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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50의 다양한 의미

50 하면 무엇이 가장 연상될까? 아마도 ‘반(half)’이 생각나지 않을까? 백분율에 익숙한 우리에게 50은 100퍼센트의 절반에 해당되는 50퍼센트를 생각나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 결혼한 지 25년 되는 해의 기념식을 은혼식이라고 하는 데 반해, 50년이 되면 금혼식이라 부른다. 예전엔 금혼식이 매우 드물었지만 갈수록 금혼식을 치르는 부부가 늘고 있다.

성경에서는 50년을 희년(jubilee)이라고 이야기 한다. 핍박을 받았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7년째인 안식년을 7번 겪은 후 다음해인 50년에 자유를 되찾은 것을 기려 기뻐하는 해를 만든 것이다. 또한 자유를 되찾았다는 것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출발점, 원초로의 회귀를 상징하였다.

순우리말로는 50을 쉰이라고 한다. 열(10)의 배수는 스물, 서른, 마흔, 예순, 일흔, 여든, 아흔이라고 불러 모두 두 음절이다. 왜 10은 열, 50은 쉰이라고 하여 한 음절에 불과할까? 그만큼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숫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우리 나이에서 나이 50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20-30대의 청년과 60-70대의 노년 사이의 중간 단계인 40-50대를 중년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이 50은 중년의 중심 나이다. 공자는 논어의 위정편에서 나이 50세를 지천명(知天命)이라 표현했는데, 이 나이가 되어서야 하늘의 뜻이 무엇인지 알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사람의 건강 상태가 좋아지고 수명이 길어져 기존 잣대를 가지고 나이를 해석하기가 어려워졌다. 일부 과격론자들은 나이 50이 넘으면 그 나이에서 50을 빼야 제 나이가 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제2의 인생을 맞았기 때문에 환골탈태하여 제로 베이스에서 새 출발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향후 50년을 위한 한전의 전략

요즘 들어 기업의 수명이 예전에 비해 많이 짧아졌다고 하지만 기업의 수명이 적어도 100년은 넘어야 장수기업 반열에 오른다. 2011년 들어 한전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였다. 한전이 100년 기업이 되려면, 그러니까 앞으로 50년 동안 계속기업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50년 동안 한전이 어떤 역할을 했고 국민경제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돌이켜 보자.

한국전력공사법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한전의 존재 목적은 "전력수급 안정 도모 및 국민경제발전 기여"에 있다. 이런 잣대로 볼 때 한전은 한국의 경제발전을 지원하는 에너지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것은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한전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없었다면 전 세계에 자랑하는 급속한 산업 발전을 도저히 얻을 수 없었고, 소비와 소득수준 향상 또한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2000년대 후반 들어 원유,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지만 전기 가격은 국민의 에너지 복지를 위해 오랜 기간 낮게 유지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전기 가격이 낮으니 전기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전력 시설에 투자를 많이 하여 한전의 적자폭이 커져 재무구조가 나빠지고 있다. 해외에 나가서도 한전의 나쁜 경영상태가 문제시되어 해외 입찰에서도 탈락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한전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앞으로 원자재 가격과 연동하여 전기요금을 현실화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전은 내수에만 의존해서는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한전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여 글로벌 톱5 수준의 에너지 엔지니어링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구체적 숫자로 보면, 2020년에 총 매출액 85조원을 올리고 그 중에 해외 매출은 30%인 26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를 위해 한전은 원전건설•원전서비스•수화력•자원개발•스마트그리드 등 5대 전력부문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에서 매출을 올리려 하고 있다. 또한 한전은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 대비하여 석탄가스화복합화력(IGCC), 스마트그리드, 전기자동차 충전인프라 등 8대 핵심기술에 2020년까지 3조1000억 원을 투자해 녹색비즈니스에서 총 매출의 16.5%인 14조원을 달성하려고 한다. 게다가 한전은 8대 녹색기술 개발 외에도 2020년까지 25개 녹색기술을 새로 확보하려 하고 있다.'

한전의 50주년은 새로운 출발이다. 앞으로 100주년을 위해 준비한 중장기 전략을 차근차근 착수해야 한다. 한전이 앞으로 50년 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여 100년을 훌쩍 넘는 자랑스런 장수기업 반열에 오르기를 바란다.

* 이 글은 한국전력 사외보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