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 오류와 일자리 창출 이슈 (2013-03-04)


 
  우리는 깨진 유리창 하면 깨진 유리창 법칙(broken window theory)만 주로 생각한다. 약간 깨진 유리창을 내버려 두면 시간이 지나면서 유리창이 더욱 깨진다는 논리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관리되고 있지 않은 깨진 유리창을 향해 돌을 던져 더 폐허가 되는 것이다. 작은 문제를 방치하지 말라는 메시지의 이 이론은 1982년에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월간지 ‘더아틀랜틱(The Atlantic)’ 에 발표했다.

검사 출신으로 1994년에 뉴욕 시장이 된 루돌프 줄리아니는 윌리엄 브래튼 경찰국장과함께 이 이론을 토대로 지하철에 쓰레기 버리기• 무임승차•지나친 구걸행위•노상방뇨 등 경범죄에 강력히 대처하여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그런데 이런 깨진 유리창 법칙보다 훨씬 먼저 나온 것이 있다. 바로 깨진 유리창 오류(broken window fallacy)다. 이것은 프랑스 고전파 자유주의 경제학자인 클로드 프레데릭 바스티아(Claude-Frederic Bastiat; 1801~1850)가 개발한 이론으로 경제학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인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의 원조다. 논리 전개를 위해 적절한 우화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하곤 했던 그는 이 개념을 알리기 위해 깨진 유리창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미국 경제학자인 헨리 해즐릿(Henry Hazlitt)이 자신의 저서 ‘경제학 1교시(Economics in One Lesson)’에서 언급해 더욱 유명해졌다.

어느 동네 빵집의 아들이 빵집 유리창을 향해 벽돌을 던졌다. 유리창이 깨지고 빵이 엉망이 되자, 빵집 주인은 부주의한 아들에게 불같이 화를 낸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꼭 나쁜 쪽으로만 생각하지 말라고 빵집 주인에게 말한다. 빵집 주인이 유리창을 보수하려고 돈을 쓰면, 유리창 가게는 새로운 일을 얻게 되고, 이렇게 번 돈으로 유리창 가게 주인은 자신의 낡은 구두도 바꾸고 책도 살 것이다. 이렇게 마을 경제는 잘 돌아가게 된다고 위안을 준 것이다.

흠! 그럴 듯한 논리이지 않은가?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자. 사실 빵집 주인은 자신이 번 돈으로 원래 새 옷을 구입하려고 했는데 그 돈으로 유리창을 교체하는 바람에 새 옷을 구입할 수 없게 되었다. 그 전에는 유리창과 돈이 있었지만 이제 남은 것은 새 유리창뿐이다. 그리고 유리창이 깨지고 유리장수는 새 일거리를 얻었지만 재봉사는 일거리를 잃었다. 한 마디로 말해 전체적으로 보면 고용이 새로 창출되지 않았던 것이다.

빵집 주인의 유리창에 해당되는 부(富)가 파괴되면 그 유리창을 고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부가 생기는 것 같지만 사실 이것은 오류다. 실제로는 빵집 주인과 재봉사로부터 유리장수와 그의 협력업체로 부가 옮겨갔을 뿐이다. 그리고 빵집 주인은 새 옷을 장만하는 데 지출하려고 했던 돈마저 잃고 말았다.

따라서 어떤 것을 평가하려면 만약 그것을 안 했다면 무엇을 했을까를 생각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기회비용(opportunity cost) 개념이다. 프레데릭 바스티아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What is Seen and What is Unseen)’이라는 에세이를 1850년에 발표했는데 어떤 일이 벌어지면 그 일의 파급 효과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잘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시적이고 좁게 보지 말고 ‘전체 그림(full picture)’을 보라는 것이다. 정말 맞는 이야기 아닌가?

실업률이 높으면 각국 정부는 국민들을 위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려고 하는데 이런 조치도 깨진 유리창 오류에 해당된다. 정부가 생색내기 위해 일자리를 만들기는 쉽다. 하지만 정부가 개인과 법인에게서 세금으로 거두어 들인 돈으로 만약 다른 일에 사용했다면 다른 분야에서 일자리가 생겼을 것이다. 정부가 민간인에게 복지 차원에서 돈을 지불했다면 복지 분야의 일자리가 생겼을 것이다.

1930년대 대공황이 발생했을 때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테네시강을 비롯한 대공사를 벌여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벌여 일자리를 만들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할 무렵 실업률은 15퍼센트로 여전히 높았다. 당시 루스벨트 행정부의 재무장관인 헨리 모겐소(Henry Morgenthau)도 ‘새 정부가 들어서도 8년이 지났지만 실업률은 임기 초와 별 차이가 없다고 실토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도 대규모 공사를 벌였지만 퇴임하고 나서도 실업률은 여전히 높다. 더구나 공식 실업률은 실제 실업률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단기적으로 일자리를 만들려고 너무 노력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일자리 이전이 아니라 민간 부문이 활성화 되도록 유도하여 진정한 부가 발생하도록 하는 일이다. 박근혜 정부가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여 IT 중심으로 여러 산업과 융합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하려고 하는데 과연 효과가 얼마나 날 지 지켜 보자.

글 :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이사 겸 이마스(emars.co.kr) 대표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