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을 사내 카페에 고용하는 한독약품 (2012-08-10)


 
  우리나라의 대형 제약회사가 여럿 있지만 그 중에 한독약품이 있다. 한독약품은 일찍이 독일의 획스트(Hoechst)와 제휴하였는데, 그 이후에 상대편 외국 회사들의 인수합병에 의해 프랑스의 사노피(Sanofi)와 제휴 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해 왔다. 현재 사노피는 한독약품의 지분을 50%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한독약품은 사노피와 관련 없이 회사 운영을 독립적으로 하고 있다. 서울 역삼동에 있는 건물은 한독약품 소유인데 이 건물 중 5개 층을 사노피에게 임대해주고 있다.

한독약품 건물의 제일 위층인 20층은 카페와 회의실로 사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사무실 공간이었는데 이 층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는 불만을 토로하자 아예 이 층을 카페와 회의실로 재단장한 것이다.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해 가지고 와서 소파나 회의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대화나 회의를 하면 된다. 회사 내에 구내 식당은 그 전부터 있었지만 직원들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는 외부의 커피숍으로 나가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만 했다. 그래서 회사가 직원 편의를 위해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제공하는 카페를 회사 건물 내에 직접 차린 것이다.

그러면 이 카페는 누가 운영하고 있을까? 청각장애인 두 사람이 운영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우선 의구심이 들게 된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 직원들은 주문하는 사람들의 입 모양을 보고 어떤 커피를 몇 잔 원하는 지를 금방 알아차린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와서 주문을 하면 소리에 혼선이 와서 제대로 알아차리기가 힘들다. 그래서 이 때에는 주문하는 사람이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고 종이에 적어서 주문을 한다. 커피를 주문하는 사람은 대부분 회사 직원이고 카페 직원이 청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

현재 이 카페는 잘 운영되고 있고, 카페 직원이 느끼는 직무만족도도 높다. 외부의 일반 카페와는 달리 평일 근무 시간이 회사 근무 시간처럼 확실하고 주말에는 근무를 하지 않는다. 커피를 주문하는 빈도도 일반 카페에 비하면 적다.

카페에 청각장애인을 근무토록 하자는 생각은 인력개발팀의 … 전무가 했다. 제약회사는 사람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해 왔고, 특히 장애인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회사 경영진에서 의구심을 가지고 보았지만 지금은 그런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매우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고객은 무엇보다도 이 카페의 커피 가격이 싸서 만족해 한다. 카페 공간도 비좁지 않고 넉넉하고 조용해서 좋아한다. 더구나 각자 머그컵을 가지고 와서 주문하면 가격이 200원 할인된다. 환경에도 좋고 할인도 받으니 좋다.

우리나라에서 신뢰받는 한독약품이 직원들의 복지와 생산성을 위해 회사 내에 카페와 회의실을 겸한 공간을 만든 것도 잘했지만 청각장애인을 배려하여 이들이 카페를 만족스럽게 운영토록 한 점도 매우 좋다.