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Knowledge is Power

emars 사례분석가 여러분 안녕하세요.
리드앤리더의 김민주 대표입니다.

며칠 전에 안국동에 있는 멋진 영화관 시네코드 선재에서 영화를 하나 봤습니다. 이 영화는 2008년에 우리나라 환경영화제에서 개봉되었었는데 뉴질랜드 다큐멘터리 영화죠. 영화 제목은 ‘핵의 귀환(The nuclear comeback)'. 이 영화가 끝나고나서 전문가와 방청객들이 토론도 했습니다.

세계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가 어디인 줄 아세요? 영국의 셀라필드 원자력 발전소입니다. 이제는 가동이 중단되어 박물관처럼 사용되고 있지요. 이 영화는 영국의 셀라필드를 비롯하여, 현재 운영중인 스코틀랜드의 토네스와 스웨덴의 포스마크 원자력발전소를 정밀 취재하고 전문가와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잘 아시듯이 1986년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에서 대형 핵 사고가 발생하자 원자력 발전은 인기를 잃었었지요. 그런데 2000년대 들어와 각국이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해 기후변화가 심각해지자 흥미롭게도 대체 에너지원인 원자력발전이 인기를 다시 끌었습니다. 특히 핵 원료인 우라늄 채광업이 크게 호황이었죠. 전 세계적으로 우라늄 수출국은 캐나다. 호주, 카자흐스탄 세 나라뿐이라고 하는군요.

나라별로 원자력발전에 대한 입장이 다르지요. 프랑스는 가장 적극적인 입장이고 일본 또한 적극적이었죠. 최근에 문제가 생겼지만요. 미국 포틀랜드 시에서는 주민 투표를 통해 원전을 폐기했는데 이로 인한 전기 가격 상승을 주민들이 기꺼이 받아들였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원자력발전소가 계속 늘어나 21개로 늘어난 상태입니다.

반면에 독일과 스웨덴, 이탈리아는 부정적입니다. 스웨덴과 이탈리아는 국민투표를 해서 원자력발전을 도입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탈리아는 전력 분족분을 프랑스로부터 수입하고 있지요. 스웨덴은 발트해 해저의 단단한 기반암 아래에 핵 폐기물 저장소를 만들어 핵으로 오염된 물질들을 영구히 보존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사고가 생긴 일본 후쿠야마보다 북쪽에 있는 하치노헤에 위치한 핵재처리 발전소를 제가 4년 전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이 때만 하더라도 일본은 핵발전에 매우 적극적이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핵발전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데 매우 도움이 되고 핵무기 개발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죠.

영화 관람후 토론과정에 나온 이야기인데 몇 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첫째, 원자력 발전은 시작하기는 쉬어도 중단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원자력 불이 쉽게 안 꺼지기 때문이죠. 따라서 원자력발전의 운영 비용은 적게 들지만 사후 관리 비용이 매우 많이 듭니다. 핵 사용은 30년이지만 폐기물은 거의 무한대로 오래 남습니다. 원자력 발전의 경제성이 높다고 하지만 이것은 비용을 제대로 계산하지 않아서입니다. 이번 일본 원자력 사고로 인해 안전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면 핵폐기비용이 크게 늘어나, 원자력 발전의 경제성은 크게 떨어질 것입니다.

둘째, 석탄, 석유, 가스 같은 에너지와 원자력 에너지를 대체하는 에너지가 마땅하지 않느냐는 주장이 많습니다. 태양열, 태양광, 풍력, 지열, 조력, 수력, 바이오디젤이 대안인데, 이 중에 풍력은 경제성이 이미 입증되어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특히 해상풍력단지가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쓰레기 폐기물과 가축 분뇨를 바이오적으로 잘 처리하면 환경오염도 줄어들고 바이오 에너지도 얻을 수 있어 좋습니다. 또 현재는 경제성이 부족해도 정부가 보조금을 주어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하면 생각보다 빨리 신재생에너지 시대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셋째, 원자력 발전소는 알고 보면 여러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지진,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로부터도 위험하고, 북한이 미사일로 월성, 고리, 울진, 영광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를 공격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재난이 발생할 겁니다. 자신들의 공격으로 인해 발생한 방사능이 북한으로 흘러 오지 않을 것이라 북한이 생각하지는 않겠지요?

원자력은 안전하고 깨끗해 청정에너지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물론 이것은 매우 안전한 상황에서만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입니다. 낮은 확률이지만 이런 가정이 뒤틀리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엄청난 재난이 옵니다. 이른바 블랙 스완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죠.

핵이 터지면 어떻게 될 거냐고 묻는 질문에 어떤 사람이 ‘죽기밖에 더 하겠느냐’고 말한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혹시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여러분만 죽지 않습니다. 주위의 수많은 사람, 더구나 우리의 후손들이 매우 오랜 기간 심각한 영향을 받습니다.

이번에 일본의 원자력 사고로 인해 원자력 발전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줄이는 것입니다. 이 글을 보신 후 PC를 한 시간 동안 식혀보시죠.

글 :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이사 겸 이마스(emars.co.kr) 대표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