GQ, Maxim이 있다.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면 플레이보이, 펜트하우스나 허슬러 같은 도색 잡지가 있다. 물론 자제를 하지 못해 더 극단으로 치닫는 잡지도 있다.

플레이보이 잡지는 올해 창간 50주년을 맞았다. 플레이보이 잡지를 창간한 휴 헤프너는 성 혁명의 레닌이라고 불리운다. 물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플레이보이는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았고, 휴 헤프너 또한 사회적으로 매우 인정을 받았다. 시카고에는 1960년에 오픈한 플레이보이 전용클럽이 있다. 1980년대에 필자는 이 클럽 식당에서 버니 옷차림을 한 버니걸들의 서비스를 받으며 멋있는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식당에서 나올 때에는 플레이보이 잡지를 그냥 가지고 나올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물론 플레이보이 클럽 멤버여야 출입이 가능하다. 클럽과 잡지를 잘 연계한 마케팅이다.

그런데 이러한 플레이보이 잡지가 위선적이라고 맹공을 퍼부은 사람이 있었다. 허슬러 잡지를 창간한 래리 플린트(Larry Flynt)가 바로 그 사람. 섹시한 여자 그림과 고급 오디오 기기 고르는 법이 잡지 안에 나란히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래리 플린트는 고급 오디오 컨텐츠는 아예 포기하고 남자의 본능에 호소하는 노골적인 잡지를 발행한다.

원래 애팔래치아 산맥 언저리의 켄터키 출신인 래리 플린트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로 진출해 "Hustler Club"이란 스트립 클럽을 운영하게 된다. 스트립 클럽(Strip Club)이란 알다시피 거의 벗은 무희들이 무대에 나와 선정적인 춤을 추면 관객들이 무희 몸 여기저기에 달러 지폐를 꽂으면서 즐기는 비즈니스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손님들은 많이 늘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래리 플린트는 판촉 차원에서 잡지를 만들어 시내에 돌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클럽 무희 사진만 실어 유포시키려 했다. 그러나 당시 법 규제상 글이 쓰여 있지 않으면 불법이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글이 실린 잡지를 만들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잡지 판매가 예상의 25%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다 그리스 해변가에서 살던 재클린 오나시스의 모습을 잡지에 실으면서 잡지 판매에 불이 붙는다.

그는 포르노잡지 발행인이기는 했으나, 하나의 출판업자로 출판의 자유를 용기있고 과감하게 외친 전투적인 사업인이었다. 물론 당시의 시대적 상식이었던 인간의 도덕성 수준을 훨씬 앞질러 주장함으로써 시민단체나 종교단체로부터 많은 반발을 샀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스캔들과 뉴스를 오히려 즐겼다. 왜냐하면 이러한 뉴스거리, 가십거리가 자신의 잡지 판매에 도움이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마케팅 용어로 말한다면 마케팅 PR 효과를 노렸던 것이다. 그는 사회단체와 기독교를 능멸했다는 이유로 고소도 당하고 저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를 딛고 일어섰다. 지금 미국에는 일반 유통점포에서도 포르노 잡지가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데, 이것은 래리 플린트가 기나긴 전투에서 이긴 결과이다.

래리 플린트가 오픈했던 스트립 클럽은 지금은 없어졌다. 하지만, 그의 잡지 허슬러는 아직도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그의 일대기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들은 영화 [The People Vs. Larry Flynt]를 보시기 바란다.

㈜리드앤리더 대표이사 김민주

* 이 글은 비즈넷타임즈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