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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가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마스의 김민주 대표입니다.

저는 지난 주말에 남도에 다녀왔습니다. ‘남도’란 전라남도를 말하지요. 토요일에 서울에는 비가 많이 오고 일요일에는 황사가 많이 끼었는데 토요일 남도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여행을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다. 토요일에는 광주시 바로 북쪽에 위치한 담양군 창평에 갔습니다.

전남 담양군의 창평에 있는 삼지내 마을은 슬로시티로 지정된 곳이죠. 이 곳은 전통 음식으로 유명한데 창평 국밥과 창평 쌀엿이 특히 유명합니다. 삼지내 마을에는 돌담길로 유명한데 집 대문에 쌀엿을 주문할 수 있도록 휴대폰 번호가 찍힌 광고가 새겨져 있더군요. 나무로 된 정문에 다소곳이 새겨진 전화번호를 보니 전화를 걸어 주문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 곳에는 고가들이 많이 있었는데 보존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더 개선되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오겠더군요. 골목 길 공사를 하느라 굴착기 소리도 요란했습니다.

담양에 있는 소쇄원에도 갔는데 조선 중기인 1519년에 조성된 정원이죠.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인해 사약을 마시고 죽자 그 제자인 양산보가 세속의 뜻을 버리고 낙향하여 고향인 창암촌에 소쇄원을 만들었습니다. 이 곳은 조선 중기 사림문화를 이끈 인물의 교류처 역할을 하며 크게 명성을 떨쳤죠. 정철, 고경명, 김인후, 송순, 임억령이 이 곳에 자주 온 사람들입니다. 소쇄원 안에는 계곡도 있고 대나무 숲도 있었습니다. '소쇄'란 '맑고 깨끗하다'는 뜻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소쇄원의 대표 건물은 제월당과 광풍각인데, 제월당은 '비개인 하늘의 상쾌한 달'이라는 뜻이며, 광풍각은 '비갠 뒤 해가 뜨며 부는 청량한 바람'이라는 뜻이더군요.

담양에 있는 메타세콰이어 길도 갔는데 사람들이 꽤 많더군요. 이 길이 외국에도 많이 알려졌는지 외국인도 많더군요. 여러 명이 바퀴를 발로 굴리는 인력거 형태의 차도 있는데 탑승자들이 괴성을 지르며 즐거워 하더군요. 길 옆 여기저기에 있는 벤치에 앉아 메타세콰이어 나무 밑에서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멋진 풍광을 보니 기분이 아주 상쾌했습니다. 그런데 개울에 움츠리고 있던 황소개구리도 보았는데 황소개구리의 피부 색깔이 근처 색깔과 정말 비슷하더군요.

그 다음 날에는 월출산 아랫자락을 경유해 강진으로 향했습니다. 월출산은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릴 정도로 빼어난 산세를 자랑합니다. 월출이라는 말은 산에 달이 떠오른다는 의미죠. 강진군과 영암군 사이에 위치한 이 산 인근 지역은 국립공원으로 1988년에 지정되었는데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에 마지막인 20번째로 지정되었더군요. 이 산 밑에는 무위사가 유명하고, 월출산에는 기가 많다 하여 기찬랜드가 테마파크로 조성되어 있는데 시간이 부족해 들르지는 못했습니다.

강진 월출산 인근에는 (주)태평양의 계열사인 (주)장원산업이 운영하는 녹차생산단지인 강진다원이 있는데 이 곳에는 가보았습니다. (주)태평양은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선구적으로 차 재배에 뛰어들어 1979년에 설록차를 탄생시킨 바 있지요. 태평양이 재배하는 차 품종은 대부분 일본품종인 야부키타 종이고 일부만이 국내 재래종입니다. 강진다원에는 꼭 한번 가보세요. 규모는 크지는 않지만 멋진 경관과 매우 상쾌한 느낌을 맛볼 수 있습니다. 지난 겨울에 한파가 몰아 닥쳐 차나무들이 많이 죽었는지 색깔이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강집읍내에는 영랑 생가가 있습니다. 영랑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서정시인 김윤식이죠. ‘모란이 피기까지는’, ‘오매 단풍 들것네’ 라는 시 모두 아시죠? 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매년 영랑 문학제를 개최하는데 제가 강진을 방문했을 때 제7회 영랑백일장 대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초중고 학생, 대학생, 일반인들이 다양하게 참가할 수 있는데 영랑 생가의 이곳저곳에 앉아 글을 쓰고 있더군요. 올해에 우수한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매 단풍 들것네’ 시 한편을 보시겠어요? 여기에서 ‘오매’는 놀랍다는 의미의 전라도 사투리죠.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 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

