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저주를 하고 저주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 (2014-10-11)


 
  저주!!! 웬지 어두운 느낌이다. 어떤 사람이나 일이 앞으로 잘 되지 못하도록 악의를 가지고 내뱉는 말이 저주다. 저주는 우리가 잘 아는 카산드라의 저주처럼 신화나 동화에도 자주 등장하지만, 우리가 사는 현대 사회에서도 '펠레의 저주'를 비롯하여 자주 등장한다.

사람들은 왜 저주를 할까? 우선, 자신이 상대편에 의해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당하면 상대편을 원망하게 되어 상대편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이런 원한 해소 차원에서 저주가 나온다. 아메리카 인디언 추장인 테쿰세가 자신의 부족이 미국인들에 의해 정복당하고 자신도 죽게 되자 앞으로 미국 대통령이 연달아 죽게될 것이라고 1811년에 저주를 내렸다. 그 후 링컨, 가필드, 맥킨리, 케네디 대통령이 실제로 암살당했고, 해리슨, 하딩,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직무 중에 사망했다.

둘째, 직접적인 원한은 없지만 경쟁에서 기필코 이기기 위해 저주를 하는 경우가 있다. 조선 숙종 당시 장희빈은 왕비였던 인현왕후를 끌어내리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궁궐 안에서 인현황후 모양을 한 지푸라기 인형을 만들어 화살을 쏘곤 했다. 그리고 음모성 저주를 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이를 대세로 받아들여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려고 했다.

셋째, 어떤 사람들은 원한이 없이 실제 사실을 가지고 어떤 대상에 대해 말을 하는데 이것이 상대편 입장에서는 저주로 오해받기도 한다.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은 사람들은 상당수가 이혼에 이른 경우가 많은데 이를 오스카의 저주라고 부른다. 이것은 누구를 저주하는 목적이 아니라 통계적으로 나온 경우인데 이러한 저주는 오스카 상을 받은 사람에게는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된다. 노스트라다무스 대예언처럼 미래를 미리 볼 수 있는 선지자 능력을 가진 사람이 인류 대멸망에 대해 이야기 하면 그것이 후대 사람에게 저주로 묘사되기도 한다.

넷째, 사람들이 저주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사람들이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밉더라도 상대방에게 실제로 해코지를 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해코지 행동을 실제로 하면 상대방으로부터 반격을 받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행동보다는 드러나지 않는 말로 상대방에게 저주를 퍼부음으로써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한다.

그러면 왜 사람들은 이러한 저주에 대해 관심이 많을까?

첫째, 저주는 일종의 예언성 스토리다. 예언은 영어로 포춘텔링(fortune telling)인데, 진위 여부와 관계 없이 스토리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둘째, 좋게 되기를 비는 예언을 하는 축복(bless)와는 반대로, 나쁘게 되기를 비는 예언인 저주는 듣는 사람들의 보호 본능에 더 호소한다. 사람들에게는 본능적으로 공포감과 불안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러한 저주가 혹시 자신에게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가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사람들은 살면서 좋은 말도 많이 듣지만 나쁜 말에 대해서는 자신의 머리에 기억되는 각인 효과가 높다.

셋째, TV나 주요 신문, 포탈 같은 대형 미디어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소재를 원하고 특히 이것을 헤드라인으로 장식하기를 원한다. 이들의 헤드라인 때문에 저주 이야기는 더욱 멀리 넓게 빨리 퍼진다.

넷째, 저주는 화제가치(talk value)가 높다. 서로 만나서 이야기 하기에도 화제거리로 부상하기 쉽고 블로그, 문자메시지,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SNS 미디어를 통해 전파하기에도 좋다.

간단히 말해, 저주는 나쁜 징조의 스토리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스토리에 관심을 가지고 더구나 나쁜 스토리에는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렇다고 관심을 끌려고 저주를 남발하다가 오히려 역공을 당할 수 있다. 소송을 당할 수도 있고, 심각한 이미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저주를 만들려는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