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Knowledge is Power

우선 나의 대학생 때의 이야기로 시작해보자. 다른 학생들처럼 나도 중고등학생을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긴 돈 중 일부는 용돈으로 사용했지만 나머지는 주식투자를 했다. 대학때 내 전공은 경제학이었는데, 학교에서 배운 경제이론이 현실에 잘 적용되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경제학이 상아탑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현실과 잘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경제신문을 열심히 읽었다. 경제신문을 보다 보니 주식과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요즘과는 달리 내가 대학을 다닐 당시에는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이 지금처럼 많지도 않았고 투자기법도 훨씬 주먹구구식이었다. 그래서 특정주식 가격을 3개월 정도만 그래프로 만들어보면 정형화된 패턴이 쉽게 눈에 띄었다. 그래서 나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을 주식으로 더 늘려 대학 생활을 풍족하게 지낸 셈이었다. 자신이 돈을 벌어 주식을 하다보면 TV 뉴스를 더 열심히 듣게된다. 그리고 그 뉴스 내용이 주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 사회경제 현상을 분석하는 능력이 배양되는 것이다. 나는 그후로도 한동안 주식 투자를 계속 했었지만 지금은 하지 않는다. 이제는 주식투자자들이 너무 똑똑해졌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대학교때 주식 투자를 한 사실에 대해 사람들 사이에 말이 많았다. 학교때 공부나 할 것이지 주식을 한다는 것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현실을 아는 방법으로 좋은 시도였다고 나에게 동조를 해주기도 했다. 나는 지금도 그때 주식투자를 했던 사실에 대해 전혀 후회가 없다. 왜냐면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정확하게 그것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 해보는 것이니 금전적으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단순히 돈으로만 얻을 수 없는 값진 교훈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초중고등학교 교육 과정이나 가정교육을 할 때 아이들이 직접 돈을 버는 것에 대해 부모도 싫어하고 아이들 자신도 좋아하지 않는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면 아이들은 이것을 용돈으로 쓰거나 기껏 해봐야 은행에 예금을 한다. 나는 이런 식으로는 경제교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부모에 대한 의타심이 많아져, 자신의 경제적 독립심이 크게 저해되기 때문이다.

일부 중고등학생이 아침에 신문배달을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신문배달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 부모는 자녀에게 일과 돈의 가치를 깨우쳐주려고 일부러 시키는 경우도 있다. 물론 너무 힘들다고 해서 곧 중단하는 경우도 많다.

대학교에 들어오면 물론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한다. 중고등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일을 하여 돈을 벌기도 한다. 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가 직장 경험을 쌓기 위해 일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이 어떤 방법으로 돈을 벌든 이 돈을 금융기관에 맡길 때에는 안전한 은행에 맡기는 것이 고작이다. 물론 이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금융상품들이 있다. 하나의 금융상품만을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해보기 바란다. 물론 돈의 규모가 되지 않으면 아예 들 수 없는 금융상품도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세군데에 예금이나 투자를 할 수는 있다.
대학생의 경우에는 목돈이 별로 없다. 따라서 저축 습관도 만들 겸 은행에 정기적금을 드는 것이 좋다. 일정한 기간을 정해 그 기간 동안 일정한 금액을 매월 정해진 날짜에 입금하는 것이다. 이때 비과세 상품이나 세금 우대 상품이 있으니 잘 찾아서 예금을 해야 한다.

그러나 좀 더 공격적으로 재테크를 하려면 주식투자를 해보는 것이다. 증권회사에서 특정 주식을 사는 방법도 있으나 기업정보를 많이 모르면 투자 리스크가 클 수 있다. 따라서 리스크가 줄이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신탁상품으로 수익증권을 사는 것이 좋다. 주식과 채권의 배합비율에 따라 다양한 수익증권이 있다. 주식을 하고는 싶은데 무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주식을 가상으로 사고파는 시뮬레이션 주식투자를 우선 해보는 것이 좋다. 경제신문이나 증권회사에서 주최하는 주식 수익률 게임에 참여해보는 것이다.

젊은 나이에는 보험상품이 별로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지만 요즘처럼 대형사고가 많이 나는 관계로 안전장치로 보험을 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보험은 돈을 불리는 상품은 아니지만 나중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결과적으로 자신에게 매우 도움이 된다.

신용카드 사용은 현대 사회에서 불가피하다. 자제력을 가지고 쓰면 매우 효과적인 금융상품이다. 그러나 여러 신용카드를 쓰지 말고 하나의 신용카드만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용카드사에서 매월 보내주는 거래명세서가 가계부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은행과 거래할 때에도 여러 은행보다는 한군데만 거래하는 것이 좋다. 나중에 대출이 필요할 때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돈을 벌고, 쓰고, 불리고, 때로는 빌리고 나누기도 한다. 이것이 경제다. 재테크라고 하면 돈을 불리는 것으로만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이는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좁은 의미의 재테크이다. 넓은 의미의 재테크는 돈을 벌고 쓰고 불리고 빌리는 행위 전체를 포함한다. 자신의 수입이 얼마나 들어올 것이고 얼마나 쓸 것인가를 알아야 돈을 어떤 금융상품에 넣을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때로는 아주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돈을 빌려서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여기에는 리스크가 따르지만, 이것이 자본주의의 생리다.

네덜란드에서는 자신이 쓰던 물품을 정기적으로 바자 시장에 내놓고 중고품으로 판다. 여기에서 자신의 물건을 팔지 못하면 무능력한 사람으로 찍힌다. 상업 국가의 전통이 있는 이 나라에서는 이렇게 어릴 때부터 경제교육을 받는다. 어려서부터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다. 네덜란드와 유태인들의 이런 전통은 우리나라 관점에서 볼 때 지나치게 심하다고 생각은 된다.

우리나라의 현재 경제교육은 매우 비현실적이다. 신용카드 부채가 많아 허덕이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돈을 자기 책임하에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다. 신용불량자가 TV와 길거리의 광고가 자신을 유혹해서 돈을 흥청망청 썼다고 하소연한다고 누가 불쌍하게 봐줄 것인가. 결국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
대학생활은 여러분이 나중에 직장을 다니며 살게될 사회생활의 축소판이다. 나중에 직장을 다닐 때의 경제생활에 비해 작은 규모이지만 돈을 벌고 쓰고 불리고 나누는 균형된 경제생활을 대학때부터 해봐야 한다. 경제행위는 나이가 들어서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잘못된 생각이다. 아무런 경험이 없이 나중에 큰 규모로 재테크를 하다가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대학생은 재테크, 아니 경제행위를 해보기에 빠른 시기가 전혀 아니다. 오히려 늦었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이사 (www.emars.co.kr)

[이글은 올해 고대신문에 기고했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