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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왜 사회적 책임에 주목하는가] 책이 이번 5월에 출간되었다.
이 책은 리드앤리더(emars.co.kr)의 김민주 대표가 이영숙님과 함께 공동번역을 한 책이다.
여기 옮긴이의 글을 올린다.

- 옮긴이의 글

나는 지난 3년 동안 공익마케팅, 환경마케팅,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환경재단, 아름다운재단, 내셔널트러스트, 시민연대를 비롯하여 많은 NGO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고, 환경경영, 윤리경영 등 공익 이슈에 관심이 많은 기업들과도 컨설팅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한 공익 이슈에 대해 기업과 NGO에서 강의도 많이 했다.

3년 전만 하더라도 기업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잘 몰랐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급변하는 트렌드를 거역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 비전과 체제, 그리고 기업 이미지를 바꾸기는 해야 할 텐데 그 구체적인 방안은 잘 알지 못했다. 즉 기업을 좀더 윤리적으로 경영할 것인지, 공익 캠페인을 어떻게 해야 공익 기업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기업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잘 파악하고 있다. 또 이를 실천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을 하고 있고, 실행 방안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논의가 된 상태이다. 그런데 과연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면 기업의 수익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다. 에코 펀드 같은 것이 있어서 다른 펀드에 비해 좋은 수익률을 낸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과연 그럴까, 하는 데에 의문점을 던지고 있다. 에코 펀드에 포함된 기업들이 이미 수익성이 좋은 기업들이기 때문에 주가수익률이 좋은 것인지, 과연 환경경영을 잘 해서 그런 것인지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왔다. 그런데 이 책들은 윤리경영을 하지 않아 기업이 궤멸된 경우를 극적으로 부각하거나 왜 사회적 책임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언급하는 차원이 많았다. 물론 일부 책은 외국의 성공 사례와 여러 가지 실행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기업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특히 회사 수익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언급은 매우 부족했다. 그런데 광범위한 조사에 근거하여 이러한 미비한 부분을 잘 설명한 책이 나왔다. 그 책이 바로 『기업은 왜 사회적 책임에 주목하는가』이다.

이 책의 원제는 ‘The Market for Virtue’이다. ‘Virtue’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덕, 선행, 청렴, 정직, 순결, 좋은 점으로 나와 있다. 따라서 이 원제를 직역하면 도덕 시장이 된다. 도덕 시장이 형성되려면 도덕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모든 기업이 모두 도덕적인 기업이 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종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또 도덕적인 기업이라고 지나치게 거기에 얽매여서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공익성이 많은 기업으로 유명한 바디샵, 벤앤제리, 인터페이스도 결국 사업성이 악화되어 다른 기업에 합병되고, 창업자가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경영학은 그동안 큰 파동을 그리며 변천을 거듭해 왔다. 1920년대는 생산 중심, 1930년대는 인사 중심, 1950년대는 마케팅 중심이었다가, 이제 2000년대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심으로 강조점이 바뀌어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는 윤리, 투명, 환경, 문화 등 여러 이슈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경영대학과 경영대학원에서는 아직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강좌도 거의 없고 경영학자들의 관심도 많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기업들이 많이 늘었고, 데이터를 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기업의 이미지, 매출, 수익성에 얼마나 기여를 하는지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여기에는 정성적인 분석은 물론 정량적인 분석까지 포함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 책은 그러한 객관적인 분석의 좋은 출발점이 된다고 본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상당히 객관적인 관점에서 균형감을 가지고 조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덕성을 갖춘 기업이 수익을 많이 내는 기업이 되는 그런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살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런 사회는 기업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 결국에는 소비자가 이런 사회를 만들어간다는 것을 명심하자. 정치 수준은 유권자가 결정하듯, 자본주의의 수준은 소비자가 결정한다.

김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