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주 대표가 10월에 사례분석가에게 보내는 글입니다. (2013-10-16)


 
  사례분석가 여러분 안녕하세요.
리드앤리더(www.emars.co.kr) 의 김민주 대표입니다.

최근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습니다. 자산가격의 실증분석(empirical analysis of asset prices)에 공헌한 세 사람을 선정했는데 시카고대학의 유진 파마(Eugene F. Fama), 라르 한센(Lars Peter Hansen), 그리고 예일대학의 로버트 실러(Robert J. Shiller) 였습니다. 주식가격을 포함하여 자산가격을 단기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시장효율성 때문에 불가능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계량적으로 입증한 것이 이들이 기여한 바입니다.

세 명의 수상자 중에 유진 파마와 라르 한센은 제가 예전에 시카고대학에서 공부할 때에 강의를 수 차례 들었던 교수이기도 합니다. 유진 파마는 이탈리아계, 라르 한센은 북유럽계인데 그의 외모에서도 그런 인상을 실제로 받습니다. 당시 유진 파마는 포트폴리오 이론의 거장으로 이미 자리를 잡아서 경제학과와 경영대학원 학생들이 수강을 많이 해서 주로 큰 강의실에서 강의를 했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유진 파마가 대학 학부에서 전공한 분야가 불문학이라는 사실이죠. 예전에 시카고대학 경제학과 조교수로 있다가 지금은 경영대학원 교수로 있는 존 코크란 교수는 유진 파마의 사위이기도 하지요.

라르 한센은 유진 파마만큼은 유명하지 않았지만 그의 거시경제예측 모델과 자산가격 계량모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서 거시경제, 화폐금융, 계량경제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그의 강의를 많이 들었습니다. 한센은 칠판에 수식을 잔뜩 쓰고 지우고 또 쓰는 행위를 수없이 했었지요. 우리는 고개를 숙이고 설레설레 흔들며 걷곤 하던 그를 nerd(공부벌레)라고 불렀습니다.

제가 5년 전에 번역해 미래의창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 ‘노벨 경제학 강의 : 노벨상 수상자 18인이 말하는 나와 경제학, 그리고 노벨상’에서도 언급했지만 노벨경제학상을 받을 확률을 높이려면 이 네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1969년부터 2013년까지 74명 수상자 통계를 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남성 (99%, 여성은 2009년에 수상한 엘리너 오스트롬, 단 한 명)
둘째, 미국인 (70%)
셋째, 유태인 (36%)
넷째, 시카고대학 (14%)

그런데 이 조건을 맞추기 위해 우리가 당장 노력할 일이 별로 없는 듯 합니다. 대부분 미리 정해져서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기 때문이죠.

2013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캐나다의 단편소설 작가, 앨리스 먼로(Alice Munro)가 수상 소감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 중에 여성은 13명에 불과하다고 불평했지만 그래도 경제학상에 비하면 훨씬 낫습니다. 현재 미국 경제학 교수 중에 여성의 비율이 10%를 넘었고, 나이 40세 이전의 특출한 소장 경제학자에게 수여하여 예비 노벨경제학상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존 베이츠 클라크 상(John Bates Clark Medal) 수상자에서도 최근 몇 년간 여성 경제학자들이 연달아 수상을 하고 있어 경제학계에서도 여성의 파워가 커질 전망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대통령이 유일합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알프레드 노벨이 노벨상을 만들려고 할 때 여성 비서인 베르타 킨스키를 사랑해서 결혼을 하고 싶어 했답니다. 그런데 그 여성이 평화주의자여서 노벨로 하여금 평화상을 만들도록 했는데 막상 그 비서는 그 후에 노벨과 결혼하지 않고 예전 연인과 결혼을 했지요. 그 때 그 비서가 압력을 주지 않았다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노벨상 수상자가 한 명도 없을 뻔 했습니다.^^

또 노벨상을 만들 때 수학상을 만들자는 말이 있었는데 노벨이 수학상 제정을 반대하여 좌절 되었다고 합니다. 이유는 노벨이 수학을 싫어했기 때문이라는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모릅니다. 현재 수학 분야에서 노벨상 권위를 부여 받은 상은 1936년부터 시작된 필즈상(Fields Medal)이죠. 국제수학연맹에서 4년마다 한 번씩 40세 이하 수학자에게 수여를 하는데 아직 우리나라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일본은 벌써 필즈상을 세 번이나 받았습니다. 노르웨이 학술원은 2003년부터 매년 수학자에게 아벨상(Abel Prize)을 시상하고 있는데 이 상도 권위가 매우 높습니다.

내년 2014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세계수학자대회(ICM 2014)가 열립니다. 이 대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것은 최초인데, 이 때 우리나라 수학자가 이 상을 받기를 기대해 봅니다. 필즈상 수상자 중 과반수가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수상 경력이 있는데 그 동안 우리나라 학생들이 수학올림피아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으니 앞으로는 필즈상 수상 전망이 밝습니다. 더구나 최근 들어 우리나라 수학과에는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몰려 커트라인도 매우 높습니다. 금융 분야를 포함하여 수학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죠. 수학과 통계학, 금융학에 뛰어난 퀀트(Quant)들이 월스트리트에 많이 포진되어 있지요.

제가 지난 9월에 서울과학고등학교에 가서 교장선생님을 비롯하여 선생분들을 대상으로 ‘창조경제와 과학영재’에 대한 강의를 했습니다. 이 영재학교는 학생들을 선발할 때 수학과 과학 능력을 매우 강조합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그 동안 여학생의 비율이 10퍼센트를 넘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하더군요. 뛰어난 여학생들이 외고로 모두 몰려서 그러는 걸까요? 저는 그래도 30퍼센트는 될 줄 알았는데 생각 밖으로 매우 낮아 놀랐습니다.

사실 과학영재학교 출신 학생 중에는 앞으로 과학자, 교수, 연구원, 엔지니어, 의사, 금융분석가도 나오겠지만 SF 작가, 과학철학자, 우주생물학자도 나오지 않겠어요? 학생들을 선발하는 기준이 좀 달라지면 보다 창의적인 학생들이 선발될 수 있고, 여학생의 비중이 올라갈 거라 생각합니다. 서울과학고가 작년에 이미 학교의 비전을 ‘세계 인류에 공헌할 창의적 융합인재 육성’으로 정한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현 정부의 창조경제 슬로건이 정해지기 전에 예견력을 가지고 정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에 대한 최근 뉴스를 중심으로 경제, 수학, 과학, 여성, 영재 등 여러 이야기를 했군요. 그럼, 한 달 후에 또 뵙겠습니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