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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호텔을 출입하고 있다. 호텔에는 숙박하기 위해서만 사람들이 가는 것이 아니라 식사를 하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도 간다. 요즈음은 큰 규모의 세미나가 호텔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아 아침이나 점심, 저녁 시간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호텔에 다닌다. 호텔에서 열리는 결혼식도 많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출입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호텔의 친환경 상품 사용이나 이들이 제공하는 친환경 서비스는 호텔의 이미지는 물론 호텔 고객의 행태에 많은 파급효과를 미치게 된다. 몇가지 예를 살펴 보자.

필자가 환경상품 종합전시회인 [Eco-Products Japan]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 도쿄에 있는 아카사카 엑셀 도큐 호텔에 묵었던 적이 있다. 이 호텔에는 그 전에도 가본 적이 있었는데, 종전에는 보지 못했던 친환경 정책을 펴고 있었다.

이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기 위해 3층의 호텔 로비에 가면 탁자 위에 환경보호에 참가하라는 브로셔와 그린 코인(Green Coin)이 눈에 띄었다. 호텔 방 내 화장실에서 칫솔, 면도기, 빗 같은 일회용 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카운터에서 체크아웃 할 때 그린코인을 회수통에 넣을 수 있었다. 그러면 회수된 코인 수에 비례하여 기부금이 나무 심기 프로젝트에 전달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 호텔 화장실에 놓여진 비누와 삼푸, 린스는 모두 일회용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일회용 비누 대신 바디 세제가 손을 누르면 나오도록 벽에 부착되어 있었다. 또 샴푸와 린스도 벽에 용기 형태로 되어있어 손으로 눌러 자신이 원하는 만큼만 사용할 수 있었다. 1회용품 포장에 사용하는 자원을 절약할 수 있으며, 쓰고 남은 양을 버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낭비가 훨씬 적다.

투숙객들이 아침에 호텔 방을 나올 때 '방을 치워주세요(Make up room)' 혹은 '방을 치워주지마세요(Do not disturb)'라는 표지판을 문 손잡이에 걸어놓는다. 그런데 이 호텔의 경우에는 기존 표지판 외에 그린 카드(Green Card)가 별도로 있어 방문 손잡이에 걸어놓을 수 있다. 이 표지판에는 '우리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침대 시트를 바꿔주지 마세요'라고 씌어 있다. 이틀 이상 투숙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침대 시트, 나이트 가운, 베개시트를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청소원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다. 물론 이 카드는 재생용지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잊지 않고 지적하고 있다.

2006년 가을 영국 런던에 갔을 때였다. 런던에 있는 노보텔(Novotel)의 객실에 들어가니 침대 옆에 노란 색의 표지가 하나 세워져 있었다. 하루 이상 숙박 할 경우 침대 시트를 갈지 않고 싶으면 다음날 아침에 객실에서 나갈 때 이 표지를 침대 베개 위에 놓고 나가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침대 시트를 매일 갈아 세탁을 하게 되면 상당한 물과 세척제가 사용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시트를 갈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비용감소분을 호텔이 Plan( www.plan-uk.org)에 기부하여 전 세계 가난한 국가의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플랜(Plan) 단체는 1937년에 설립된 것으로 곤란에 빠진 전 세계 어린이들을 지원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독일 뒤셀도르프에 있는 프리미엄 호텔인 인사이드 호텔(Innside Hotel)에서 하룻밤을 잔 적이 있었다. 이 호텔의 객실에 있는 변기 위 벽에는 버튼이 달려 있었다. 용변을 본 후에 플러시로 물을 내리려면 보통 변기 바로 뒷 부분에 있는 레버나 버튼을 누른다. 하지만 이 호텔에서는 벽에 큰 버튼이 있는데 한번 부르면 플러시가 되고 다시 한번 빨리 누르면 플러시가 멈추도록 되어 있었다. 용변의 목적과 양에 따라 물 사용량이 사용자가 알아서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용변의 양이 적으면 두 번 빨리 버튼을 눌러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었다.

호텔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상당히 독특하고 체크인을 할 때부터 호감이 가던 호텔이었다. 그래서 변기 플러시 방식도 혁신적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특이한 플러시 방식은 인사이드 호텔의 변기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독일의 다른 호텔, 그리고 식당의 변기도 이런 방식으로 되어 있었다. 이러한 방식은 우리나라에도 도입되면 좋겠다고 생각된다.

위에서 언급한 일본의 아카사카 엑셀 도큐 호텔, 영국의 노보텔 호텔, 독일의 인사이드 호텔 모두 친환경적, 로하스(LOHAS)적인 시설을 호텔에서 제공할 뿐 아니라 고객이 친환경적인 소비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고객이 호텔에서 친환경을 경험하게 되면 집이나 다른 곳에 가서도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다. 호텔은 이러한 친환경 서비스를 통해 원가 절감을 하여 호텔 가격을 낮출 수 있고 공익단체에 기부를 함으로써 호텔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 하게 된다. 이처럼 선도적인 호텔의 로하스 경영과 고객의 로하스 소비 노력은 사회 전체를 이롭게 한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