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주 대표가 12월에 사례분석가에게 보내는 글입니다. (2013-12-15)


 
  emars 사례분석가 여러분 안녕하세요.
리드앤리더의 김민주 대표입니다.

요즘 한반도 북쪽의 장성택 사건, 남쪽의 국정원 이슈를 지켜보다 보니 18세기 프랑스의 사상가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1778)가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인터넷에서 장 자크 루소의 초상화를 한 번 찾아 보세요. 그의 나이 41세 때 만들어진 초상화인데, 그의 얼굴은 매우 착하고 인자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루소 사망 후 15년 되던 1793년 1월 21일 루이 16세가 군중 앞에서 단두대로 처형당할 때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 나왔다고 합니다. “나는 루소 때문에 죽는다” 왜 그런 말이 나왔을까요?

당시 급진적인 자코뱅파 리더이자 공안위원회 핵심위원이었던 로베스피에르는 루소의 철저한 신봉자였는데 그는 루소의 ‘사회계약론’ 책을 성경처럼 항상 들고 다녔고 그의 공안위원회 책상에 놓아 두었습니다.

로베스피에르가 소르본느대학에서 수석으로 졸업하게 되어 루이16세 어전에서 시를 읊었는데 그 때 왕 옆에 앉아 있던 마리 앙토와네트 왕비가 조는 것을 보고 혁명을 일으키겠다는 마음을 정했다는군요. 이 이야기가 정말인지는 모르지만 공부 잘하던 학생을 혁명가로 변신하게 만든 훌륭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루소가 처음부터 반골로 찍혔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나이 오십이었던 1762년에 그의 책 ‘사회계약론’과 ‘에밀’이 연이어 출간되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부터 반골로 찍히게 되었습니다.

루이 15세가 집권하고 있던 프랑스는 절대왕정 국가라서 왕의 권위는 신으로부터 부여 받았다는 왕권신수설이 팽배했습니다. 그런데 루소는 인간은 태어날 때는 자유로웠는데, 국가가 만들어진 이후에 이제 어디서나 노예로 전락되어 있다고 말하며 보편적인 의지, 즉 주권은 왕이 아니라 국민에게 있다는 사회계약설을 주장했습니다. 한 마디로 인민에게 권력이 있다는 민주주의를 용감하게 부르짖은 것이죠. 그리고 인민으로부터 힘을 부여 받은 왕이 제대로 통치하지 못하면 인민은 혁명으로 왕을 얼마든지 갈아치울 수 있다는 도발적인 의미가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니 집권 세력이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소르본느 대학은 에밀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국회가 그 책을 압수하여 불태우도록 경찰에 명령하고 루소 수배령이 내려집니다. 다른 왕정국가에서도 기피 인물이 됩니다. 루소는 프랑스에서 스위스 제네바로 도피했지만 제네바에서도 제대로 발을 붙이지 못했죠. 나이 쉰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책을 두 권 출간한 후에 갑자기 찍히게 된 겁니다.

이처럼 루소는 당시 정서와는 매우 유리된 급진적 사상을 펼치면서 당시 구체제를 지탱했던 왕권과 교권과 싸우게 됩니다. 맞서 싸운다기 보다는 가련한 희생자가 된 거죠. 하지만 그의 이런 급진적인 생각은 1776년 미국 독립선언에도 영향을 주고 1789년 프랑스혁명에도 영향을 주는 핵심 교본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우리가 서양사를 통해 잘 알고 있듯이 유럽은 1789년에 발발한 프랑스 혁명으로 대혼란을 겪습니다. 나폴레옹이 등장해 침략전쟁이 일어나고 1830년 혁명, 1848명 혁명이 전 유럽으로 확산되고 1871년 파리코뮌, 마침내 1917년에는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 시민의 파워가 왕권을 완전히 짓누릅니다. 과거에는 거의 모든 나라가 왕정국가였는데 이제는 30여 국가에 불과합니다. 이제는 왕정국가여도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는 절대왕정이 아니라 헌법에 입각하여 왕의 권한이 매우 축소된 입헌왕정입니다. 모두 펜 하나로 세상을 뒤흔든 루소 덕분이죠.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세 가지 정부 형태를 지적합니다. 민주정치, 귀족정치, 군주정치이죠. 민주정치는 잘못되면 중우정치, 귀족정치는 잘못되면 과두정치, 왕정은 잘못되면 참주정치가 됩니다. 참주와 전제군주는 약간 다른데, 참주(tyranny)는 왕권 찬탈자이고 전제군주(despot)는 주권 찬탈자입니다. 즉 참주는 법을 어기고 왕권을 찬탈한 뒤 다시 법에 따라 통치하는 자이고, 전제군주는 법 위에 군림하는 자입니다. 북한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는 잘 아시겠죠?

프랑스 혁명 지도자였던 로베스피에르의 사무실에는 루소의 ‘사회계약론’이 있었다면, 러시아 혁명 지도자였던 레닌의 침대 머리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었을까요? ‘안나 카레니나’와 ‘부활’이 놓여 있었다고 합니다. 올해 방영되었던 영화 ‘안나 카레니나’ 영화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안나 카레니나’ 같은 책이 레닌 침대에 놓여 있었다는 것은 좀 이례적이죠? 하여튼 레닌은 톨스토이를 ‘혁명의 거울’이라고 불렀고 좋아했습니다.

그럼, 사례분석가 여러분, 한 달 후에 또 뵙겠습니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