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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보드카의 대명사로 앱솔루트 보드카가 있다. 마치 병원에서 봄직한 링겔병 모양의 투명한 병에 담긴 보드카다.

1981년 미국에 처녀 진출한 스웨덴의 이 보드카는 일관된 컨셉을 유지하고 있는 매우 성공적인 광고로 유명하다. 이 광고는 예술적인 가치와 매출 증대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기 때문이다. 미국마케팅협회의 마케팅 영예의 전당(Marketing Hall of Fame)에 헌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앱솔루트 보드카의 이러한 전설적인 광고 전통은 앱솔루트 보드카 웹사이트(www.absolut.com)에도 스토리텔링 방식을 이용해 여지없이 나타난다.

우선 이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맨해튼의 야경이 나타난다. 이때 고층빌딩의 불빛에서 우선 링겔병 비슷한 보드카 병 모습이 나온다. 보드카 병 모습이 어딘가 항상 보이도록 하는 것이 앱솔루트 보드카 광고의 특징이다.

웹사이트 초기 모습에도 예외가 아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다른 화면으로 이동하면서 그림을 로딩받을 때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로딩 비율이 20%, 40%, 60%, 80%로 올라가면서 보드카 병에 술이 차는 모습을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앱솔루트 보드카는 2003년 앱솔루트 바닐라를 출시하면서 자사의 웹사이트에서 스토리텔링 기법을 이용해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했다.

저녁 7시부터 새벽 3시까지 스토리가 전개된다. 장소는 남, 녀 주인공, 알렉사(Alexa)와 제이슨(Jason)의 집에서 시작해, 레스토랑, 바, 나이트 클럽 등으로 옮겨진다.

우리는 제이슨을 마우스로 클릭하면 제이슨과 3명의 친구들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또 알렉사를 클릭하면 알렉사와 4명의 여자 친구들간의 이야기를 듣게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제이슨과 알렉사가 서로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츠지 히토나리, 에쿠니 가오리라는 두 남녀 작가가 각각 남녀 입장에서 글을 써 내고 있다. 이처럼 남녀가 각각 다른 경로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이야기를 읽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음악은 스토리 전개의 훌륭한 보조자이다. 밤이 깊어가며 장소와 분위기가 바뀌면서 음악이 흥겨워지는 것이다. 밤9시가 되면 그전에 비해 노래가 흥겨워지고 자정 12시가 지나면 육감적인 비트성의 밴드 음악이 흘러나온다. 클럽 마감시간인 새벽 3시가 되면 모든 것이 끝난 듯 음악은 홀연히 가라앉는다.
이 기획이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이야기 중간 중간에 앱솔루트 바닐라를 응용한 여러 음료를 소개해 준다는 것이다. 앱솔루트 바닐라 스무디, 앱솔루트 바닐라 티. 특히 pre-dinner cocktail, after-dinner cocktail, slowsipper, shooter 등으로 시간에 따라 상황과 장소가 변해가면서 그에 맞는 음료를 소개해 준다.

마지막에 이메일 주소를 물어보면서 이야기를 끝맺는데, 바로 옆을 보면 자신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를 기입하는 칸이 있다. 기입을 하면 나중에 앱솔루트로부터 이메일이 날아온다. 바로 세가지 종류의 앱솔루트 바닐라를 이용한 칵테일 제조법을 설명해 주는 이메일이다.

한마디로 앱솔루트 보드카의 사이트는 매우 탁월하다. 오프라인 인쇄광고의 탁월성은 웹사이트에도 그대로 확장 발전되어 인터넷의 멀티미디어성, 쌍방향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진수가 아닐 수 없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이사

* 이 글은 비즈넷타임즈 7월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