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토크가 있는 김문정 교수의 피아노 콘서트 (2014-10-08)


 
  며칠 전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동덕여대의 김문정 교수의 피아노 리사이틀에 다녀왔다. 정식 연주는 8시에 시작하는데 30분 먼저 오라는 언질을 받고 미리 갔다. 이른바 프리토크(pre-talk)였는데 연주자 자신이 연주할 곡에 대한 설명을 청중에게 직접 해주기 위해서였다.

만약 내가 프리토크에 참석하지 않았다면 연주가가 정식 연주를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을 매우 의아하게 느꼈을 지도 모른다. 조지 크럼(George Crumb)이 작곡한 매크로코스모스(Makrokosmos; 대우주)는 피아노 곡이지만 중간에 연주가가 노래를 직접 부르도록 되어 있다. 피아노 연주자가 연주 중에 노래를 부른다고? 흔치 않은 일이다.

요즘은 음악 공연을 할 때 이처럼 프리토크 시간이 있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아예 본격적인 렉처 리사이틀(lecture recital)도 있다. 예를 들면 연주자가 프란츠 리스트의 피아노 곡을 연주도 하고 작곡가가 그 곡을 어떻게 하여 작곡하게 되었고 그의 생애도 설명하는 식이다. 음악과 인문학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클래식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줄어들고 있어 이러한 반작용 움직임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김문정 교수가 이번 음악회를 할 때 강조하고 싶었던 주제는 ‘언어와 음악의 관계’다. 김문정 교수는 크럼의 우주에 대한 곡뿐만 아니라 멘델스존의 무언가 곡, 쇼팽의 발라드 곡도 연주했다. 발라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이야기 같은 시를 음악으로 만든 것이다.

문학에서 발라드(Ballad)라고 하면 중세 유럽의 정형시의 하나로, 비교적 자유로운 형식을 지닌 짧은 서사
시를 말한다. 음악에서는 자유로운 형식을 지닌 서사적 가곡을 발라드라고 말한다. 물론 최근에 와서는 대중음악에서, 감상적 곡조에 사랑을 주제로 한 서정적인 노래를 발라드라 한다.

김문정 교수가 연주한 멘델스존의 곡은 무언가였다. 독일어로 Lieder ohne Worte다. 가사 없는 곡이라는 의미다.

독주를 듣고 나서 나는 쇼핑의 발라드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청중을 몰입케 하는 연주였다. 곡 자체도 좋지만 연주도 일품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크럼의 곡이 좋았다. 우주 별자리이라는 독특한 주제라 우선 흥미가 갔고, 연주에서도 현대 음악 느낌이 물씬 나는 곡이었다. 우리는 12개의 별자리에 대해 잘 안다. 물병, 물고기, 양, 황소, 쌍둥이, 게, 사자, 처녀. 천칭, 전갈, 사수, 염소 자리가 바로 그것이다. 김문정 교수는 이 중에 세 개를 골라 연주했다.

작곡가인 조지 크럼이 좋아하는 작곡가가 벨라 바르톡(Bela Bartok)인데, 벨라 바르톡의 곡 마이크로코스모스(Microkosmos)에 대비하여 매크로코스모스 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이른바 오마주(homage)라고나 할까? 흥미롭게도 크럼은 악보를 문양 형태의 그래픽으로 만들었다. 원 모양도 있다. 그래서 그의 원본 악보를 보고 연주하려면 악보를 계속 돌려가며 봐야 한다. 하여튼 독특한 작곡가다. 마음에 든다.

글 :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