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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스(emars.co.kr) 사례분석가 여러분 안녕하세요.
리드앤리더의 김민주 대표입니다.

구정이군요.
서울에 계시나요? 지방에 계시나요? 외국에 계시나요?
분명히 이 세가지 중 하나겠죠?

저는 이번 구정 때 서울에 있습니다. 대신 환상의 여행을 하기 위해 오늘 ‘걸리버 여행기’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사실 이 영화를 보고 저는 좀 실망했습니다. 더 많은 것을 기대했는데 말입니다.

이 영화는 원래 18세기 초 조너선 스위프트가 쓴 풍자소설 ‘걸리버 여행기’를 토대로 현대적으로 각색한 영화입니다. 다니엘 디포가 쓴 로빈슨 크루소 소설을 현대적으로 각색하여 ‘캐스트 어웨이(Cast away)’ 영화가 나온 것과 비슷합니다.

이 두 소설의 저자인 다니엘 디포와 조너선 스위프트는 알고 보면 원저자가 아닙니다. 로빈슨 크루소는 실제로 납치되어 남태평양의 어떤 섬에서 감금되었던 스코트랜드 선원 알렉산더 셀커크가 쓴 글이고, 걸리버 여행기는 실제로 항해했던 레뮤엘 걸리버가 쓴 글이기 때문입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일반인이 글을 쓰면 사회적으로 인정을 못받았기 때문에 이름 있는 사람의 이름으로 출간되곤 했지요. 지금이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이야기죠. 좌우간 이 두 여행기는 모두 해양 표류기에 해당되므로 영국이 해양국가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고 있습니다.

걸리버 여행기 영화를 보고 나서 곧장 서점에 가서 책을 샀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한번 읽어 보자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알고 보니 소인국인 릴리퍼트(Lilliput)는 지금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의 남서쪽에 위치한 섬나라이더군요. 디스커버리 케이블의 다큐멘터리에도 가끔 나오지만 이 지역에는 왜소한 사람들이 실제로 살았는데 이 여행기에서는 실제보다 훨씬 작은 사람들이 사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거인들이 사는 대인국인 브롭딩낵(Brobdingnag)은 북아메리카 대륙의 동쪽에 붙어 있는 나라입니다.

조너선 스위프트의 이 여행기는 출간되고 나서 당시 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했다고 하여 정치적으로 상당히 탄압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대중적인 인기가 상당하였기 때문에 원고 상당 부분이 삭제되어 재출간되기도 했지요. 하물며 나중에는 정치적 색채는 아예 제거되어 동화 형태로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아시죠? 우리가 아는 동화가 처음부터 어린이용으로 써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시죠? 프랑스의 샤를 페로가 사람들 사이에 구전되어 오던 이야기를 취합한 17세기 말에 만든 ‘교훈을 곁들인 옛날이야기’도 그렇고, 독일의 그림 형제가 19세기 초에 취합해 만든 ‘그림형제 동화집’도 마찬가지죠. 어른을 대상의 이야기에서 잔인한 부분을 삭제하고 순화한 것이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동화입니다. 덴마크의 안데르센이 쓴 동화 130여 편도 알고 보면 당시 사회를 상당히 풍자했죠.

이번 구정 연휴에 MBC-TV에서 세시봉 콘서트가 이틀에 걸쳐 방영되더군요. 재미있게 봤는데요. 1970년대 가요계를 풍미했던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씨가 같이 나와 자신들이 부른 인기곡들이 어떻게 하여 탄생했고 또 그 노래들을 멋지게 해주어 매우 즐거웠습니다. 당시에 자신들의 노래가 어떤 연유로 금지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는데 이런 금지와 탄압이 단기적으로 보면 고생이지만 길게 보면 오히려 작품의 생명력을 길게 해주지요. 여러분도 일시적인 고생을 나쁘게만 보지 마세요. 기~~~일~~~게 보세요.

그럼, 한 달 후에 다시 뵙겠습니다.

리드앤리더 대표 김민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