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Knowledge is Power

요즘 창조성과 상상력을 강조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노동력과 물적 자원의 투자만으로는 부가가치가 별로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규 사업이나 마케팅, 디자인 아이디어를 얻어 부가가치를 올리기 위해 상상력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기업에 새로운 인력이 들어와서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도 있지만 기존 인력도 회사 분위기가 바뀌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멋진 아이디어가 속출할 수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미국에서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 Corp.)라는 혁신적인 보험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개인의 위험도가 높아서 다른 보험업체로부터 가입을 거절당한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해 인기 몰이를 했다. 또 위험도가 매우 높은 오토바이 보험에도 진출해서 성공을 했다.

이회사는 1-800-Autopro에 전화만 걸면 다른 보험상품의 보험료를 비교해주는 견적 서비스를 포함하여 많은 혁신적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매우 특이하게도 1970년대부터 미술품 컬렉션을 통해 직원들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키우려는 남다른 노력을 해왔다.
　
이 회사의 CEO였던 피터 루이스는 평상시에 접하는 미술품이 그걸 보는 사람들의 머리를 휘저어 새롭게 생각하도록 한다는 것을 믿었다. 그래서 그는 매년 50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튀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모으기 시작했다. 젊은 무명 작가들의 작품이었기에 적은 돈으로 많은 미술품을 구입할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프로그레시브사의 이러한 미술품 투자는 무명작가를 지원해주는 효과가 있고 그 무명작가가 나중에 유명해지면 기업의 자산가치를 늘리는 효과도 있다.
　
이 회사의 CEO는 직원들이 자신의 사무실에 원하는 작품을 마음대로 걸어 놓을 수 있도록 했다. 시간이 지나 작품이 지루해지면 작품의 위치를 바꿀 수도 있게 했다. 이처럼 그림들을 마음대로 걸어놓고 볼 수 있게 한 이후 이 회사에서는 혁신적인 보험상품들이 더욱 쏟아져 나오게 되었다.

여기저기 걸려있는 미술품이 회사 분위기와 기업 문화를 알게 모르게 바꾸어 직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 것이다. 프로그레시브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은 현재 6천여 점이나 되며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품 컬렉션이 되었다.
　
요즘 우리나라에 문화 마케팅을 하는 기업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 마케팅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 내부 고객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부 직원의 생산성 증가가 얼마나 중요한가는 기업체를 운영해본 사람들은 너무나 잘 안다. 문화적인 방법을 이용하면 창의성과 상상력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이 크게 늘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스페인 화가로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가 있다. 사람들은 초현실주의의 대표격인 달리를 괴짜, 기인, 광대, 쇼맨, 천재로 부른다. 나뭇가지에 걸친 늘어진 시계와 무스를 발라 콧수염이 위로 바짝 올라간 모습이 그의 심볼이다.

그는 그림에만 머물지 않고 조각, 패션, 가구, 설치, 사진, 보석, 향수, 영화로까지 그의 활동영역을 넓혀 전방위 예술가로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다. 한마디로 상상력의 결정체다. 올해 전세계적으로 달리 전시회들이 개최되고 있는데 회사에 그림이 별로 없어 상상력의 빈곤을 느낀 분들은 달리 전시회 같은 곳에 가서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보면 좋을 것이다.

리드앤리더 대표 겸 이마스(www.emars.co.kr) 운영자

본 원고는 경제일간지 머니투데이 (2004년 4월 14일자)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