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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일본 도쿄를 방문했다. 3박 4일간의 이번 여행을 통해 일본인의 최근 라이프스타일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어디서든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먹거리다. 필자가 직접 가서 시식해본 음식점을 중심으로 최근 일본의 외식 트렌드를 소개한다.

우선‘일본’하면 ‘초밥’을 떠올린다. 그만큼 일본에는 회전초밥집이 많다. 내가 간 곳은 일본인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헤이로쿠(平綠)’라는 초밥집이었다. 그런데 이곳은 놀랍게도 ISO 9001 인증을 받은 곳이었다. 초밥을 만드는 과정이 깨끗하고 친환경적이라는 뜻이다. 회전초밥집으로 이 인증을 가장 먼저 받았다고 인증서를 계산대 뒤에 자랑스럽게 걸어놓았다. 이 집에는 초밥 원료의 재고가 있을 때와 없을 때마다 나무로 만든 메뉴판을 떼었다 붙였다 하도록 헀다. 또 초밥에 사용되는 생선이 어느 지역에서 공급 되고있는지 그 원산지를 벽에 있는 게시물로 보여주어 신뢰감을 주었다. 초밥 가격은 130엔과 200엔 2종류만 있고 가격별로 접시 색깔을 달리해 손님이 쉽게 계산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곳은 도쿄 롯폰기힐즈 지역에 위치한 도푸(Tofu) 카페라는 곳이다. 롯폰기힐즈 지역은 도심을 말끔하게 재개발한 지역으로 정말 가볼 만한 곳이다. 다양한 쇼핑센터, 호텔, 방송국, 미술관, 사무공간, 주거공간들이 집적되어 있는 컴팩트 시티(Compact City)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그 이름도 희한한 도푸 카페라는 곳을 발견한 것이다. 이 곳에서는 두부를 재료로 한 샌드위치, 빵, 케이크 등 간단한 요기거리를 예쁘게 만들어 판다. 두부가 건강에도 좋고 칼로리도 낮은 음식이라 20대 젊은 여성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었다. 문 앞에는 기다리는 사람들의 길이가 보통이 아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웰빙(well-being) 열풍과 함께 몸에 좋은 콩으로 만든 두유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래서 젊은 여성들의 입맛에 맞게 세련된 메뉴를 개발한다면 반응이 매우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도쿄 도심을 떠나 북동쪽에 있는 지바현은 상대적으로 인구밀도가 낮은 교외지역이다. 그런데 여기에 ‘하나마사’라는 부페식당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었다. 필자가 간 곳은 2층 건물로 1층에는 과일과 고기를 파는 슈퍼마켓이 있었고, 2층에는 부페 식당이 있었다. 가격은 아침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1인당 970엔으로 저렴했다. 오후 4시 이후에는 1,900엔이고 스시와 고기, 야채, 과일, 아이스크림 등 정말 많은 음식을 마음대로 즐길 수 있었다. 콜라 등 일부 음료만 유료이고 제한 시간은 1시간이었다. 아래층에 슈퍼마켓이 있는 이유는 음식 재료 조달이 용이하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식후에 즐기는 커피를 한번 살펴보자.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스타벅스와 같은 에스프레소 커피샵의 인기가 높다. 필자가 갔던 하라주쿠 지역의 메이지도리 길에 있던 스타벅스 커피샵에는 야후 카페(Yahoo Café)가 있었다. 현재 일본에서는 브로드밴드 인터넷 서비스가 과열되고 있는데 브로드밴드 서비스 업체인 야후가 스타벅스 매장내에 서비스 공간을 마련해 홍보를 하고 있었다.

시애틀에 본사가 있는 툴리스(Tully’s)도 눈에 띄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스타벅스와 시애틀즈 베스트 커피와 함께 미국의 주요 커피 브랜드인 툴리스는 우리나라에도 진출 예정인데 일본에서는 이미 많은 인기를 끌고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편의점이 많지만 일본이야말로 편의점의 천국이다. 일본에서 가장 강력한 1위업체는 세븐일레븐이고 그다음으로 패밀리마트, 로손, ampm, Ministop이 뒤따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삼각김밥이 편의점의 효자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듯이 일본 편의점에서는 오니기리(주먹밥)가 효자상품이다. 세븐일레븐의 오니기리 판매수량은 2003년 12월 현재 10억개를 육박하고 있다.

항상 그렇지만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우리의 눈을 확 뜨게 해준다. 여행을 가기 전에는 시간과 금전적 비용 때문에 한참을 망설인다. 그러나 막상 여행을 다녀오면 항상 기분이 고양되고 즐거워진다. 필자 역시 국내에만 있었다면 볼 수 없고 직접 느낄 수 없는 것들을 체험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들로 충만해져서 귀국했다. 자, 여러분도 여행을 떠나세요.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emars.co.kr)

* 비즈니스주간지 비즈넷타임스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