다산이라는 이름은 조선 중기 실학파 거두인 정약용이 차 마시기를 즐겨해 후세에 유배 마을 사람들이 붙여준 이름입니다. 정약용은 강진에서 18년이나 유배생활을 했는데 이 중에 10년 동안 다산초당에서 머물었죠. 아래 입구에서 경사가 좀 심한 흙길을 따라 10분 정도 올라가야 다산초당이 있습니다. 초당 인근에는 대나무 숲과 적송 숲이 많더군요. 다산초당은 원래 기와집이 아니라 초가집이었는데, 기와집으로 복원했습니다. 여기에는 동암, 서암, 천일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삼남대로를 따라가는 정약용의 남도유배길도 있더군요. 나중에 시간을 따로 잡아 유배길을 터벅터벅 떠날 생각입니다.

네델란드 동인도회사 소속으로 배를 타고 일본으로 가려다가 난파당해 제주도에 표류된 헨드릭 하멜을 많이 아실 겁니다. 그는 조선에서 13년 동안 살았고, 그 중에 7년을 전남 강진 병영에서 살았습니다. 통영은 조선 해군의 본거지였다면 병영은 조선 육군의 본거지였죠. 강진은 하멜의 고향인 네델란드 호르쿰시의 협조를 얻어 강진 병영 부근에 하멜기념관을 조성했지요. 2년 전에 만들어진 이 기념관은 상당히 신경을 써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인근 병영 성은 예산 부족으로 아직 제대로 복원이 되지 않았는데 앞으로 사람들이 많이 오는 관광지가 되겠더군요.

강진 동쪽에 있는 장흥은 자타가 인정하는 표고의 고장이죠. 표고버섯이 그만큼 많이 나오기 때문인데, 우리나라 표고버섯 생산량의 거의 70%를 생산합니다. 이곳은 인근 다른 지역에 비해 도로 사정도 많이 안 좋았고 전기, 수도 사정도 좋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현재 문명시설이 늦게 들어오고 있는 외딴 지역이죠. 그래서인지 장흥군 유치면은 슬로시티로 인증을 받았습니다. 바로 인근에 장흥댐이 있는데 우리나라 전체 댐 중에 수질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들어 남도로 첫 여행을 떠났는데 즐거운 나들이였습니다. 나에게 강진 나들이는 일생 처음이었는데 인상이 매우 좋아 다시 시간을 잡아 정밀 여행을 해볼 생각입니다. 월출산 밑의 무의사에도 가보고, 청자박물관에도 가보고 미항으로 알려진 마량 항구에도 가봐야죠. 특히 정약용의 남도유배길도 걸어서 가볼 생각입니다. 여러분도 남도 나들이 한 번 가보세요.

지난 주에는 스타벅스커피의 하워드 슐츠 회장이 서울에 와서 강연을 했는데 이곳에 가보았습니다.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렸는데 2008년 스타벅스커피가 위기에 빠졌을 때 그가 CEO로 8년만에 복귀해서 현재까지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는지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청중 질문도 있었는데 어떤 청중은 한국에서 카페베네가 스타벅스커피를 제쳤는데 대응전략이 무엇이냐고 당차게 물어보더군요. 또 어떤 청중은 하워드 슐츠와 친구가 되고 싶다고도 외쳤어요. 역시 청중은 예측 불가능합니다.

하워드 슐츠 CEO의 최근 근황과 노력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많은데, 제가 스타벅스 커피의 최근 위기 극복 과정에 대해 글을 써서 emars에 올리려고 합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그럼, 한 달 후에 또 뵙겠습니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이사 겸 이마스(emars..co.kr) 대표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