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Knowledge is Power

흑맥주? 하면 어떤 맥주 브랜드가 제일 먼저 연상되는가? 물론 기네스 맥주다. 정말 새까맣고 걸죽하기 때문에 한약이 생각날 정도다. 서울 조선호텔에 있는 아일랜드 바인 오킴스에 가서 맥주 메뉴를 보면 역시 아일랜드 맥주인 기네스를 가장 먼저 소개하고 있다. 가격은 비싸지만 다른 맥주와는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컬러와 맛 때문에 인기가 좋다.

창립주 아서 기네스가 지금으로부터 245년전인 1759년에 회사를 설립했을 때에는 다른 양조장처럼 평범한 에일 맥주를 만들었었다. 그러나 1799년부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해 커피 원두처럼 까맣게 구운 맥아를 사용하여 흑빛이 나는 기네스 흑맥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로부터 ‘흑맥주 하면 기네스’할 정도로 포지셔닝에 성공한 것이다. 선점효과 덕분이다.

그러나 기네스의 세계적인 유명도에 비해 국내에서 흑맥주 기네스를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흑맥주 자체가 아직 생소하며 그래서 주로 찾는 소비자층이 두텁지 않다. 흑맥주는 여전히 독특한 진한 맛을 원하는 일부 마니아층의 맥주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기네스 흑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도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국내 시장 상황에서 기네스사가 본격 마케팅을 하려면 어떤 방안이 있을 수 있을까?

우선, 기네스 맥주와 기네스 북을 연계시켜 마케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사람중에 기네스 레코드 북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 사실 기네스 북은 기네스 사가 자사의 홍보를 위해 만든 마케팅 툴이었는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기네스 맥주를 광고 혹은 홍보할 때 기네스북을 강조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둘째, 국가 마케팅을 하면 된다. 기네스는 아일랜드라는 국가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아일랜드는 선진국 이미지의 국가는 아니지만 지난 10여년 동안 개방정책으로 외국의 투자가 늘어 고성장한 국가중의 하나다. 오킴스(O’Kim’s)의 O'가 아일랜드 풍이라는 것을 짐작케 하지만 아일랜드 바인 오킴스와 공동마케팅을 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겠다. 예를 들면 아일랜드의 독립기념일인 세인트 패트릭 데이(St. Patrick's Day)에 오킴스와 기네스가 공동마케팅을 하다면 매우 좋은 이벤트가 될 것이다.

셋째, 타겟 고객은 남성으로 계속 유지해야 한다. 특히 남성고객중에서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적극 마케팅을 해야 한다. 여성 소비자들은 맛이 쓰고 진할 뿐 아니라 남성스러움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흑맥주에 대한 일종의 거부감이 있다. 그러나 기네스는 남성과 여성을 모두 잡으려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더구나 요즘 신세대들은 그냥 맥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어떤 브랜드의 맥주를 마시느냐를 따진다. 해외에서 수입된 각종 맥주를 파는 웨스턴 바(Bar)를 표방하는 술집이 늘어나면서 맥주의 종류를 따지는 소비자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흑맥주의 대명사로 이미 알려져 있는 기네스는 이런 점에서 매우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남성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매력적인 여성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마침 이름이 같으면서 국내 남성들에게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기네스 펠트로(Gwyneth Paltrow)라는 여배우가 있다. 기네스사가 이 여배우를 광고 모델로 하면 어떨까? 철자는 다르지만 발음이 같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인 광고전략이 될 것이다.

자! 그럼 기네스가 앞으로 국내에서 인지도 제고와 매출 증대를 위해 어떤 마케팅을 펼치는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