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Knowledge is Power

시장점유율의 한계

회사내 마케팅 담당자에게 한번 물어 보자. ‘점유율 하면 어떤 점유율이 생각나는가’라고 말이다. 대부분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시장점유율(market share)’이라고 말할 것이다. 시장점유율은 단기적으로 한 기업의 판매액과 해당 기업의 상대적인 경쟁우위를 말해주는 숫자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숫자이다. 그런데 이렇게 유용한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 개념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하나 들어 보자. 코카콜라사는 콜라 시장에서 코카콜라의 시장점유율이 얼마냐에 대해 초미의 관심을 기울인다. 경쟁사인 펩시콜라에게 자사의 시장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고 상대방의 시장점유율을 더 획득하려고 한다. 그런데 시장점유율을 너무 올리려다 보면 광고, 프로모션을 비롯하여 마케팅 비용을 많이 지출해야 한다. 따라서 시장점유율은 오르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상품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시장을 지나치게 독점한다고 정부가 공정거래법을 거론하며 독점 규제에 나설 지도 모른다. 또 시장점유율이 너무 높으면 해당 회사 직원들의 마음이 해이해지기 쉽다. 이 시장에는 자신밖에 없다고 우쭐하기 때문이다.

이런 시장점유율 개념에는 또 하나의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다. 시장을 어디까지 볼 것이냐에 대한 문제이다. 콜라 시장만 보면 코카콜라의 시장점유율이 높지만, 청량음료 시장으로 확대하면 코카콜라의 시장점유율은 크게 떨어진다. 더구나 음료 시장으로 더 확대하면 코카콜라의 시장 점유율은 더더욱 떨어진다. 사실 콜라가 아닌 청량음료가 강세를 띠면 코카콜라 시장을 크게 잠식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따라서 어떤 회사의 CEO는, 자사 상품의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을 넘어서면 해당 시장의 범위를 더 확대하라고 직원들에게 주문을 한다. 자사 직원들의 안이한 태도에 일침을 가하고 사업의 영역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기 위해서다.

마음점유율이 높아지면 시장점유율이 높아진다.

이처럼 시장점유율은 한계가 있는 개념이다. 그래서 대안 개념이 나왔는데 바로 마음점유율(mind share 혹은 heart share)이다. 예를 들면 ‘콜라 하면 어떤 콜라가 생각나느냐’고 소비자에게 물어보았을 때 60%의 소비자가 코카콜라를 연상했다면 코카콜라의 마음점유율은 60%이다. 현재 시장점유율이 50%라면 추가적인 10%는 코카콜라의 브랜드 프리미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마음점유율은 머리 속에 있는 가상의 수치이고 실제로 구매로 나타나는 숫자는 아니다. 그러나 마음점유율이 중요한 이유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애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마음점유율이 시장점유율보다 높으면 이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향후 높아질 가능성이 커진다.

애정의 기업

1983년에 개봉되었던 미국 영화로 [애정의 조건(Terms of Endearment)]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이 영화에서 데브라 윙거, 셜리 매클레인은 모녀 간에 훈훈한 정을 보여주어 관람객들의 마음을 훔친 결과, 이 영화는 1984년 아카데미 상을 5개나 받았다.

그런데 ‘애정의 기업(Firms of Endearment)’이라는 말도 있다. 영화 제목 애정의 조건(Terms of Endearment)를 연상케 한다. 라 시소디아, 데이빗 울프, 재그 세스는 사람들이 어떤 기업을 사랑하는지 물어 보아 가장 인간적인 기업들을 선정해 보았다. 물론 이 기업들은 사회, 협력사, 투자자, 지역사회, 직원 등 주요 이해관계자를 잘 대해준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단지 이윤만 목적으로 하지 않고, 소비자의 감성과 체험, 기업의 사회적 가치까지 중시했는데, 이런 기업이 바로 애정의 기업이다. 애정의 기업은 사람들에게 사랑, 기쁨, 신뢰, 공감,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사람들은 애정의 기업에 대해서는 협력사로 함께 일하고 싶고, 투자하고 싶고, 일하고 싶고, 이 회사의 제품을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렇게 선정된 기업에는 아마존, 스타벅스, BMW, 구글, 혼다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기업도 있고, 카맥스(CarMax), 트레이더 조스(Trader Joe’s),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처럼 다소 생소한 기업도 있다. 이들 애정의 기업들은 소비자로부터 애정을 듬뿍 받기도 했지만 재무적 성과도 탁월했다.

이제 기업들은 시장점유율에만 신경을 써서는 안 된다. 소비자의 마음을 확실히 얻어내려는 기업들은 마음점유율(Share of Heart)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시대적 요구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겸 이마스(emars.co.kr) 대표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