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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행복의 조건 네가지

우리가 인생을 사는 데 있어서 평소에 가졌으면 하는 게 있다면 뭐라고 말할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자, 성공, 사랑, 행복을 말할 것이다. 이중에 행복은 다른 것에 비해 상당히 주관적이기도 하고 객관적이기도 하고 그래서 종합적이기도 하다. 행복은 세속적으로 중요한 것도 갖추면서 심리적으로도 안정되고 균형된 상태이다. 행복은 결과적으로도 중요하지만 과정상에서도 중요한 느낌이다.

과연 우리는 어떠할 때 행복감을 느끼는가.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네 가지 조건을 갖추면 된다. 첫째, 경제적 안정, 둘째 가족 같은 인간적 끈끈함, 셋째, 개인의 건강, 넷째, 자아실현이 아닐까.

경제적 안정이라 함은 연봉이 아주 많지 않더라도 일정 수준의 수입이 있어 안정적으로 생활을 할 수 있음을 말한다. 인간적 끈끈함이란 돈과는 관계 없이 허심탄회하게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 사람이 가족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다. 그리고 몸이 건강하지 않다면 다른 것이 아무리 많아도 불행할 수밖에 없다. 자아실현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서 승진을 하는 것, 국가에 기여하는 것, 자신의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것을 포함한다. 행복의 조건으로 또 다른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조직내 개인이 행복하지 않다면

개인 차원의 행복을 직장에 적용해보자. 집은 우리에게 제1의 공간이고 직장은 제2의 공간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집에서보다도 직장에서 시간을 더 많이 보낸다. 따라서 직장을 다니기는 하지만 직장에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개인의 생산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크고 작은 사고나 실수가 자주 일어나게 마련이다. 그리고 직장에 대한 불만으로 다른 직장으로 옮길 생각을 자주 하기 때문에 일이 손에 잘 잡힐 리 만무하다. 자신의 불만은 직장내 다른 사람에게도 전파되어 다른 사람의 생산성도 떨어뜨리게 된다. 또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자신도 모르게 외부의 다른 사람에게도 나쁜 입소문으로 알려지게 되어 회사 이미지도 떨어지게 되고 능력있는 직원들을 뽑는 데에도 지장을 주게 된다. 회사가 위기에 닥쳤을 때 주인 의식과 충성도가 낮기 때문에 서로 협동하여 회사를 위기에서 구출하는 데 소극적이다. 오히려 이런 경우에 회사에서 나가려고 한다. 직장에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할 때 그 부정적인 파급 효과는 이처럼 심각하다.

앞서 말했듯이 경제적 안정은 행복의 네가지 조건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만족스러운 연봉은 행복감을 느끼기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회사내에서 능력이 뛰어나다 하여 일이 한 개인에게 너무 집중되어 성취감은 늘어날 지 모르지만 여유 시간의 부족으로 가족이나 친구, 동료와 접촉할 시간이 줄어들고 급기야 개인의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능력을 인정 받아 경제적 여유는 늘어날 지 모르나 행복의 다른 조건은 악화되는 것이다.

행복한 회사를 만들려면

그러면 회사는 직원이 행복하게 근무하도록 어떻게 해야 하는가. 메타브랜딩이라는 브랜딩 회사 경우를 보자. 이 회사에는 직원들로 하여금 자유분방한 생각을 많이 하도록 하는 제도들이 여기저기 포진되어 있다. 이 회사에는 지식위원회가 있어서 지식 공유와 아이디어 발상을 위해 이런 제도들을 만들고 운영한다. 우선 매주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 정기적으로 이벤트가 있다.

우선 매주 월요일 아침에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조조할인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향한다. 영화를 보면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회사 생활이 즐거워지기 때문이다. 어떤 영화를 볼 지에 대해서는 직원들의 추천에 의해 결정된다.

또 매주 수요일에는 외부 전문가 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듣고 토론을 한다. 이 제도는 이 회사가 1994년에 창립된 이후 거의 거르지 않고 이루어지고 있어 현재 강의 횟수가 1천 번을 넘어섰다.

매주 금요일 5시에는 교보문고에 가서 1시간 동안 여기 저기를 보면서 책을 골라 책을 1권 산다. 책에 대해 1만원을 회사에서 지급하는데 자신이 고른 책이 이미 회사에 있는 책이면 자신이 책값을 내야 한다. 회사에 어떤 책이 있는지도 모르고 책을 산 것에 대해 자신이 책임을 진다는 이야기다.

또 한달에 한번씩 각종 예술 전시회를 추천하여 팀별로 혹은 개인별로 예술전시회를 관람한다. 물론 비용은 회사가 지불한다. 예술 작품은 사람들로 하여금 상상력을 고취시킨다는 것을 이 회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회사 직원들은 일년에 한달씩 무급 휴가를 받아 해외여행을 간다. 일이 너무 바쁘면 한달 휴가가 너무 길 수도 있다. 하지만 하루라도 해외 여행을 다녀와야 한다. 회사에서는 이를 장려하기 위해, 요청이 있는 경우 퇴직금 중 일부를 미리 지급하기도 한다. 이를 이 회사는 세계의 문화 경험 프로젝트라고 하는데 해외에 다녀 온 다음에는 여행에서 본 바와 소감을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기회를 갖는다.

이 회사의 이런 프로그램은 직원들에게 많은 아이디어를 나오게 하는 효과는 있지만 다양한 활동 덕분에 자기 계발은 물론 직원들과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행복 경영은 결국 회사와 개인을 위한 것

행복경영이 최근 화두라 하여 그전에는 행복경영을 추구한 회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그전부터 행복경영을 추구한 회사들은 일부 있었고, 최근 들어와 행복경영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이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을 뿐이다. 행복경영은 회사 구성원의 근무 만족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회사내 개인의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회사 전체의 생산성이 올라가게 된다. 생산성이 높아진 회사는 회사원에게 더 많은 연봉을 제공할 여력이 생기므로 개인과 회사간의 선순환이 이루어지게 된다.

사회 전체적으로도 행복이 화두가 되고 있다. 국가도 일인당 국민소득만 무작정 올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소득의 양극화, 부의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더욱 그렇다. 가족, 복지, 환경, 문화 같은 삶의 질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그래서 소득 중심으로 경제를 보았던 주류경제학자들에 도전하는 행복경제학자들의 입지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다니엘 카네만이 바로 그런 경우인데 그는 심리학자로서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행복에는 소득 같은 경제적 요소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인 요소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제1의 공간인 집은 물론, 제2의 공간인 회사에서 우리가 행복감을 느끼며 일을 하도록 회사가 배려하고 또 조직원 스스로가 행복한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회사와 개인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행복은 그냥 굴러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민주 (주)리드앤리더 대표

* 이 글은 LG CNS 사보(2006년 6월)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