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주 대표가 8월에 사례분석가에게 보내는 글입니다. (2013-08-18)


 
  안녕하세요, 이마스(emars) 사례분석가 여러분!
김민주 대표입니다.

이번에 제가 일본 쓰시마에 다녀왔는데 느낀 바를 써서 보내드립니다.
한 번 보시겠어요?

나는 이번 8월 광복절 연휴를 맞아 고딩 친구 여섯 명과 함께 일본 대마도(쓰시마)에 갔다. 내가 대마도에 간다고 하니 가족을 포함하여 주위 사람들이 왜 일본에 가냐고 아우성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요즘 심상치 않은 데다가 후쿠시마의 원자력발전소에서 유출된 방사능 피해가 심각한데 왜 가냐는 것이었다. 그래도 대마도는 우리나라 부산과 상당히 가까운 일본 땅이라고 강변했더니 가족은 대마도에 멀지 않은 큐슈 후쿠오카에서 후쿠시마의 방사능 오염 물질을 소각했다고 나에게 귀띔을 해주었다. 이번에 가서 알게 되었지만 방사능 오염물질을 소각하면 정부에서 상당한 보조금을 준다고 하여 후쿠오카 시가 손을 들었다고 한다.

사실 거리로 보면 부산과 대마도의 거리는 대마도와 후쿠오카 거리보다 짧다. 제트 엔진이 달리고 바다 위를 떠서 달리므로 진동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코비(Kobee)’ 쾌속선을 타고 대마도에 갔다. 부산에서 북섬의 히타카츠까지는 1시간 10분인데 부산에서 후쿠오카까지는 3시간 걸린다.

이 코비 쾌속선이 장착한 제트포일(Jet foil)은 항공사인 보잉사가 만든 것이다. 가스터빈이 강력한 힘으로 해수를 흡입한 후에 분사시켜 고속으로 운항할 수 있다. 선박 앞에는 항공기 날개 원리를 적용한 수중날개가 있는데, 날개 끝부분에 이동식 플랩이 있어 각도를 조절해 양력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다. 이런 기능 때문에 선박이 안정된 자세를 취하며 최적 부상 고도를 유지하며 고속으로 항해할 수 있는 것이다. 자전거를 만든 사람이 자동차를 만들고, 비행기를 만든 사람이 자동차도 만들더니 이제는 비행기 만든 사람이 배까지 만들고 있다. 이런 것이 바로 창조경제 아닐까?

대마도는 남북으로 82km, 동서로 18km로 제주도 면적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산지가 88%나 차지하는 대마도에는 한 때 어업과 벌목업이 성황을 이루어 7만 명이나 살기도 했지만 그 후 큐슈, 오사카, 도쿄로 이주하여 현재는 3만 5천 명이 살고 있다. 그런데 이 인구 중에 절반이 큐슈와 가까운 이즈하라 지역에 살고 있다. 대마도에 사는 일본인 중에는 부산이나 서울에는 가보았지만 오사카나 도쿄에 가보지 않은 사람들이 상당히 많을 정도로 대마도와 한국의 관계는 깊다.

그래서 한국 관광객이 아니면 대마도 경제가 굴러가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즈하라 시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표지가 상점 앞에 붙어 있기도 하다. ‘Sorry, No Korean Tourists allowed’ 표지가 눈에 띄였다. 또 우리 7인 팀에는 당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 우리가 숙박하던 호텔 인근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당구장을 발견하고 매우 기뻐서 들어가려고 했더니 일본인들만 들어올 수 있다며 입장을 거절당했다. Billy’s Bar and Cue’s 였는데 여기에는 입장 금지라는 푯말도 없었다. 물론 보통 식당은 한국인들을 매우 선호했다. 특히나 술을 조금 마시는 일본인에 비해 한국인은 술을 많이 마시니 한국인 관광객을 좋아하지 않을 리 없다.

대마도는 일본어로 ‘쓰시마’라고 말한다. ‘시마’로 끝나니 당연히 섬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대마(對馬)’를 쓰시마라고 부른다. ‘대마도(島)’가 아닌 것이다. 일본의 큰 섬인 혼슈(本州), 큐슈(九州), 시코쿠(四國), 홋카이도(北海道)에도 섬이라는 표기가 아예 없다. 홋카이도의 도는 島가 아니라 道이다. 왜냐하면 일본의 땅은 모두 섬이기 때문에 구태여 섬을 지역 이름에 넣을 필요가 없다.

대마도는 행정구역상 어디에 속할까? 우리가 얼핏 생각하기에는 후쿠오카에서 가깝기 때문에 후쿠오카 소속이 아닐까 생각하겠지만 나가사키 현에 속해 있다. 대마도에 있는 자동차 번호판을 보면 모두 나가사키 현으로 되어 있다. 나가사키 현이 대외 교역을 예전부터 많이 하였기 때문에 한국과 교역을 많이 하는 대마도를 나가사키현으로 편입시킨 것이다.

왜 섬 이름이 대마(對馬)일까? 여러 설이 있지만, 두 섬이 서로 맞대고 있어서 대마라고 불렀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그런데 자세히 알고 보면 대마도는 남섬과 북섬으로 나뉘어 있지 않다. 사실 붙어 있다. 가운데에 음푹 들어간 아소만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1900년에 해군 제독인 도고 헤이하치로가 러시아 발틱 함대가 이 해역을 지나 동해로 빠져나갈 것을 염두에 두고 가운데 육지 지역에 운하를 파서 두 개의 섬이 되었다. 즉 러시아 발틱함대가 부산과 대마도 사이를 지나칠 것인지 아니면 대마도와 큐슈 사이를 지나칠 것인지 몰랐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함대 이동을 쉽게 하기 위해 인공 운하를 판 것이었다.

