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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관심의 경제학

저자 : 토머스 데이븐포트, 존 백
출판사 : 21세기북스
출간일 : 2006년

날 좀 보소

필자가 최근에 독일의 뒤셀도르프에 간 적이 있다. 뒤셀도르프 공항에 내려서 공항 안을 걸어가는데 익숙한 마네킹이 눈에 확 띄는 것이었다. 탑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려 출구를 통해 나가는 장소에 마중객들이 앉아서 기다리는 의자가 있는데 이 의자에 맥도날드 마네킹이 사람처럼 손을 쭉 뻗고 태연스럽게 앉아 있는 것이었다. 맥도날드 캐릭터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런 엉뚱한 장소에 맥도날드 캐릭터가 있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맥도날드의 마케팅은 대성공이었다.

누군가 광고를 이렇게 표현했다. ‘광고는 자신을 봐달라고 아우성 친다’라고. ‘날 좀 보소’라고 외치는 것이다. 광고 이론 중에 AIDMA(아이드마) 법칙이란 것이 있다. 이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법칙은 소비자가 어떤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나서부터 구매행동에 이르는 심리과정을 설명해주는데 ‘주의(Attention) → 관심(Interest) → 욕구(Desire) → 기억(Memory) → 행동(Action)’의 5단계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스타 연예인을 모델로 등장시켜 소비자의 ‘주의’를 끌어내고, 상품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여, 사용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켜서, 브랜드명을 ‘기억’시키고 나서, 결국 해당 상품 매장에 가서 ‘구매’하도록 한다는 식이다. 물론 첫 단계에 해당되는 주의와 관심이 없다면 그 다음 단계는 아무 의미가 없다.

관심이 중요하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시대가 지나면서 관심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당연히 우리가 수많은 정보에 휩싸여 살기 때문이다. [관심의 경제학] 책에도 나와 있지만 오늘날 [뉴욕 타임스] 일요일판에 담긴 정보는 15세기에 쓰여진 모든 문서를 합한 것보다 많다. 1472년 당시 세계 최고의 대학도서관이었던 케임브리지대학교의 퀸스칼리지 도서관에는 불과 199권만을 소장하고 있었다.

관심에 대한 우리들의 호기심은 항상 있어왔다. 하지만 관심을 구체적인 프레임웍을 가지고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음을 우리는 인정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이 책은 관심을 제대로 분석했다. 관심의 개념 정의는 물론, 관심을 세 쌍으로 된 여섯 가지 유형(강요된 관심과 자발적 관심, 회피적 관심과 매력적 관심, 의식적 관심과 무의식적 관심)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관심을 측정하는 방법과 관심을 끄는 기술들을 많은 사례와 함께 자세히 제시하고 있다. 특히 고객들의 관심이 기존의 인쇄매체보다는 케이블, 위성 TV, 비디오, 비디오 게임, 웹 등의 전자매체에서 어떻게 관심을 끌 수 있는지에 대해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러한 매체들의 산업을 이 책에서는 관심 산업이라고 부르고 있다. 2003년 미국의 경우 관심 산업의 규모는 8,780억 달러에 이르고 미국인들은 하루 24시간 중에 10시간을 관심산업 제품으로 소비하고 있을 정도로 이 산업 규모는 대단하다.

정보과잉 시대와 마케팅 전성 시대에 관심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일단 관심을 끈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도 매우 중요하다. 관심을 보인 고객들이 자사 상품을 들여다 보았는데 헛점과 문제 투성이라면 고객의 실망은 얼마나 클까. 이들은 그 회사와 제품에 대해 나쁜 입소문을 내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따라서 자사 제품의 품질에 자신이 있을 때 주의력결핍장애에 걸린 고객의 눈동자(eyeball)에 초점을 맞추어 이들의 관심을 단숨에 끌기 바란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겸 이마스(www.emars.co.kr) 운영자

* 이 글은 LG CNS 사보(2006년 12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