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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웰빙(well-being)이 한창 화두이다. 웰빙 하면 어떤 것들이 머리에 떠오르는가. 유기농, 두부, 채식, 허브, 검은콩 우유, 적포도주처럼 먹는 것이 생각나는가.

아니면 반신욕, 스파, 발마사지, 피트니스센터처럼 몸 관리하는 것이 생각나는가. 공기청정기처럼 주거환경과 관련된 것이 생각날 수도 있다.

또 요가, 명상, 단전호흡 같은 정신적인 수양이 생각날 수도 있다. 아니면 자연주의 화장품, 건강 속옷처럼 뷰티나 의류 관련 제품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 방면을 잘 아는 분이라면 패스트푸드의 반대 개념인 슬로우푸드(Slow Food) 운동이나 성공이나 출세를 잊어버리고 저속 기어로 느긋하게 살자는 다운시프트(downshift)가 얼핏 연상되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웰빙이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만 너무 추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는 점이다. 에어컨은 이제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렸지만 사실 매우 이기적인 가전이다.

왜냐하면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는 실내는 시원하지만 그 건물의 외부에서는 오히려 더워지지 않은가. 그리고 공기청정기가 설치되어 있는 실내에서는 공기가 깨끗할 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실외로 나가는 즉시 나쁜 공기의 포로가 되고만다.
　
그래서 자신만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다보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경우가 많다. 또 시야를 조금만 넓혀 사회 환경을 쳐다보면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우리는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이슈에 대해 국가나 기업이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소비자도 상품 구매를 통해 사회적 문제점을 얼마든지 고쳐나갈 수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외국에서는 로하스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부상하고 있다. 로하스(LOHAS)란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앞자를 조합해 만든 합성어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은 물론, 지구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말한다. 기업만 지속가능 경영을 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도 지속가능 소비를 추구한다는 이야기다.
　
로하스 저널에 의하면 미국에서 로하스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인구의 비중은 32%에 이르고 있다. 2002년의 25%에 비하면 7%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어떤 사람이 로하스족일까. 성별로 보면 여성이 61%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연령과 학력은 평균 이상이지만 소득은 평균 수준이다. 그러니까 로하스는 보보스족과는 달리 특별히 상류층이 아니라 의식있는 중류층이다.
　
로하스족은 자신의 이념에 부합하는 상품은 적극 구매하고 이념에 상반되는 제품은 구매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구매하지 못하도록 캠페인을 벌이는 적극성도 겸비하고 있다. 소비자 개개인은 미력할 지 모르지만 하나의 집단으로 보면 매우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선거에 있어서는 유권자로서 투표를 통해 정치를 바꿔나가고 있듯이 경제에 있어서는 소비자로서 구매 행위를 통해 경제를 바꿔나갈 수 있다. 한마디로 소비자 주권시대이다. 불량 만두 문제가 최근 화두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 다시 잊어버릴 지도 모른다.

친환경제품을 적극 구매하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환경 오염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결국 소비자가 문제다. 소비자가 똑똑치 못하면 우리나라는 1만 달러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삶의 질도 개선되지 못한다.

소비자여! 구매 행위로 자신의 존재를 기업에게 확실히 알리고 사회환경 개선에 중요한 일익을 담당하자. 그리고 기업은 소비자 단체를 포함한 NGO를 적으로 간주하지 말고 이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상품에 반영하지 않으면 안된다.

김민주 (주)리드앤리더 대표 겸 이마스(emars.co.kr)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