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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게]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한 스토리텔러가 되라.

사람들은 키스를 할 때 어느 쪽으로 고개를 기울일까? 독일의 한 심리학자가 공공 장소에서 실제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흥미롭게도 사람들의 3분의 2 정도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기울이고 키스했다고 한다. 인간의 감성을 지배하는 것이 우뇌이기 때문이다.

평소 우리의 감성을 흔드는 것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바로 스토리가 있다. 스토리는 말 그대로 이야기이다. 우리는 상대방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 괜스레 즐거워진다. 쉽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이야기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할 뿐만 아니라 말하려는 메시지가 서로에게 충분히 전달되기 때문에 이해하기도 쉽다. 따라서 이야기는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우리는 이야기 없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주위를 한번 둘러보라. 온갖 이야기가 난무한다. 기업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 브랜드에 대한 기발한 광고 이야기, 대통령에 대한 근거 없는 억측, 연예인에 대한 떠도는 이야기 등 수많은 이야기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이야기가 중요하다면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어떤 사람들은 개인적인 생활과는 달리 비즈니스는 좀더 딱딱하고 사무적이라고 말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개인적인 일과 마찬가지로 비즈니스적인 일도 인간적인 접촉과 설득을 필요로 한다. 비즈니스에서는 상대방을 설득하지 않으면 설득을 당하게 된다. 설득을 할 때는 냉철한 좌뇌로 논리적인 이성을 구사해야 한다. 파워포인트와 엑셀로 만든 다이어그램과 수치 자료가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러나 흥미로운 스토리를 가지고 설명하면 예상외로 설득이 쉬어진다. 스토리는 인간의 감성에 호소하기 때문이다.

요즘 중요한 회의에서 상대방이 두꺼운 자료를 들고 오면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많다. “자료는 덮고 이야기로 하죠. 핵심 사항을 말로 합시다.” 아마 여러분도 이런 경험을 했을 것이다. 핵심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 이것이 설득이다. 이 때 스토리는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스토리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흥미와 몰입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과 소비자 간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인 마케팅에서 스토리텔링 자체가 아주 생소한 이슈는 아니다. 우리 주위에 만연해 있는 광고, 신문 기사, 영화, 게임, 인터넷 등을 통해 부지불식간에 스토리텔링을 접해 왔다.

그러나 현재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광고나 홍보, 프로모션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보면,스토리텔링 기법을 좀더 광범위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훨씬 성공적인 마케팅을 이룰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너무 상업적이고 노골적이며 딱딱한 광고나 홍보가 많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처럼 비상업적이고 우회적이며 재미있는 마케팅 기법을 이용하면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스토리텔링에는 어떤 유형과 기법이 있는지, 어떤 기업들이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내가 여러 곳에서 강의를 하고 컨설팅을 하면서 느꼈던 점과 마케팅 아이디어를 전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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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건대, 나는 이 책을 쓰면서 나에게 잠재되어 있던 이야기꾼적인 측면을 발견하게 되었다.

학창시절부터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대학교 2학년 때 학과 선택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다. 사회과학대를 다니던 나는 경제학, 역사학, 사회학, 심리학에 모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내가 업으로 하고 있는 마케팅을 다루는 경영학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왜냐면 경영학은 종합학문이기 때문에 나중에 언젠가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학부부터 너무 바삐 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것이다.

결국 나는 경제학을 전공으로 선택했지만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 마케팅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지금, 세상사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그동안 가졌던 관심이 크게 도움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나는 이 책을 쓰면서 스토리텔링에 푹 빠져들었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농담 삼아 내 이름을 아예 ‘김민주’에서 ‘이야기’로 바꾸겠다고 말하곤 했다. 성이 ‘이’씨이고 이름이 ‘야기’이다. 물론 내 호칭은 ‘군’이다. 그래야 ‘이야기꾼’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니지만 후에 시간이 허락된다면 기업추리소설을 한 편 쓰고 싶다. 개인적으로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추리소설만큼 매력적인 이야기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몸담아 왔던 비즈니스 세계를 배경으로 기업추리소설을 직접 써보면 진정한 이야기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인기로 인해 인문학도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많아지기를 내심 기대해 본다. 인문대 출신이 졸업후 출판,방송,영화,광고 업종 등으로 많이 진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적인 수요는 예전보다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작가정신으로 인간의 감성을 능숙하게 다루는 일은 역시 인문학도의 역할이라고 믿기 때문에, 스토리텔링 마케팅에 이들이 한몫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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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반 동안 스토리텔링 마케팅 작업을 하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리드앤리더의 자문위원인 연세대 황상민 교수, 한스컨설팅의 한근태 대표, 리즈경영컨설팅의 이해익 대표컨설턴트, 그리고 스토리텔링 마케팅에 대해 대학에서 강의를 해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서울대 경영대학 이유재 교수, 연세대 생활환경대학원 이현수 교수, 건국대 상경대 이홍구 교수께 감사드린다.

인문학에서 스토리텔링 기법이 얼마나 다양하게 있는지 강의를 듣도록 허락해준 이화여대 국문학과의 류철균(필명 이인화) 교수, 그리고 스토리텔링이 코칭에도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CMOE Korea의 코칭 전문가 이영숙 소장께도 감사드린다. 또 삼성전자, KT, SK, 다음커뮤니케이션, 풀무원, 일진 등 많은 기업에서 스토리텔링 마케팅에 대해 강의할 기회를 제공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

책을 집필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우리는 수많은 사례 분석이 이루어졌다. 이마스(www.emars.co.kr)의 사례분석가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이화여대 대학원의 김예빈, 서울대 경영대학원의 이은엽, 이화여대 문헌정보학과 양혜미씨, 그리고 내가 몸담고 있는 ㈜리드앤리더의 안영민 팀장, 유성훈, 김대수, 최준연씨의 튀는 아이디어와 아낌없는 비판에 감사드린다.

이 책은 나의 세번째 책이다. 첫번째 책인 <마케팅 어드벤처>는 돌아가신 아버지와 함께 세계일주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아버지께 바쳤고 두번째 책인 <레드 마케팅>은 빨간 색처럼 더욱 정력적인 삶을 사시도록 어머니께 바쳤다. 그리고 이 책 <성공하는 기업에는 스토리가 있다>는 구연동화를 읽듯이 마케팅을 쉽게 이야기해 주고자 내 딸 시원이에게 바친다. 현재 작업 중인 다음 책은 사랑하는 내 처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김민주

* 이 저자 서문은 [성공하는 기업에는 스토리가 있다] (김민주 저, 청림출판, 2003년)에 실린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