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Knowledge is Power

사람들은 대기업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 하기를 즐긴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관심이 많은 기업에 대해서는 거짓말 같은 진짜 이야기, 혹은 진짜 같은 거짓 이야기가 많이 떠돌아 다닌다. 사실에 기반을 둔 그럴듯한 허구적인 이야기를 우리는 팩션(faction = fact + fiction)이라 부른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과거 1990년대 초반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와 멜린다 프렌치가 결혼을 해 신혼여행에서 돌아왔다. 그러자 짖궂은 신문 기자가 공항에서 부인 멜린다에게 물어보았다. 신혼여행이 어땠냐고. 그랬더니 멜린다는 이렇게 답변을 했다. ‘음~ 마이크로(micro) 앤드 소프트(soft)’라고. 무슨 의미인 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허구적인 이야기다.

10여 년 전쯤 미국의 어떤 언론인이 빌 게이츠에게 물어 보았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최대 경쟁자는 어떤 회사냐고. 그런데 빌 게이츠는 IT 업종의 회사가 아니라 엉뚱한 투자회사를 말하는 것이었다. 골드만삭스사가 최대 경쟁사라는 것이었다. 왜 그렇게 말했을까. 이 세상의 수많은 수재를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데리고 와야 하는데 골드만삭스로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인재전쟁 차원에서 볼 때 정말 그럴 듯한 말이다.

그런데 이제 똑같은 질문을 빌 게이츠에게 한다면 어떤 답변이 나올까. 아마도 구글이 최대 경쟁사라고 토로할 것이다. 최근 들어 우수한 인재들이 구글로 몰려들고 있다. 회사 수익도 좋고 자본이 몰려들고 혁신적인 신규사업이 구글에서 왕성하게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수한 인재들은 원래 혁신적인 프로젝트에 자신을 던져 테스트하고 싶어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에 대해 본격 대응하기 위해 자신의 상품들을 자꾸 묶어 패키지로 만들고 있다. 좋은 말로는 결합상품, 나쁜 말로는 끼워팔기라고 부른다. 이미 윈도우에 미디어플레이어, 메신저를 결합했고 앞으로 검색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러한 끼워팔기는 구글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는 좋지만 독점을 싫어하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대응전략으로는 적절치 않다.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자, 그렇다면 지금으로부터 10년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최대의 경쟁사가 어떤 곳인지 물어보면 빌 게이츠는 무엇이라고 답변을 할까. 구글과의 전쟁에서 패배를 하고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을 운영하고 있다면 그당시 가장 강력한 경쟁 재단을 거론할 것이다. 반대로 구글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했다면 아마도 화성인들이 세운 강력한 기업을 경쟁자라고 지목하지 않을까.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겸 이마스(emars.co.kr) 운영자

* 이 글은 온라인경제신문 아시아경제에 기고했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