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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 제목 : Minding the Store: A Memoir (스탠리 마커스 지음, 2001년 출간),

미국에서 상류층 사람들이 "나 지금 쇼핑하러 간다"고 말하면, 그 곳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니만 마커스(Neiman Marcus)"를 말한다. 왜 "니만 마커스"를 찾을까? 이곳에 가면 그들이 원하는 고품격 상품들을 발견할 수 있고 물건을 구입한뒤에도 후회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상품 가격은 잊혀져도 그 품질은 잊혀지지 않는다"

어떤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그 음식의 가격은 잊어도, 그 감미로웠던 맛은 잊지 못한다. 반대로 맛없는 음식을 먹었을 때는 그 맛은 잊어버려도, 그 형편없는 음식을 위해 지불한 가격은 절대 잊지 못한다. "백화점에서 물건을 구입하였을 때, 좋지 않은 품질 때문에, 지불한 가격을 기억하며 두고 두고 판매한 사람을 원망하는 일이 발생하면 그 백화점은 문제가 있는 백화점"이라는 것이 스탠리 마커스의 평소 지론이었다.

이 책의 저자인 스탠리 마커스(올1월 타계)는 니만 마커스의 창업주는 아니다. 그렇지만 창업주인 아버지의 끈질긴 권유로 들어오기 싫은 회사에 들어와 조그마한 패션 판매 회사를 국제적인 고품격 백화점으로 끌어올리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이 책은 그의 50년간 경영철학을 잘 보여준다.

◆굿 바이(buy)가 아니면 굿 세일(Sale)이 아니다

니만 마커스의 창업주 허버트 마커스의 경영 철학은 "고객이 물건을 잘 샀다 (good buy)고 생각하지 않는 한, 그 물건은 잘 판매한 것 (good sale)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스탠리는 아버지의 이러한 경영 철학을 평생의 교훈으로 삼았다. 그리하여 니만 마커스를 "고객이 가고 싶은 백화점, 고객이 물건을 구입한 후 절대 후회하지 않는 백화점"으로 만들었다.

스탠리 마커스는 다른 백화점들이 경비 절감을 이유로, 그리고 돈만 벌어들일 생각으로 시장 수준으로 전락시키는 것을 항상 못마땅해 했다. 그는 백화점은 시장과는 분명히 차별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편안하면서도 동시에 구질구질한 현실을 잊게 해주는 신비한 영화 속을 거니는 것 같은 그런 신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그의 생각을 구체화하기 위해, 고급 문화를 삶에 도입하기 위해 그는 사치품을 주로 생산하는 나라들의 고급 문화를 소개하고 모든 사람들이 선망하는 크리스마스 선물 리스트제도를 도입했다.

유통업계의 경쟁이 심화될수록 백화점은 할인점과 비슷한 영업을 하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뉴코아 백화점이 그런 유혹에 빠져서 실패했고, 반대로 현대백화점은 고품격 전략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이책의 저자 스탠리 마커스는 이러한 고품격 전략이 옳은 선택이라는 것을 웅변해준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www.emars.co.kr)>

* 이 글은 일간지 머니투데이 2002년 9월 19일자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