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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앨빈 토플러가 2006년에 발간한 [미래의 부] (청림출판)책에 대해 김민주 대표가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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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쇼크’, ‘제3 물결’, ‘권력 이동’의 저작으로 저명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이 책 [미래의 부]에는 너무나 많은 내용이 들어 있다. 우선 책의 두께도 만만치 않고 책에 들어가 있는 내용도 동서양에 걸쳐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 섭렵하고 있다.

책의 제목에 있는 부 또한 우리가 보통 말하는 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visible) 부는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invisible) 지식 같은 자본도 모두 부이다. 세상에는 5가지의 자본이 있다고 보통 말한다. 물적 자본, 인적 자본, 금융 자본은 물론이고 사회적 자본, 자연 자본도 있다. 토플러가 특히 강조하는 지적 자본도 포함시킨다면 이제 6가지 자본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앨빈 토플러는 시간, 공간, 지식이라는 세가지 심층기반을 토대로 분석 하고 있다. 이 중에 특히 나의 흥미를 끈 부분은 시간 부분으로 여러 주체들의 변화 속도가 각각 다르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기업이 시속 100마일로 달리고 있다면 시민단체인 NGO(비정부기구)는 90마일로 기업을 바짝 쫓고 있고 가족들도 60마일로 달리고 있다. 하지만 노동조합과 정부는 각각 30마일과 25마일이다. 더 느리게 움직이는 조직으로는 10마일의 학교, 5마일의 국제기구, 3마일의 정치조직, 1마일의 법조직이 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미국 NGO의 변화속도가 기업에 버금간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NGO는 이에 비해 약간 느리기는 하지만 앞으로 NGO가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있어서 매우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에 동의한다. 정부나 학교, 정치, 법, 노동조합에 자신들의 미래를 맡기기에는 너무 미덥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제기구의 변화속도가 5마일이라는 것 또 한 흥미로운 지적이었다. 우리나라 장관이 UN 사무총장에 내정되어 있고,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젊은이들이 국제기구에 지원하고 있는데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들이 변화불감증에 결린 국제기구를 변화시켜야할 것 같다.

과거에는 여러 주체들은 그렇게 느리게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이 워낙 빨리 이루어지고 기업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부분이 느리게 보이는 것이다. 요즘 경제학은 시대를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다.

과거의 예를 하나 보자. 18세기 중반에 프랑스에는 프랑소와 케네라는 유명한 천재 경제학자가 있었다. 케네는 루이 15세의 정부였던 퐁파두르 부인의 주치의였는데 궁정에서 당시의 유명한 사상가, 경세가들과 교류를 하면서 경제 문제에 통달하게 되었다. 특히 그는 신체의 혈액순환이나 국가경제의 흐름이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그 유명한 ‘경제표’라는 거시경제시스템을 만들었다. 하지만 나중에 밝혀졌지만 그는 농업혁명에서 산업혁명으로 넘어가는 당시 큰 변화를 읽지 못해 농촌경제의 중요성만 강조했을 뿐 산업경제를 무시하는 오류를 범했다. 현대 경제학도 급변하는 세상을 제대로 읽지 못해 케네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 토플러의 주장이다. 토플러는 우리가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하되 쓰레기 정보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그래야 이 책의 원제처럼 우리는 ‘혁명적인 부(Revolutionary Wealth)’를 이룰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앨빈 토플러 혼자가 아니다. 앨빈 토플러의 부인이자 미래학자인 하이디 토플러와의 공저이다. 잭 웰치가 최근에 썼던 책‘위대한 승리’도 잭 웰치의 부인이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장 출신인 수지 웰치와의 공저이다. 책은 혼자만의 작업으로 이루어지기 힘들다. 특히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나오는 책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부부는 평소에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에 지적 수준도 비슷해져 책 작업을 하기에 매우 좋은 파트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똘똘한 부부가 작업하여 만든 멋진 책이 나올 때가 되었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 이 글은 LG CNS 사보에 김민주 대표가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