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Knowledge is Power

3D 하면 예전에는 나쁜 의미로 쓰였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에게 좋은 의미로 다가서고 있다. 과거에는 3D가 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이제는 디지털, DNA 그리고 디자인을 의미한다.
　
디지털은 정보통신혁명을, DNA는 바이오 혁명을 일으켰다. 디자인은 종전부터 진행되어왔기 때문에 혁명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겠지만 갈수록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높은 부가가치에 허덕이는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

상품의 품질이 엇비슷해지면서 디자인이 기능적인 사용 편의성과 감성적인 소구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회사에서 디자이너에 대한 인식 또한 커지고 있다.

종전에는 디자이너가 일종의 기술자로 취급되어 회사의 중요 정책 과정에 관여를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더구나 브랜드 아이덴티티, 기업 아이덴티티가 중요해지면서 더욱 발언권이 커지고 있다.
　
디자이너는 예전과 달리 대기업에서 직원으로 근무를 하거나 별도로 독립된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 것에만 그치고 있지 않다. 디자이너가 직접 인테리어를 해 사업을 하기도 한다. 청담동의 한 태국 요리점은 유명한 레스토랑 디자이너가 다른 음식점 인테리어를 해주다가 대기업의 편드를 받아 오픈한 곳이다.
　
우리는 노래방 하면 어두운 방만 다닥다닥 붙은 밀폐공간이 생각난다. 하지만 홍대 부근의 한 노래방은 깔끔하고 편안하고 세련미가 넘치는 놀이공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인테리어 사업을 하던 분이 카페 인테리어를 해주다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노래방을 직접 만들어 운영하게 된 것이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노래방의 좋은 고급 차별화 시도다. 이처럼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직접 다른 분야의 사업에 뛰어드는 경우도 있다.
　
이태리에는 튀는 디자인으로 유명한 생활용품 회사인 알레시는 자체적으로 디자이너를 고용하지 않고 외부의 프리랜서 디자이너들과 작업을 한다. 예를 들면 프랑스의 유명한 디자이너인 필립 스탁이 디자인을 하고 알레시가 상품을 만들어 판매한 다음 판매액을 일정 비율로 서로 나눈다. 창의성과 자유분방함을 선호하는 디자이너에게 아주 좋은 정책이다.
　
그리고 이제 디자인은 전문적으로 디자인 공부를 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프라다의 미우치아 프라다도 원래 여권운동가이며 정치학 박사 출신이다. 가업을 물려받아 패션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피에 흐르는 디자인 감각이 발동해 프라다를 다시 반석위에 올려놓았다. 이제 디자인은 실기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컨셉이다.
　
디자인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 헤어 디자이너, 인테리어 디자이너, 푸드 디자이너 등 디자이너는 자꾸 전문화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적인 디자인 과정을 밟아야만 디자이너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찌 생각하면 디자이너가 되기 전에 다양한 삶을 사는 게 디자이너가 되기에 더 좋을 수도 있다. 우리 모두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 CEO도 회사의 진로를 설계하는 사업전략 디자이너다. 그렇지 않은가?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이사 겸 emars.co.kr 운영자

* 이 글은 경제일간지 머니투데이(2004년 3월 2일자)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