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장비의 라이벌 기업 : 캐터필러 vs 코마츠 (201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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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장비의 라이벌 기업 : 캐터필러 vs 코마츠>

군대 기갑부대에서 사용하는 묵중한 탱크를 보면 트랙이 바퀴들을 둘러싸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트랙 덕분에 탱크는 바퀴가 진흙에 빠지지 않고 앞으로 힘차게 전진한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과 미군이 장갑 탱크를 사용하여 전투에서 큰 효과를 얻었다. 그런데 이런 트랙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생겨났을까? 바로 미국 캘리포니아의 농기구 제작 회사인 홀트매뉴팩처링컴퍼니(Holt Manufacturing Company)의 트랙형 트랙터(Tractor)를 활용한 것이었다.

홀트매뉴팩처링사를 창업한 벤자민 홀트(Benjamin Holt)는 1904년 증기로 움직이는 트랙형 농기구를 개발했는데, 자신이 만든 트랙이 온몸을 움츠리며 움직이는 애벌레를 닮았다 하여 자신의 트랙터를 캐터필러(Caterpillar)라 불렀다. 홀트매뉴팩처링은 1925년에 장비회사인 C. L. 베스트트랙터 회사와 합병한 후 회사 이름을 캐터필러트랙터 사(Caterpillar Tractor Company)로 아예 바꾼다.

캐터필러는 1931년 디젤 엔진을 이용한 트랙터 개발에 성공하여 영국, 소련에도 수출을 개시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미국 탱크에 탑재하는 특수엔진도 공급하게 된다. 이 후 캐터필러는 승승장구 사업을 확장하기에 이른다. 우리가 공사장에서 흔히 보는 노란색의 CAT 브랜드가 달린 트랙터가 바로 이 회사의 핵심 제품이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캐터필러는 1921년에 설립된 일본 건설장비 기업 코마츠(Komatsu)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한다. 1980년대 초반에 달러 가치가 과대평가되면서 장비 수출에 큰 애로를 겪게 된 것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캐터필러는 해외 공장 건설보다는 미국 국내 공장 증설에 주력했기 때문에 이러한 외부 상황 변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다. 더구나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던 페오리아 공장에서의 장기 파업은 생산에 큰 지장을 준다.

심각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캐터필러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10개 공장을 폐쇄했고 인력 감축을 비롯하여 비용 절감을 실시했다. 그리고 각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핵심 부품을 표준화시켰으며 부품을 다른 기업들로부터 조달하는 방식을 취해 미국 페오리아 공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였다. 또 코마츠의 미국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 캐터필러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합작하여 일본 내수 시장을 공략했다. 이런 전방위 노력의 결과 캐터필러는 예전의 1위 자리를 다시 차지할 수 있었다.

캐터필러의 2014년 매출은 556억 달러로, 세계 건설장비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다. 2위 기업인 코마츠가 캐터필러를 바로 뒤에서 추격하고 있는데, 일본과 중국에서는 코마츠의 시장점유율이 더 높다. 1980년대에 코마츠의 강력한 도전으로 캐러필러는 휘청거렸지만 바로 이 경쟁자 때문에 다시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경쟁(compete)의 어원은 라틴어로 Competo인데, 이는 ‘함께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함께 추구하다 보면 업치락 뒤치락 서로 싸우면서 배우고 덩달아 발전하는 것이다.

글 :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mjkim896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