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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마케팅 구루인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가 쓴 책 [B2B 브랜드 마케팅]을 번역한 김민주 대표(리드앤리더 대표 겸 emars 운영자)가 쓴 역자 글입니다. 이 책은 비즈니스맵 출판사에서 2007년 4월에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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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0년대 후반에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 열풍이 불었었다. 그 때 우리를 휘몰아쳤던 인터넷 붐은 정말 대단했고 그 덕분에 지금 인터넷은 우리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IT 기술의 급속한 확산으로 당시에는 영어로 된 약자가 무척이나 많이 나왔다. 그 중에 기업과 소비자 간을 의미하는 Business to Consumer의 약자로 B2C, 기업과 기업 간을 의미하는 Business to Business의 약자인 B2B, 기업과 정부 간을 의미하는 B2G, 소비자와 소비자 간을 의미하는 C2C가 한꺼번에 많이 튀어 나와 우리 정신을 혼미케 했었다.

일반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구입하는 소비자 제품 브랜드를 많이 알고 있고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브랜드 광고에만 익숙해 있기 때문에 기업들끼리 거래하는 소재, 원자재, 부품, 물류 서비스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하지만 사업 규모를 보면 B2C 규모보다 B2B 규모가 훨씬 크다. 우리가 서점이나 도서관, 회사에서 접하는 마케팅 책을 보면 주로 소비재를 다루는 마케팅 책이 주로 많다. 과거에 산업 마케팅이고 불리었던 B2B 마케팅에 대한 책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위에서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런데 다행히도 마케팅의 거두인 필립 코틀러가 좀 늦은 감은 있지만 B2B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책을 내었다. 마케팅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역자 관점에서 매우 다행스럽다고 생각하고 있다. 역자가 지난 해 비즈니스맵 출판사로부터 이 책을 번역해달라는 의뢰를 받고서 흔쾌히 수락을 한 것도 이 책의 이러한 중요성 때문이었다.

필립 코틀러는 자타가 인정하듯 마케팅 구루(Guru)이다. 필립 코틀러는 원래 시카고대학과 MIT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나 나중에 마케팅으로 관심 분야를 바꾼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그래서 당시 자신의 동료로부터 변절자라고 약간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경제학을 배우면서 무장한 탄탄한 분석 능력을 가지고 틀을 점차 잡아가던 마케팅에 이를 접목하여 훌륭한 마케팅 체계를 구축한 훌륭한 경영학자로 재탄생했다. 역자도 경제학을 전공했다가 마케팅으로 방향을 바꾸었기 때문에 필립 코틀러의 이러한 변신이 다른 사람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요즘 우리 주위를 보면 B2B 기업들도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광고하는 것을 많이 목격할 수 있다. 외국 기업으로는 IBM, 인텔, AMD, 오라클이 있고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SK(주), 포스코, 현대모비스, 삼성SDI, KCC, LG화학이 있다. 이들 B2B 기업들은 왜 많은 돈을 들여 광고를 하고 있을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선, 소비자들이 원자재나 부품 같은 산업재를 직접 구매하지 않더라도 소비자가 구매하는 최종 소비재에 어떤 산업재, 어떤 성분이 들어가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그래서 그러한 산업재가 들어간 최종 소비재를 구입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둘째, 아무리 탁월한 산업재를 만들고 있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일반 사람들에게 그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면 좋은 인재를 선발할 수 없다. 예를 들면 대학 졸업생에게 B2B 기업이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면 우수한 졸업생들이 이들 기업에 지원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현대는 인재 전쟁의 시대이기 때문에 이들 B2B 기업들은 돈을 들여서라도 자사 기업의 존재와 우수성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릴 필요를 절감하고 있다.

셋째, 기업은 매출 규모도 중요하고 이익 규모도 중요하지만 주가로 표시한 시가총액도 매우 중요하다. 기관투자가들은 수익을 많이 내는 B2B 기업을 익히 잘 알고 있지만 일반 투자가들은 B2B 기업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주식 거래 규모 면에서 일반 투자가들의 파워는 상대적으로 적기는 하지만 일반 투자가들은 B2B 기업에 대해 알게 되면 이들 B2B 기업의 주식을 사게 되며 인터넷이나 입소문을 통해 이 기업을 널리 알리는 역할도 한다. B2B 기업이 광고나 PR을 통해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존재와 이미지를 알려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이 책을 보면 수많은 B2B 기업과 이들의 브랜드 전략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 나온다. 우리에게 익숙한 IBM, 페덱스, 오라클, 지멘스, 삼성전자, 메르세데스 벤츠, 미쉐린, 필립스, 시티뱅크, HSBC, 모건 스탠리, SAP, 엑센츄어 같은 기업도 나온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세멕스, 란세스, 타타스틸, UBS, UPS, 스와로브스키, 레노보, 베어링포인트, 에르코, 캐터필라, 테트라팩, 에어버스, BASF, 그레인저닷컴, TTI 그룹, 허먼 밀러도 등장한다.

B2B 기업에 계신 분들은 이 책을 통해 B2B 브랜드를 관리하고 마케팅 하는 방법을 많이 배울 수 있다. B2C 브랜드 관리 방식을 B2B 기업에 그대로 적용하면 그대로 B2B 브랜드 관리 방식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B2B 브랜드 경영 방식을 주먹구구 방식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설명해주는 이 책은 정말 좋은 가이드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이 책이 우리나라 B2B 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역자는 정말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