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Knowledge is Power

최근에 내가 70대 연령 분에게 나이가 들어 무엇을 갖추면 행복하냐고 여쭈어 보았다. 그랬더니 그분은 자신과 비슷한 연령대의 많은 주위 사람들과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면서 다음과 같이 일러주었다. 노인이 행복하려면 2가지는 필수이고 3가지는 플러스 알파처럼 있으면 더욱 좋다고 했다. 필수 두가지는 심신 건강, 경제력이란다. 그리고 플러스 알파 세가지는 무걱정(주로 자식 걱정), 친구, 그리고 취미였다. 나이가 좀 젊으면 출세나 명예도 있겠지만 노령에는 그런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기 때문에 노인 행복의 조건 안에는 들지 못했다.

며칠 전 나는 브레이크 댄스로 세계를 제패한 비보이즈(B-Boys)의 공연,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홍대 앞 비보이즈 전용 극장에서 보았다. 공연을 본 후에 뒷풀이로 이들 댄서들과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고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 요즘 재미가 어떻냐고… 그랬더니 비보이들은 과거의 불안정한 상태에서 수입도 별로 없이 댄스를 췄던 경우에 비해 지금은 월급을 받고 일해서 행복하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취미를 일로 하니 더욱 좋단다. 몸을 잠시도 내버려두지 않은 브레이크 댄스의 속성상 건강하지 않으면 댄스를 출 수 없다. 비보이들의 직업 정년은 30세란다. 그래서 비보이는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이다.

70대와 20대 중간에 있는 나는 이미 비보이가 될 자격은 상실한지 오래이고, 앞으로 다가올 70대에 어떻게 지내야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그런데 사실 나는 자신이 70대에 어떻게 될까에 대해 고민을 그리 많이 하지 않았다. 보험을 너무 안 들었더니 아내가 보험을 하나 들라고 해서 몇 년 전에 들긴 들었다. 나이가 70살이 될 때까지 보험금을 납입하는 경우와 80살까지 보험금을 납입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약간 고민을 하다가 80살까지 보험금을 납입하는 보험상품을 들고 말았다. 매달 내는 보험납임금을 줄이는 효과도 있고 또 계속 납입을 해야 내가 보험상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잊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좌우간 내가 든 보험은 경제력 측면에서 노후 설계에 약간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면서 책도 쓰고 강의도 하고 틈틈이 방송에도 나가 다른 사람들과 지식을 공유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지식인들은 치매에 덜 걸린다는 통계가 나와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처럼 머리를 계속 쓰면 치매가 잘 오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심 품고 있다. 화투를 치면 치매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나는 평소에 나이드신 어머님과 자주 화투를 친다. 주중 저녁에 집에 빨리 가거나 주말에 화투를 친다. 내가 조금만 헛생각을 하면 화투 게임에서 어머니에게 질 정도로 어머니의 실력이 만만치 않다. 화투 게임을 보면 어머니가 아직 건강하시다는 것을 바로 실감할 수 있다. 나도 어머니 나이가 되면 그런 건강을 과연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사실 든다.

필자는 대학 1학년 겨울방학때 연극을 해본 적이 있다. 내가 다니던 클럽에서 연극 발표회를 하기 때문에 2개월 동안 거의 모든 시간을 연극에 투입했었다. 정말 재미있었다. 하지만 시간을 너무 많이 쏟게 되어 그 이후로는 연극을 다시 할 엄두를 내지는 못했다. 그런데 작년에 문화마케팅에 대한 책을 쓰게 되어 문화예술기관에서 근무하는 분들과 많이 만나게 되었고 또 연극, 콘서트도 많이 가게 되었다. 그래서 연극 [코리올라누스], [날 보러와요], [아이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등을 연속 보다 보니 연극, 뮤지컬, 댄스의 묘미를 더욱 느끼게 되었다. 신구씨를 비롯하여 나이 드신 분들도 연극 배우로서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필자가 마케팅 분야 컨설팅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자본주의를 풍자하는 희곡을 하나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갓 들었다. 정말 희곡을 하나 써볼 생각이다. 또 연극 배우 연습을 좀 하면 몸도 움직이고 대사를 외우느라 머리도 사용하기 때문에 노후가 되어도 훨씬 재미있고 건강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맞다, 연극은 노후 취미 활동하기에 매우 좋다.

나는 요즈음 글을 쓰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글을 쓰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노후에도 글을 계속 쓰면 좋을 것이다. 시력이 떨어지면 어떡하나? 나중에는 손이 떨려서 자판기를 제대로 두들기는 것이 힘들어지더라도 음성인식 기능이 크게 강화된 컴퓨터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난 별로 걱정을 하지 않는다. 작년에 97세로 타계한 피터 드러커도 죽기 바로 직전까지 책도 쓰고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지 않았는가.

글을 잘 못쓰게 되면 연극을 하면 되지 않는가. 또 내가 어머니와 했듯이 자식과 틈틈이 화투를 치면 된다. 보험도 좀 들었으니 별 걱정이 없다. 물론 나를 옆에서 쳐다 보는 아내의 눈은 그리 낙관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나는 역시 낙관적인가 보다.

나는 내 나이에 비해 동안(童顔)이라는 이야기를 좀 듣기는 한다. ‘동안’이라는 것은 다른 말로 말해 ‘인생을 심각하게 (serious) 살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맞다. 그럴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천성이 그런 걸 어떡해야 하나. ‘성격은 운명’인데 말이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및 이마스(www.emars.co.kr)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