운하를 처음 만들었을 때에는 운하 길이가 500m, 깊이가 3m, 넓이가 25m였는데 비좁았다고 판단했는지 4년 후에 깊이를 4m, 넓이를 40m로 각각 늘렸다. 그리고 운하 위에 만관교(만제키바시) 다리를 설치했다. 일본 제독, 도고 헤이하치로는 원래 러시아 함대가 부산과 대마도 사이로 빠져 나갈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이동했지만, 확률을 감안하여 운하를 파두었던 것은 매우 사려 깊은 작전이었다.

등산 모임이니만큼 우리는 이즈하라에서 가까운 유명산(有名山; 아리아케)에 등산을 했다. 해발 558m 높이의 산인데, 돌이 많지 않고 아주 험하지는 않았다. 해발 100m의 등산로 입구에서 정상까지 거리는 2,850m 였는데, 일본 특유의 사고방식과 습관이 발휘되어 이상한 길로 빠지지 않도록 등산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정상 가까이 가서는 등산길 치고는 상당히 넓은 길이 있어서 우리는 ‘유명산 불러바드(boulevard)’라고 이름을 붙여주었다. 유명산은 쓰시마의 봉우리로 불리는데 일본 고대 시집인 만요슈에서도 역사와 낭만이 넘치는 명산으로 묘사되었다고 한다. 산에 오르내리는 데에는 3~4시간 소요되었다.

우리가 숙박하던 호텔 부근의 감미옥(甘味屋)에 우연히 들어갔는데, 마치 1930년대로 간 듯한 느낌이었다. 팥빙수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기도 했고, 인테리어가 주는 당시 느낌, 주인장의 가족 3대 모녀가 함께 열심히 팥빙수를 만들어주는 모습이 정말 줗았다. 그 이름도 감미옥(delicious café: 이 영어는 제 표현)!!

우리나라에도 진출해 있는 모스버거(MOS Burger)가 쓰시마에도 있었다. 청결한 느낌의 인테리어도 좋고, 매장 내에서 마시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커피는 도자기 커피잔에 아담하게 제공되었다. 물론 액상프림과 액상설탕은 별도로 제공되었다. 가격은 220엔. 모스(MOS)는 Mountain, Ocean, Sun의 약자로 친환경적이고 웰빙 음식으로 유명하다.

이즈하라 중심가에는 티아라(TIARA)라는 큰 쇼핑 센터가 있었는데 2층에는 100엔짜리 아이스 커피가 제공되고 있었다. 매우 덥기도 했고, 가격도 매우 싼지라 이런 표지를 보고 얼른 그곳에 갔는데, 단순히 자판기 커피가 아니었다. 주인장이 머신에서 커피와 아이스를 자기 잔에 담아 모스버거처럼 액상프림과 액상설탕을 쟁반에 올려 제공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생필품을 파는 이 가게는 커피가 주력상품이 아닌 미끼 상품이었음에도 이런 정성어린 서비스를 하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쓰시마에는 미우다 해수욕장이 있다. 일본 100대 해수욕장이라는 명성을 듣고 갔는데 정말 아담하면서도 쾌적한 해수욕 공간이었다. 가는 모래로 뒤덮인 해변은 많이 휜 활 모양이어서 파도가 거의 없었고, 가운데 조그만 바위섬이 있어서 더욱 분위기가 좋았다. 이 해변에는 상업시설이 거의 없었는데 한 하나 빙수를 파는 행상이 있었다. 날씨가 덥고 행상이 없어서 그런지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는 요즘 일본을 좀 업신여기는 경향이 있다. 어떤 사람은 최근 일본을 보면 왜 그 전에 일본을 그렇게 높게 평가했는지 모르겠다고 후회하기도 한다. 일본이 과거에는 창조적 모방을 잘 해서 그렇게 올라갔지만 이제 세계 리더로서 본격적인 창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하지 못해 경제가 퇴보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일본 전체를 무시하면 안 된다. 그들은 지난 20년 동안 상대적 정체에 빠졌지만 기초실력은 여전하고 이제 재도약 시동을 걸고 있다.

이번에 일본의 어느 신사에 갔더니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나는 일본인이라서 좋다.’ 아베 정부가 내거는 슬로건이다. 자부심을 갖자는 메시지다. 일본이 그동안 여러 이유로 엔화 가치 하락을 허락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제대로 엔화 가치를 하락시켜 경기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우리나라가 올해 박근혜 정부 들어 창조경제를 강조하고 있지만 일본은 영국이나 호주를 본받아 창조산업, 창조경제를 이미 몇 년 전에 내걸었다. 일본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그렇고 창조경제 슬로건까지 모방하는 모습이 좀 그렇다. 사실 우리는 일본의 창조성을 별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일본은 나름대로 창조적인 업적들을 많이 내고 있다.

대마도는 일본 전체 입장에서 보면 변방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번 변방 여행에서 일본의 최근 모습을 많이 엿보았다. 그동안의 장기 경제 침체와 방사능 문제, 최근의 군국주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지켜 보자.

글 :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이사 겸 이마스(emars.co.kr) 대표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