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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유엔미래보고서2

부제 : 2020년 위기와 기회의 미래
저자 : 박영숙, 제롬 글렌, 테드 고든
출판사 : 교보문고
출간일 : 2009년 12월

매년 연말연초가 되면 미래예측에 대한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온다. 가까운 미래부터 포함하여 먼 미래까지 예측은 다양하다. 가까운 미래 예측은 곧 주목 받을 금융상품과 히트상품, 그리고 유행, 라이프스타일에 집중되는 반면, 좀 먼 미래 예측으로는 환경, 인구, 고령화, 신기술에 집중된다. 특히 올해는 2010년이라 좀 먼 미래에 대한 책들이 더 다양하게 선보였다. 지금으로부터 10년 후인 2010년에 대한 미래예측서가 권위 있는 전문가 모임으로부터 나왔다. 바로 [유엔미래보고서2]이다.

이 책은 미국의 워싱턴에 위치한 글로벌 미래연구 싱크탱크인 밀레니엄 프로젝트에서 나왔는데, 이 기관은 유엔을 비롯하여 유엔 산하의 여러 연구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세계 갈등 및 문제해결 방안을 연구하는 단체다. 이 단체는 향후 20년을 이끌어갈 신경제 키워드를 35가지 제시했다. 어떤 키워드들이 포함되어 있을까?

우선, 노조가 사라진다. 기업을 운영하는 분들에게는 희소식이다. 공장을 비롯한 제조업의 위상이 자꾸 추락하면서 노조의 수나 조직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구촌의 노조는 절반 이상 소멸했다. 미국 노조의 경우 1980년에는 가입 근로자가 23%였으나 2008년에는 8%로 떨어졌다. [세계의 노조] 책을 보면 세계에서 노조 활동이 최고조에 달한 나라는 한국과 남아공이다. 노조 활동으로 일하지 않는 일수가 일년에 111일이나 되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노동 문제를 연구하는 전문가 모임인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노조 갈등 때문에 직장폐쇄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책 [유엔미래보고서2]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노조는 앞으로 10년 후면 거의 소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과연 그렇게 될까?

급격한 고령화가 큰 이슈인데,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혼자 살다가 죽어 방치되는 경우가 요즘도 많이 발생하는데 이런 독거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그룹하우스가 유행하고 있다. 노부부의 한쪽이 죽으면 남은 한 명이 같은 과정으로 남게 된 다른 노인과 함께 살면서 집 한 채는 팔아 돈을 나누고 서로 공동생활을 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85세 이상 노인이 2006년 1.8%였는데 2050년이 되면 5%로 늘어난다. 그룹하우스를 포함하여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하는 절박한 이유다. 앞으로는 별도의 실버타운이 필요 없게 될 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노인들이 도시 여기저기에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출산율 하락은 최근만의 현상은 아니다. 호주는 각 가정이 2명 이상 아이를 낳도록 하기 위해 ‘플레이 투업(play 2up)’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호주의 메모리얼데이에 군인들이 동전을 던져 앞뒤를 맞추는 게임을 플레이 투업이라고 불렀었는데, 메모리얼데이에 2명 이상 아이 낳기 운동을 하자는 뜻으로 이 용어의 내용이 변질되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인지 호주의 출산율이 1.72명에서 1.76명으로 늘어났다. 옥스퍼드 인구문제연구소의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지구촌에서 사라지는 최초의 국가로 한국을 꼽았다. 현재 추세대로만 가면 2305년에 한국에는 남자 2만 명, 여자 3만 명이 남게 되기 때문이다.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민을 많이 받으려고 하지만 아주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아니다. 유전자 변형으로 피부색, 머리색, 눈 색깔, 체형, 지능까지 조절하여 아이를 낳게 하는 디자이너 베이비(designer baby)라도 낳도록 허용해야 하는 것일까? 실제로 디자이너 베이비는 2003년에 영국에서 탄생한 바 있다.

출산율이 이렇게 낮은 이유 중의 하나는 과도한 교육비에 있다. 교육개혁에 대해 토론은 많이 하지만 여러 이해관계와 의견수렴의 어려움 때문에 제대로 진척되고 있지 않다. 그런데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들어 현재까지 국어, 수학, 과학, 지리 등으로 구성된 초중등학교의 교과목을 대폭 개편했다. 어떻게 바꾸었을까? 문제해결 능력, 의사결정 능력,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 의사소통 능력, 팀워크, 리더십 등으로 바꾼 것이다. 이런 교과 개편은 핀란드를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수년 전부터 영어로 수학과 과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인터넷의 모든 과학기술 정보가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영어 도입을 미루고 있는데 앞으로 10-20년 후면 그러한 결정이 옳았는지 틀렸는지 판가름 날 것이다.

앞으로는 바다와 해조류의 역할이 크게 올라간다. 바닷물이 차세대 자원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도 1만 종 이상의 식물이 염수에서 자랄 수 있어 향후 해수 농업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다. 해수 농업이 좋은 이유는 농업용수가 부족한 불모지에서 농업생산을 할 수 있어 고용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또,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디젤연료를 만들 수 있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억제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소모적인 정쟁만 하고 있어 국민들의 원성이 높다. 그래서 국회를 중심으로 한 의회민주주의, 즉 간접민주주의가 위기에 닥쳤다는 우려가 많다. 국민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가 본격 도래할 가능성은 없을까? 충분히 있다. 사람들이 예전에 비해 훨씬 똑똑해졌고, IT기술의 발전으로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방법들이 구현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네티즌들이 민주주의 2.0을 전개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자극받아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심기일전 하기를 바란다.

요즘 높은 실업률은 국가적으로 초미의 관심사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원하는 인기직업 외에 앞으로 새롭게 뜨는 직업들을 다양하게 제시하여 취업희망자들이 그런 방면으로 가도록 유도하면 어떨까? 1인 창조기업을 정부가 추진 중인데 보다 본격적인 직업 제시가 필요하다. 이 책을 보면 20년 후인 2030년이 되면 가장 각광받을 직종들이 나온다. 소셜 네트워킹 전문가, 개인 브랜드 홍보 전문가, 쓰레기 데이터 관리자. 노화 예방 매니저, 기억력 증강 내과의사, 아바타 매니저, 시간 브로커, 건축물 투어가이드, 질병검역 관리자, 가상현실 창조자 등 이름도 다양하다. 미리미리 새로운 직업에 도전해 보자.

이 책 [유엔미래보고서2]는 앞서 말한 밀레니엄 프로젝트 내의 전문가들이 각 분야별로 10년 후를 예측해 포럼에서 발표하고 유엔 등에 보고하는 보고서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이라고 미래를 모두 잘 맞추는 것이 아니다. 이 책에 나오는 여러 미래예측을 보고 나름대로의 판단을 하여 취사선택하기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나름대로 예측을 추가해보기 바란다. 바로 여기에 독자 여러분만의 기회가 생길 지 모른다.

글: 김민주 (리드앤리더 컨설팅 대표 겸 이마스(emars.co.kr) 대표운영자)

* 이 글은 교보문고의 북모닝CEO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