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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사람들의 각각 다른 특성

유럽 사람 중에서도 북유럽 사람 하면 키 크고, 논리적이고, 예의 바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그렇다. 북유럽은 다른 곳에 비해 날씨가 차가워서 그런지 자연 환경이 더 깨끗하고, 사회보장이 잘 되어 있어서 사회가 안정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북유럽에는 호수가 많이 있는데 호수의 환경 유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래서 호수 물이 너무 깨끗하여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고 이곳 어부들은 하소연을 할 정도다. 이처럼 친환경은 좋은데 다소 엉뚱한 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온다.

북유럽 국가 하면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가 생각날 것이다. 하지만 아이슬랜드도 있다. 그린랜드도 포함될 것 같지만 이곳은 사실 덴마크 영토이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는 바이킹족의 후예지만 핀란드의 원거주민은 사실 핀족으로 퉁구스 계열의 아시아어족이다. 따라서 북유럽 국가들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차이가 나타난다.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사람들은 서로 잘 하는 분야가 다르다고 느끼고 있다. 그래서 예전부터 이런 말이 있다. 스웨덴 사람이 물건을 만들면 노르웨이 사람들은 이 물건을 이송하고 덴마크 사람들은 물건을 판다는 것이다. 즉 스웨덴 사람들은 제조, 노르웨이 사람들은 물류, 덴마크 사람들은 영업에 강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핀란드 사람들은 통신에 강하다는 말이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핀란드 하면 무엇이 머리에 떠오르는가? 우선 자연환경으로는 자작나무, 호수, 백야, 사우나가 생각날 것이다. 핀란드 국기를 보면 십자가가 파랗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파란 색은 호수를 의미하고 있다. 물론 국기 바탕의 흰 색은 하얀 눈이다. 그리고 사람으로는 산타클로스, 작곡가 시벨리우스가 생각날 것이다.

핀란드는 12세기부터 18세기에 걸쳐서는 스웨덴의 압정에 시달렸고 19세기부터 20세기까지에는 러시아의 압정에 시달렸었다. 하지만 1917년에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쟁취하는 데 성공했는데 핀란드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걸작 핀란디아가 나온 때도 바로 이 즈음이었다. 독립한 핀란드는 그후 독자적인 노선을 취하면서 선진국으로 점차 발돋움하기 시작했다. 특히 기존의 임업을 비롯한 1차 산업에 머무르지 않았다. 한반도의 1.5배 넓이의 영토에 520만 명 정도만 살아 인구밀도가 희박하기 때문에 무선통신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무선통신 기술을 발달시켜 무선통신 대국으로 만들어 나갔다. 노키아에 대한 핀란드 경제의 의존도가 너무 높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는 있지만 노키아는 핀란드의 정말 자랑스러운 글로벌 기업이다.

핀란드의 대표 기업, 노키아

핀란드의 노키아는 휴대폰 전 세계 시장의 40% 정도를 장악하고 있다. 2위는 미국의 모토롤라이지만 격차가 심하다. 노키아는 어떻게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노키아 성공의 원인은 세개로 압축된다.

첫째,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노키아는 사실 1865년에 임업회사로 설립되었다.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소비자 가전 사업을 하기 시작했는데 1992년에 이 회사는 정말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회사 매출에서 겨우 10%만 차지하고 있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사업만 남겨놓고 고무, 펄프, 제지, 펄프, 타이어, 가전, TV, PC 등 모든 사업을 처분하기로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는 엄청난 모험이었는데 결국 이 엄청난 도박은 성공으로 결말이 났다. 1988년 회사가 재정위기에 몰리자 당시 CEO였던 카리 카이라모는 자살을 했지만, 그후 노키아의 모바일 사업에 선택과 집중 전략의 성공으로 요르마 오릴라는 급부상하여 1992년에 회장이 되었다.

둘째, R&D 전략이다. 노키아는 무선통신에 집중투자를 한 만큼 이 분야에 R&D 투자를 집중적으로 했다. 전 직원의 1/3에 해당되는 1만 3천여 명이 R&D 인력이다. 다른 기업들은 생산이나 영업 분야는 외국에 두더라도 R&D 인력은 본국에 두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노키아는 R&D 인력이 전 세계에 퍼져 있다. 각국 고객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하여는 R&D 인력도 그 나라에 있어야 한다는 믿음에서다. 단순히 글로벌 전략이 아니라 글로컬(Glocal) 전략인 것이다. 연구단지도 닭장이나 실험실처럼 만들지 않고 공원처럼 넓은 부지에 만들었다. 그래야 창의적인 생각이 마음대로 튀어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도 별로 없다. 오히려 규칙을 넘어서고, 늘 미쳐서 살라고 R&D 수장은 직원들에게 오히려 부탁한다. 개인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믿기 때문이다.

셋째, ‘커넥팅 피플(Connecting People)’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노키아의 마케팅 또한 대단하다. 노키아는 일찍부터 토탈 패션 감각에 맞게 탁월한 휴대폰 디자인을 자랑했다. 마케팅도 무작정 밀어내기 방식이 아니라 절제하는 고단수 방식을 전개했다. 노키아가 후원한 영화였던 ‘셀룰러(Cellular)’를 예로 들어 보자. 우리나라에서 아직 개봉되지 않은 이 영화의 스토리는 이렇게 진행된다. 고등학교 과학 여선생이 괴한들에게 납치를 당해 괴한 집에 유폐가 된다. 괴한들은 외부와 통화를 하지 못하도록 집 안의 유선 전화를 방망이로 부셔버린다. 하지만 과학 선생님인지라 부서진 전화의 전선을 서로 부딪혀서 외부에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멋진 남성과 통화하는 데 성공한다. 위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전화로 통화하는 장면이 전체 영화를 통하여 많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영화 장면이 많지만 노키아 브랜드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남성과 경찰이 여성을 마침내 구출함으로써 영화는 끝나면서 감독, 배우, 음향효과 사람들 이름이 마지막에 나오는데 그 이름들이 노키아 휴대폰의 액정 화면에 담겨져 나온다. 본 영화 장면에서는 노키아 브랜드를 노출하지 않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는 좀 봐달라는 것이었다. 요즘 영화를 보면 수많은 브랜드들이 노출되어 관람객을 짜증나게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노키아는 관객을 배려하여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가치를 한껏 올리는 차원 높은 디마케팅(demarketing)을 전개하고 있었던 것이다.

휴대폰을 가진 산타

전 세계에 산타 마을이 많이 있지만 핀란드 북쪽에 백야 지역인 라플란드의 관문이자 북극권 경계선이 지나가는 로바니에미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산타 마을이 있다. 산타 클로스의 진짜 실존 모델은 따뜻한 지중해 지역에 살던 성 니클라우스이었다. 그런데 1927년 핀란드의 한 라디오방송사가 ‘산타는 핀란드의 로바니에미 마을에 있는 코르바툰 투리 산에 산다’는 이야기를 퍼뜨리면서, 전 세계의 어린이들은 이곳에 진짜 산타가 살고 있다고 믿게 되었다. 하여간 이제 산타클로스는 하늘을 나는 썰매를 타고 다니면서 휴대폰으로 집 위치를 확인하여 자신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집에 선물을 배달해주고 있다. 노키아의 슬로건인 ‘커넥팅 피플(Connecting People)’에 맞게 말이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겸 이마스(emars.co.kr)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