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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rs 사례분석가 여러분 안녕하세요.
리드앤리더의 김민주 대푭니다.

장마 기간이 지나고서도 폭우는 계속되는군요. 이제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대에 진입해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할 거라는군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앞으로 물을 빨리 빨리 나르는 하수관의 지름이 커져야 할 겁니다. 땅 위의 보이는 건물,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땅 속의 보이지 않는 인프라도 매우 중요합니다.

19세기 후반 프랑스 나폴레옹 3세가 독일 비스마르크와의 보불전쟁에서 져서 불명예 퇴진을 했지만 파리의 하수도를 근대식으로 크게 개선하는 업적을 남겼지요. 파리의 하수도는 길이가 2,300km나 되고 매우 커서 전기와 전화선도 지나가고 번지수도 적혀있지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처럼 물이 역류하는 일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우리나라의 현 정권과 지자체장은 이미 공언한 사업들이 많으니 크게 기대하기는 힘들고 다음에 집권할 정권이 땅 속 인프라를 주요 사업으로 반드시 채택하였으면 합니다. 이번 수재로 인해 오세이돈, 무상급수, 베네치아, 세빛둥둥섬 등 패러디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다음에는 재해 복구와 관련되어 보다 건설적인 패러디가 큰 인기를 끌었으면 합니다.

이번 토요일에 친구들과 함께 서울대 캠퍼스 교정을 지나 관악산에 등산을 했습니다. 교정 위쪽의 순환도로 쪽으로 가니 여기저기가 빗물로 인해 많이 패였더군요. 야외 공연장 잔디도 많이 패였고, 대형 운동장 주위의 경사진 곳도 많이 허물어졌더군요. 복구 작업을 하기 위한 토목건설 장비들이 이미 와 있더군요.

이번에 6,000여 대 자동차 침수, 건물 파괴, 산사태 등 재난이 발생하면서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보험회사는 울상이고, 자동차수리점과 자동차회사, 토목 중장비 회사, 재난복구회사는 웃음을 짓고 있지요. 어떤 일이든 (+), (-)를 보는 쪽이 생기는 것이 세상 일이 아닌가 합니다. C’est la vie!

우리가 장마, 홍수 때문에 정신이 없으니 반대로 저는 사막 이야기를 해드릴까요? 지난 달에 제가 예고했듯이 제가 미국 여행 이야기를 연달아 하겠다고 했는데, 기억하시죠?

캘리포니아 남쪽에 모하비 사막이 있지요. 여기는 LA에서 라스베이거스를 갈 때 거치는 지역이죠. 대부분 해발 600미터 이상 높이에 위치하고 있어 여름은 몹시 덥고 겨울은 춥습니다. 지금은 자동차로 쌩쌩 달리지만 예전에는 횡단하기에 매우 위험했던 지역으로 악명이 높았지요.

1870년대에는 모하비 사막의 여기저기에 광산이 개발되면서 칼리코(Calico) 같은 도시들이 생겼고, 1883년 산타페 철도가 부설되면서 선로를 따라 타운들이 속속 들어섰지요. 1930년대에는 잭 미첼이 이스트 모하비 사막의 미첼 캐번즈를 관광 명소로 변모시켰습니다. 물론 라스베이거스도 그처럼 사막을 사랑한 사람들이 만들어냈죠.

모하비 사막에는 미국 정부가 사용하기 때문에 민간인이 출입할 수 없는 군 시설이 많이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신병들이 전쟁에 투입되기 전에 데저트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받았었지요. 1990-91년 걸프 전 당시에도 이 사막 지대에서 훈련을 받았다는군요. 모하비 북동쪽 레이크 웨펀 센터는 규모가 작긴 하지만 폭발과 실험을 많이 합니다. 모하비 사막에는 에드워즈 공군기지도 있는데, 웨스트 코스트 우주 왕복선이 착륙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이곳 도로를 지나다 보면 사막에 조그마한 덤불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카에바 포출라 덤불’이라고 하는 이 덤불은 땅 위로는 키가 작아도 땅 속으로는 뿌리가 무려 6~15m나 나있습니다. 비가 잘 오지 않기 때문에 뿌리를 땅 속에 깊게 내려 물을 흡수하는 것이죠. 이 덤불은 비가 안 오면 먼저 갈색으로 변하고 그래도 비가 오지 않으면 자신의 뿌리를 점차 자릅니다. 그래도 비가 안 오면 상체가 뿌리와 분리되어 바람 따라 땅 위를 굴러다니지요. 이것이 우리가 서부 영화에서 자주 보는 굴러다니는 덤불입니다. 아무튼, 덤불의 처절한 생존 전략이 돋보입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상행선과 하행선 가운데에 비어 있는 공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왜 비워 놓았을까요? 나중에 도로 확장을 해야 하는 경우에 땅을 이미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나중에 도로 확장이 용이합니다. 그리고 가운데 비워있는 공간이 있어 교통사고가 나더라도 사고 정도가 약해지죠.

광야에 고속도로가 계속 포장되어 있으니 야생동물이 횡단하다가 사고가 많이 납니다. 그래서 야생동물 보호 차원에서 이들이 건너지 못하도록 길 양 편에 철조망을 설치하였죠. 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생태계를 차단하기 때문에 야생동물이 지날 수 있도록 육교를 설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곳 사막을 횡단하는 길로는 예전에 66번 도로가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40번 고속도로가 직선으로 만들어지자 66번 길 사용이 크게 줄어들었지요. 66번 길은 구불구불하고 이 마을 저 마을을 연결하기 때문에 자동차가 속도를 제대로 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통행량이 줄어들자 식당과 가게들이 폐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66번 도로는 공식도로는 아니지만 아직도 66번 도로를 따라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저도 애리조나주의 66번 도로를 따라 가보았는데 황량한 사막이 계속 이어져 있더군요.

제가 사막 이야기를 하니 비에 찌든 여러분의 기분이 좀 좋아지셨나요?

그럼, 다음 달에 또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